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호, 캐릭터 위해 근육 크기도 조절하는 이 남자(인터뷰①)
-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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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08.17 17:58 / 수정: 2012.08.1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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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홍보차 만난 오지호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배정한 기자 [김가연 기자] 지난 2010년 시청률 고공 행진으로 큰 성공을 거둔 KBS2 '추노'에 출연한 배우 오지호(36)의 캐스팅에 대해 주변에선 잡음이 많았다. 조각상을 연상케 하는 서구적인 외모와 사극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지호는 이런 편견과 선입견을 보기 좋게 없애버리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SBS '환상의 커플' '칼잡이 오수정' '내조의 여왕' 등 로맨틱 코미디에서만 활약했던 '액션배우 오지호의 재발견'이었다. 그리고 오지호는 영역을 넓혀 영화에서 사극에 도전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하 바람사, 감독 김주호)'로 다시 한번 사극을 노린 것. 지난 8일 개봉한 '바람사'는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오지호에게 '바람사' 뒷이야기와 14년 차 배우의 연기 철학에 대해 들었다.  | | 오지호는 '바람사'에서 무사 백동수 역을 맡았다. 오지호는 이번 영화에서 조선 최고의 서빙고 전문가이자 우직한 카리스마를 지닌 무사 백동수 역을 맡았다.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유머러스한 남자다. 실제 오지호와 반은 닮고 반은 닮지 않는 듯 보였다. 이 영화는 오지호 외에 차태현 신정근 고창석 성동일 송종호 등 다수의 남자 배우가 출연한다. 하지만 무사로 나오는 이는 오지호뿐이다. 칼 휘두르는 솜씨가 남다른 이 남자는 영화 초반 화끈한 상의 탈의로 여자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오지호는 사극에서 노출과 유독 인연이 많다. '추노'에서도 헐벗은 몸으로 다녀 여성 팬의 눈길을 끌었다. 노출에 대해 묻자 오지호는 작품을 하면서 한 번도 상의 탈의를 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바람사'는 늦가을부터 시작했는데 상의 탈의를 하는 장면은 빨리 찍었어요. 더 추워지기 전에 찍어야 하니까요. 하하하. '추노'는 배경이 여름이었고 노예에 공간도 유배지라 '바람사'보다 조금 더 헐벗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바람사'는 배경이 완전히 다르니까요.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작품에서 상의 탈의를 안 한 적이 없네요." 모델 출신답게 오지호는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지만 이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꾸준한 운동과 자기관리를 통해 얻어진 결과다. 오지호는 캐릭터마다 특징이 다 다르기 때문에 몸도 캐릭터에 맞춰 다르게 만든다고 했다. "꾸준히 운동하고 있어요. 20살 때부터 했으니 벌써 17년 정도하고 있죠. 드라마 촬영이 빡빡할 때에는 정기적으로 운동을 못해서 집에서 하곤 해요. 캐릭터 설정을 할 때마다 몸을 다르게 만드는 것 아세요? '추노'때에는 무조건 많이 먹어서 몸을 불렸어요. 근육이 커야 하니까요. 하지만 '바람사'에서는 몸을 보여주는 것이 중점이 아니라서 근육에 집중하진 않았어요. 캐릭터가 조금 더 지적인 역할이라면 몸을 슬림하게 만들어서 잔근육을 키워요. 눈에 거슬리면 안되기 때문이죠. tvN에서 할 '제3병원'에선 한의사 역을 맡았으니 운동을 거의 안하고 있어요. 하하하"  |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두 번째 사극에 도전하는 오지호. 영화 속 오지호가 돋보이는 것은 조각 같은 근육질 몸매뿐만 아니라 뛰어난 무술 실력이다. 오지호는 '추노'때 다져놓은 기술이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추노'때 열심히 연습을 해 놓은 것이 좋았어요. 하지만 '추노'와 액션이 완전히 달라서 포인트를 달리 두었죠. 그리고 연기하는 장소가 얼음 위라서 조금 더 조심했어요. 하체고정이 안되서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오지호는 본인이 돋보이기보다는 상대 배우를 띄워 주는 역할을 잘 한다. MBC '환상의 커플'에서는 한예슬, SBS '칼잡이 오수정'에서는 엄정화 MBC '내조의 여왕' 에서는 김남주가 더 돋보였다. 이번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실 오지호보다는 신정근 고창석 성동일 '신스틸러 톱3'가 눈에 확 들어온다. 오지호는 자신은 전혀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죠. 하하하. 드라마에서는 아무래도 여자 배우가 많이 돋보이게 돼요.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물이 많아서 그렇죠. 장르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반면 '추노'에서는 남자 배우가 돋보였잖아요. '바람사'는 다른 배우들이 정말 다 재밌어서.하하하 (고)창석 형은 정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었고요, (신)정근이 형도 정말 재밌는 분이라…. (그의 말에 얼마 전 화제가 됐던 '해피투게더' 방송분에 대해 물었다) 정말 재밌죠? 저는 '신정근'이 계속 포털 사이트 검색어를 휩쓸어서 무슨 홍삼 뿌리 이름인 줄 알았어요. 그날 방송분처럼 실제 녹화에서도 정말 재밌었어요. 저는 제가 작품에서 튀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주위에선 조금 더 욕심을 부렸어도 괜찮았을 것이라고 하지만, 저만 혼자 튀면 되나요. 그래서 그냥 이대로도 만족해요."  | | 오지호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7광구' 흥행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오지호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조용히 작품에 묻어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지난해 개봉한 '7광구'는 조금 더 가슴 아픈 작품일 듯하다. 물론 오지호의 절대적인 출연분 자체가 적지만, 생각보다도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 역시 괜찮다고 했다. "'7광구'에 대해선 아무도 안 물어보셔서 지금에서야 대답하게 되네요(웃음). 그 영화 자체는 사실 제가 튀는 영화가 아니었어요. 당연히 제가 묻히는 것이 맞았죠. 스코어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개인적인 견해지만, CG나 연출, 배우들의 노력이 절대 부족한 것은 아니었어요. 대단한 작품이었죠. 그것보다는 영화를 즐기고 보는 대중이 드라마와 내러티브가 부족하다고 하고 재미없다고 하니까 그것이 맞는 것으로 생각해요. 영화는 대중이 소비하는 장르잖아요. '바람사' 역시 드라마의 개연성이라든지 스토리의 흠을 잡을 수도 있지만 관객들이 괜찮다고 하고, 재밌게 봐 주신다면 그것으로 괜찮은 것 같아요." 오지호는 마지막으로 다양한 장르의 배우가 되고 싶다는 뻔하지만 진실된 말을 남겼다. "저는 로맨틱 코미디만 잘하는 배우가 아니에요. 그 장르에서 제가 돋보였던 것은 맞지만 저 사극도 하고 액션도 해요. 하하하. 이제는 스릴러도 하고 싶어요. 제가 실제로 화내면 정말 무섭거든요. 화내면 '욱'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어서…하하하.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려려면 아직도 갈길이 먼 것 같네요. 일단은 '바람사' 흥행이 잘되고, 다음 달에 시작할 '제 3병원'이 잘 돼야죠. 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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