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클리닉] 차지연 "난 콤플렉스 덩어리, 자학도 심해요"
입력: 2012.09.29 09:05 / 수정: 2012.09.29 09:05
차지연이 <더팩트>과 인터뷰를 가졌다. /배정한 기자
차지연이 <더팩트>과 인터뷰를 가졌다. /배정한 기자


[박소영 기자] "나 자신을 좀 더 사랑해주면 될 것을…."

지난해 가수 임재범은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통해 재조명됐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소문난 그의 음악성은 지상파 방송을 타고 단숨에 수면 위로 솟구쳤다. 화제를 모은 그의 옆에는 또 한 명이 주목을 받았다. 임재범과 함께 노래 한 번 했을 뿐인데 메인 가수에 버금갈 정도로 시선을 끈 가수. 바로 파워풀한 창법과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가수 차지연(30)이 주인공이다.

우연한 일치였을까. 차지연과 인터뷰를 약속한 17일, 태풍 산바가 한반도에 상륙했다. 금방이라도 천둥·번개가 내려칠 것 같은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그를 마주했다. 키도 크고 눈도 크고 목소리도 컸던 차지연. 그런데 상상 이상으로 그의 마음은 여렸다.

화통하고 시원시원해 보였지만 동시에 어둡고 소심했던 그는 지킬 앤 하이드 박사를 능가하는 반전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현란한 손동작에 '하하하' 기차 화통 같은 웃음까지 더해가며 열정적으로 답하다가도 이내 "저는 왜 이렇게 노래를 못할까요"라고 고개를 숙였다. 뮤지션 차지연이 노래를 못한다고 자책하다니 귀를 의심했다. '쿨'해 보이지만 '쿨하지 못한' 차지연과 속풀이 대화를 나눴다. 본인은 '망언'이 아니라고 하지만 대체 왜 그런 '망언'을 하는지 응원해주고 싶었다.

강한 듯 여린 차지연이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한 듯 여린 차지연이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차지연과 예능…"강박관념 때문에 앓아누운 적도 있었죠"

-KBS2 '불후의 명곡2(이하 불후2)'에서 맹활약 중인데 할만 한가요? 부담감 크죠?

경쟁이라서 부담감이 많죠. 매주 입맛도 없어지고요. 어느 무대든 두려움이 크지만 '불후2'는 더 커요. 경연을 준비하는 내내 걱정과 염려가 크거든요. '우리가 한 편곡과 무대를 사람들이 좋아할까?', '내가 실수 없이 노래할 수 있을까?' 등 이런저런 걱정이 많죠. '나가수' 땐 임재범 선배의 무대였고 전 서포터여서 신기하고 재미있기만 했거든요. 그때 현장에서 가수분들 긴장하는 걸 보고 '노래도 잘하는데 왜 떨지?' 싶었는데 1년 뒤 제가 매주 그러고 있네요.

-어느 전설 편 때가 1위의 욕심이 가장 컸나요.

이장희 선생님 때요. 이장희 선생님께서 만드신 '이젠 잊기로 해요'를 불렀는데 정말 감사하게 제가 우승을 했었죠. 이장희 선생님을 진짜 뵙고 싶었는데 실제로 뵙고 더 반했어요. 맑고 깨끗한 영혼을 지닌 분 같았죠. 저까지 깨끗해지는 느낌도 들었고요. 제가 누군지 잘 모르실 텐데 녹화 끝나고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꽉 안아주셨어요. 그게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사적으로 연락 드리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스태프들이 번호를 안 가르쳐 주더라고요(웃음).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한없이 몸을 낮춘 차지연.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한없이 몸을 낮춘 차지연.

-본인이 했던 무대 중 제일 만족스러웠던 건 뭘까요.

