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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통역원에게 매너 있는 행동을 보여준 홍콩배우 양가휘./ 부산=배정한 기자
[ 부산=오영경 기자] 배우 양가휘가 홍콩 매너남의 진수를 보여줬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진행된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콜드 워(Cold War, 렁록만·써니 럭 감독)'의 기자회견장. 이날 곽부성과 함께 참석한 양가휘가 통역원에게 베푼 친절한 배려는 현장을 찾은 여성 관계자들을 설레게 했다. 발단은 이러했다. 이날 자리한 두 배우들과 감독들에게는 영화에 쏠린 관심을 반영하듯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감독들, 곽부성이 대답을 한 뒤 양가휘의 답변 차례였다. 하지만 그는 마이크를 들기 전 자신의 자리 앞에 놓여있던 음료수를 맨 오른쪽에 앉아 있는 여성 통역원에게 말없이 건넸다. 네 사람은 돌아가며 대답을 했지만 취재진의 질문을 감독과 배우 네 명에게 일일이 중국어로, 또 이들의 답변을 전부 한국어로 취재진에게 통역해 전달해야 했던 통역원은 단 한명이었다. 그는 쉴새 없이 통역을 하기에 바빴고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양가휘가 통역원에게 잠시 숨을 돌릴 시간을 주는 센스를 발휘한 것. 이들이 앉아있는 테이블 위에는 총 4병의 음료수가 놓여있었지만 통역원을 위한 마실거리는 준비돼 있지 않았다. 그의 배려 넘치는 행동에 진지한 분위기였던 장내는 순식간에 '오~'하는 감탄 소리가 쏟아졌다. 당사자인 여성 통역원도 양가휘의 행동에 감동한 듯 그를 향해 수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도 변함 없이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누리고 있는 이 중화권 톱배우의 진정한 매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작은 에피소드였다. '콜드 워'는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경찰 조직 내에 내통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의 목적을 파헤치고 내부 스파이를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경찰관 5명이 피랍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게 되는 이 영화는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첩보형 액션을 펼쳐나간다. 양가휘, 곽부성 두 중화권 톱배우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 '콜드 워'는 지난 24일 부산국제영화제 개·폐막작 예매를 오픈한 지 1분 34초 만에 매진돼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했다. 선과 악의 대립구도보다 인간 내면의 본연적 욕망과 양심과의 싸움을 보다 심도 있게 고찰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편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3일까지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부산 일대 극장에서 75개국 304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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