박민지 "뒤태, 준비 안 됐음 못 벗었겠죠?"
  • 김가연 기자
  • 입력: 2012.12.08 08:46 / 수정: 2012.12.08 08:46

SBS 대풍수에서 어린 반야로 나왔던 박민지가 <더팩트>과 인터뷰를 가졌다./조재형 인턴기자
SBS '대풍수'에서 어린 반야로 나왔던 박민지가 <더팩트>과 인터뷰를 가졌다./조재형 인턴기자

[김가연 기자] "제가 아역 배우 출신이라고요?"

배우 박민지(24)는 이 질문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저 아역 배우 출신 아니에요.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학생 역을 맡았던 것이지 제가 아역 배우는 아닙니다. 아역으로 나온 것은 딱 두 작품 KBS2 '열 여덟 스물아홉'과 SBS '대풍수'뿐이에요. 하지만 어릴 때 데뷔해서 그런지 많은 분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그랬다. 그의 말처럼 박민지는 아역 배우 '출신'은 아니었다. 영화 '제니, 주노'로 10대에 데뷔했을 뿐이다. 당시 맡았던 역할이 학생이니 단지 그는 청소년 배우였던 것이다. 하지만 '제니, 주노'의 인상이 오래도록 남았다. 그래서 박민지의 이미지는 아직 그 틀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SBS '대풍수'에서 반야(이윤지)의 아역으로 출연한 것도 처음에는 꺼렸다. 어린 이미지로 묻히지 않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대풍수'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 박민지는 이 작품에서 시원한 '뒤태 노출'로 아역배우란 오해와 어린 이미지를 모두 벗어던질 수 있게 됐다.

박민지가 카메라를 향해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지가 카메라를 향해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지는 그 장면으로 많은 화제가 됐지만 실제로는 촬영하기 쉽지 않았다. 사전에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풍수' 촬영 중에 즉석에서 이뤄졌고 박민지는 고심했지만, 준비됐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뒤태를 공개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현장에서 급하게 콘티가 수정됐어요. 감독님께서 뒤태 노출할 수 있겠냐고 물으시길래 회사 관계자들이 좀 걱정을 했죠.(웃음) 하지만 오랜만에 공중파에 출연한 것이고 작품을 위해서였으니까 당연히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준비가 안 됐음 혹은 각오가 없었으면 못했겠죠? (웃음) 적절한 기회에 저의 많은 것을 보여 드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박민지는 당찼다. 순하고 여러 보이는 이미지와 180도 달랐다. 잘못된 질문에는 아니라고 바로 잡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요목조목 따지면서 설명했다. 기자 역시 그에 대한 선입견을 품은 데는 분명 아역 배우란 껍데기가 컸으리라. 박민지도 그에 대해 알고 있다는 듯 술술 풀어놓았다.

"저 아역배우 아니에요.(웃음) 어릴 때 데뷔해서 그런가 봐요. 그래서 지금은 어린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나고 싶은 작품을 찾고 있어요. '대풍수'는 정말 좋은 작품이어서 선택했죠. 아마 '대풍수'가 제가 하는 마지막 아역이 아닐까요? 제 안에 담고 있는 배우 박민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도 내년이면 이제 25살이에요.(웃음) 성인연기자로서 많은 고민을 하죠. 그래도 지금까지 보여왔던 이미지가 있으니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변신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와 같이 제 나이 또래와 비슷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