아직 없어요. 진짜로요. 전 제가 참 불만족스럽거든요. 강해질 법도 한데, 안면 몰수하고 '내가 제일 잘합니다' 할 법도 한데 난 왜 이럴까요(한숨). 망언이 아니라 진심이에요. '난 왜 이렇게 노래를 못할까', '난 왜 이거 밖에 못할까', '이게 한계인가' 고민이 많아요. 지금 학교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곤 있지만 '나도 노래를 못하고 부족하니까 우리 같이 공부하자'고 얘기해요. 진심으로요. '와, 내 노래 죽인다'고 말해 본 적이 없네요. 늘 불만이에요.

-어머, 왜요? 욕심이 큰 건가요 겸손한 거예요?

글쎄요. 겉으로 밝은 게 가식이 아니고 저 자신이 맞는데 이면에 저는 어두워요. 자학을 심하게 하죠. 외모나 실력 같은 콤플렉스요. 다이어트도 그래서 하고 있고요. '와 키가 참 크네요?'라는 얘기를 들으면 가볍게 넘기고 나를 사랑해주면 되는데 그게 콤플렉스로 변해서 절 움츠러들게 해요.

-파워풀한 노래를 부르는 이유가 그런 걸 떨쳐버리기 위해서인가요?

또 글쎄요(웃음). 그런데 저는 가창력이 좋다기보단 힘이 세요. 노래 부를 때 힘이 중요한데 전 보통 여자들보다 힘이 좋거든요. 노래할 때엔 본의 아니게 힘이 나와서 가창력이 좋아 보이는 것 같고요. '아 시원해', '파워풀한 목소리네' 이런 생각으로 들어주시나요?(웃음). 저 혼자 겁이 엄청나게 많거든요. 술도 잘먹고 성격도 셀 것 같다고 하는데 무슨 그런 소릴…. 술은 전혀 못 먹고 성격도 소심한데 뮤지컬 할 때부터 제 곁에 있어준 팬들은 저를 '차 언니'라고 불러요. 겉으로 보이는 또 다른 느낌이 있나 봐요.

-예당 소속가수들 중 '나가수' 라인(임재범, 조관우, 국카스텐)과 '불후' 라인(알리, 차지연)이 있네요. 어때요 서로?

각자의 무대를 만드느라 바쁘기도 하고 서로 색깔이 다르잖아요. 그래도 다들 조언이나 모니터링을 해주기도 해요. 알리는 '불후2'의 라이벌이기 전에 같은 식구죠. '알가수'라고 불러요(웃음). 저희 소속사에 씨클라운이라는 아이돌도 있는데 잘생겼어요. 연습실에서 거의 만나는 친구들이죠. (SM, JYP, YG처럼 예당 군단의 합동 무대 어때요?) 가수들 각자가 어느 정도 궤도에까지 성장했을 때 합치면 굉장할 것 같네요.

혼자 있는 걸 즐긴다는 차지연.
혼자 있는 걸 즐긴다는 차지연.

◆차지연과 여자 차지연…"혼자 등산하고 운동하고 음악 듣고, 다들 참 재미없게 사는 사람이래요."

-가수나 뮤지컬 배우로서의 차지연은 굉장히 탄탄한 것 같은데 31살 여자 차지연은 어떤 사람인가요.

다들 '참 재미없게 사는 사람'이래요. 술을 전혀 안 마시니까 술자리도 힘들고 명품도 잘 모르니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 세일 할 때만 쇼핑하거든요. 전 그냥 혼자 심야영화 보고 혼자 산 타러 다니고 혼자 음악 들으면서 뛰고 걷고 운동하는 걸 좋아해요. 누군가랑 같이한다면 친동생 아니면 노영채라는 가수 겸 오랜 친구랑 함께 해요. 그 친구에게는 정말 모든 걸 털어놓죠. 아무튼 주위 사람들은 '너는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사냐고' 많이 그러네요(웃음).

-진짜 대화를 나눌 수록 의외네요.

그래도 전 나름 이런 게 재미있어요. 새 소리, 바람 소리, 산 내음, 흙 밟는 게 참 좋거든요. 비 올 땐 빗소리 듣고 비 오는 거 쳐다보고, 조용히 대본 보고, 시집 읽고 음악 듣는 게 참 좋아요. '내가 재미없게 사는 건가?' 생각해 보면 또 그건 아니에요. 다른 사람이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저 나름 재미있게 살고 있답니다.