어린 이미지의 박민지는 작품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어린 이미지의 박민지는 작품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지난 2003년 잡지 모델로 시작해 2005년 '제니, 주노'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박민지는 벌써 연예계 데뷔 10년 차다. 초등학생 때부터 모델 일을 했다는 박민지는 10년 정도 연예계에서 생활하면서 겪었던 느낌을 털어놨다. 좋은 점도 있었지만, 분명 그렇지 않은 것도 많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아픔들이 20대 배우 박민지로 성장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됐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를 하고 싶었어요. 시작은 잡지 모델이 먼저였죠. 감사하게도 '제니, 주노' 감독님이 생각하던 여주인공의 모습이 저와 같았었나요. 재밌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힘든 것도 많았죠. 그때는 촬영장 가는 것만 즐거웠고 연기나 배우라는 것에 대해선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어요. 카메라의 위치 동선 등 아무것도 모르니 그냥 시키는 대로 했죠. 하나를 가리켜주시면 하나를 하는 식이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철이 없었죠.(웃음). 하지만 그런 노력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오랜 시간 방송활동을 했는데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이 많지 않을까. 박민지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친하게 지내는 분이 거의 없어요.(웃음) 제가 했던 작품이 워낙 선배님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어요.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제니, 주노'에 함께 나왔던 (김)혜성 오빠 정도? 학교 친구들이 더 많아요."

'제니,주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웃음꽃을 피우던 찰나, 박민지의 프로필을 보고 의아했던 점에 대해 물었다. 1989년생으로 올해 24살인 박민지의 학력은 고등학교가 끝이다. 대학에 가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묻자 우문현답이 돌아왔다. 현장에서 많은 것을 오래 배우는 것이 배우로서 성장하는데 좋다는 것이 이유였다.

"사실 첫 입시는 실패했어요.(웃음) 그러면서 저를 좀 더 돌아보니 꼭 대학을 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죠.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면서 배우는 것이 더 좋았어요. 공부에 대한 열의도 없는데 열심히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도 비슷한 생각이지만 만약 공부에 대한 열망 혹은 필요성을 느낀다면 꼭 다시 도전할 생각이에요."

깜찍한 원피스를 입은 박민지가 새초롬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깜찍한 원피스를 입은 박민지가 새초롬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지는 소탈하고 밝고 꾸밈이 없었다. 입을 벌리고 박장대소하거나 연애나 주량 등 20대 여배우에겐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부분도 거리낌 없이 털어놨다. "보시다시피 제가 굉장히 낙천적이에요.(웃음) 전 제가 아직도 배우 혹은 연예인이란 사실이 인식이 안 되요. 연예인을 보면 '우와 연예인이다' 할 때도 잦거든요. 친구들과 밖에도 잘 돌아다니고, 불편하지 않아요."

그러면서 최근 병원에서 겪었던 일화를 하나 털어놨다. "최근에 맹장염 때문에 병원을 간 적이 있어요. 원래 잘 아프지 않은데 '대풍수' 촬영이랑 잡지 화보 등 여러 일정이 겹쳐서 무리하다 보니 아프더라고요(웃음). 수술하기 위해서 탈의한 채로 수술대에 올랐는데 주변 간호사 언니들이 저를 알아보시고 '대풍수'에 나왔던 연예인 아니냐고 하시는거에요. 저는 창피해서 못 들은 척 했죠.(웃음) 그리고 수술을 끝났는데 수술장에 있던 다른 언니들이 저한테 사인받으러 오시는 거에요. 정말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헉' 했어요. 드라마 때문에 인지도가 높아져서 좋은데 그럴 때는 좀 민망하더라고요.(웃음)."

여배우로서는 조금 부끄러울 수 있는 이야기를 한 박민지에게 크리스마스와 연말 계획을 물으면서 즐거웠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남자친구가 없어서 크리스마스에는 친구하고 보낼 것 같아요. 아마 지방에 내려갈 것 같은데 확실히 모르겠어요. 연말에도 뭐…(웃음). 저 연애 안 한지도 조금 됐는데 연애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20대의 밝고 상큼하면서도 성숙한 모습을 가진 박민지가 <더팩트>에만 준 자신의 셀프 카메라 사진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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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예쁘죠?" 9월 6일 대풍수 촬영장에서 맨얼굴에 검댕이 분장만 하다가 처음으로 뽀얗게 화장하고 머리 한 날. 기념으로 한장! /박민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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