-감수성이 풍부한 것 같은데 직접 글을 쓰는 건 어때요.

그것보단 봉사활동요. 제가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어요. 전 우리나라든 해외든 굶고 병든 아이들에게 일생 번 돈을 다 후원해주고 봉사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저 자신이 나이 들어서도 건강했으면 해요. 그래야 그 아이들을 보살펴 주니까요. 아이들과 같이 지내면서 보고 느낄 걸 글로 적는다면 그 수익금으로 또 후원하고, 또 곡을 만들고 그러면 좋겠네요. 진짜 꼭 할 거예요. 꿈이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어린아이가 배고파서 우는 걸 보면 심장이 찢어질 것 같더라고요. 단순히 돈만 보내서 후원하기보단 그런 아이들을 제가 직접 감싸 안아주고 싶어요.

-그럼 연애랑 결혼은 어찌하고요.

그래서인지 아직은 결혼 생각이 없어요. 만약 결혼한다면 내 꿈을 위한 길이 힘들 테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일하느라 너무 바빠요. 엄마보다 매니저와 더 많이 연락하고 얼굴도 더 자주 보죠. 이런 바쁜 스케줄이 신기하면서 힘들었던 때를 생각하면 감사해요. 저, 걸그룹인가요?

뮤지컬 아이다의 주인공을 맡은 차지연이 작품에 자신감을 보였다.
뮤지컬 '아이다'의 주인공을 맡은 차지연이 작품에 자신감을 보였다.

◆차지연과 뮤지컬…"제가 연기하는 아이다를 보겠다고 그동안 작품을 안 보고 있었다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뮤지컬 대작 '아이다'의 주연을 맡았네요. 소감이 어때요?

저는 20대 초반 뮤지컬을 시작할 때부터 감사하게 주인공을 맡아 왔어요. '아이다' 같은 대작은 '라이언킹', '드림걸즈' 이후로 세 번째쯤 되네요. 워낙 대중들에게도 유명한 '아이다'이지만 이번에 캐스팅이 다 바뀌어서 관객들 보시기에 재미있을 거예요. 오랜만에 하는 뮤지컬이라 설레요. 연기하고 노래하고, 참 기대되네요.

-어떤 '아이다'를 그릴 예정인가요.

'아이다'하면 '공주이지만 강인한 여자'라고 표현하는데 제가 봤을 땐 누구보다 여린 여성이거든요. 외모는 누구와 견줘도 강인하지만 사랑을 죽음과 맞바꿀 수 있는 감성적이고 여리죠. 그런 게 참 매력적이에요. (차지연 씨랑 닮았네요?) 아하하하.

-올해 목표는 뭐예요?

일단 '불후2' 무대를 매주 잘해야죠. 그리고 '아이다'도 정말 잘하고요. 왜냐하면 뮤지컬 배우로서 저를 기대해 주시는 팬분들이 정말 많거든요. 2006년부터 저를 사랑해 주신 팬들이 있는데 제 '아이다'를 보겠다고 의리로 작품을 안 본 분들이 꽤 많거든요. 오랜 기다림에 보답하고 잘해야겠죠.

봉사활동을 하며 인생을 보내고 싶다는 차지연은 마음이 참 따뜻한 여자였다.
봉사활동을 하며 인생을 보내고 싶다는 차지연은 마음이 참 따뜻한 여자였다.

◆스타에게 행운을 드립니다 '7자 토크'

-임재범 어떤 사람?
가장 따뜻한 언니

-뮤지컬의 매력은?
끊임없는 이야기

-내 가창력은 몇등?
할 말이 없습니다

-나의 매력 포인트?
단정지을 수 없죠

-어떤 가수(배우 포함)가 될래?
마음이 아름다운

-팬들에게 한마디
미친듯이 사랑해

comet568@tf.co.kr
더팩트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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