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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 '개그콘서트-네가지들'의 개그맨 김기열. /이새롬 기자 |
[박소영 기자] "인기 실감하죠. 국가대표가 된 기분이에요"
그와 함께 걸으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쳐다봤다. 악수 한 번 하자고 손을 건네는 여성도 있었다. 길을 걷던 한 중년 팬은 넉살좋게 사진 요청까지 했다. 장동건-정우성 부럽지 않은 인기였다. 개그맨 김기열(31)의 이야기다.
김기열은 KBS2 '개그콘서트-네가지들'에서 인기 없는 캐릭터를 맡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그는 대단한 인기의 소유자였다. 본인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단다. 소심하지 않은 그와 유쾌한 수다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솔직하고 쿨했다. 김기열은 확실히 '웃기는' 개그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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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없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기열. /이새롬 기자 |
-인기 없는 캐릭터가 인기가 많아졌다. 큰일난 것 아닌가.
'네가지들'에서 제가 제일 인기가 없는 편이죠. 그래도 매주 상승하는 인기를 실감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어 쟤네' 이랬는데 요즘엔 응원을 더 많이 해주세요. 제가 정치인이나 국가대표가 된 기분이죠. 식당에서도 공기밥을 공짜로 많이 주세요. 살이 너무 쪄서 걱정이네요.
-방송 끝나면 항상 검색 순위에 오르더라.
기사가 제일 많이 나오긴 해요. 기자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죠. 아침에 눈뜨기 싫고 쉬고 싶다가도 팬들 생각해서 벌떡 일어난답니다. 예전 '두분 토론' 때엔 인터뷰도 잘 안했는데 요즘엔 제가 하는 게 많으니 인터뷰 요청도 많이 들어와요. 감사할 뿐이죠.
-소속사를 진짜 직접 차렸다. 잘되가나?
연락처를 알리기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었는데 너무 큰 관심을 주셔서 계속 페이지가 다운되네요. 접속자 추산도 안되요. 저희 때문에 홈페이지 업체도 피해를 보는 것 같아 죄송하죠. 그런데 장난전화가 너무 많이 와요. 본인을 섭외해달라는 전화, 회사 오디션 보고 싶다는 이야기 등요. 조금 가슴 아픈 건 취업난 때문에 회사에 일자리 없냐는 진지한 전화죠.
-소속 연예인이 이종훈 뿐인가?
계약금으로 1만 원 줬어요. 예전부터 회사를 같이 차려보자고 얘기를 많이 나눴거든요. 다른 친구로는 박영진을 눈여겨 보고 있어요. 2주 째 섭외 중이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답니다. '영진아 네가 누구 때문에 잘됐냐' '내말 들어서 안되는 거 없지 않았냐'면서요. 박영진도 친구랑 회사 차릴 준비 중인 것 같은데 계속 꼬시고 있어요. 9:1 파격조건을 제시해서라도 꼭 데려오고 싶어요. 남자들이 좋아하는 개그맨, 한결 같아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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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한 매력의 김기열. /이새롬 기자 |
-'네가지들' 어떻게 탄생한 건가.
맨 처음엔 이종훈-허경환과 셋이서 코너를 짰어요. 아껴뒀던 제 아이템이었죠. 이종훈은 못생긴 남자, 허경환은 안웃긴 남자, 저는 소심한 남자로요. 그러다가 김준현이 지나가면서 '밥 먹으러 간다'더라고요. 그때 딱 느낌이 왔어요. 김준현이 메인으로 되겠다 싶은 생각요. 거기에 허경환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열심히 하던데요(웃음).
-제일 먼저 등장해서 불리한 게 있지 않은가?
이종훈에서 양상국으로 바뀌면서 시청자들 배려 차원에서 제가 먼저 하게 됐죠. 갑자기 다른 사람이 나오면 보는 분들이 의아해 하실 테니까요. 섭섭한 건 전혀 없어요. 제가 못 웃겨도 코너가 잘되면 좋은 거죠. '두분 토론' '까다로운 변선생' 등 잘되는 코너에 제가 있다면 좋아요.
-코너 초반에는 쪼잔한 남자였는데?
서수민 PD의 의견 덕분에 인기 없는 남자로 바뀌었어요. 제게 항상 "너는 아무도 몰라" "너 CF는 찍어봤냐" "행사는 다녀봤니" 등 인지도 없다고 맨날 그러거든요. 자극주려고 하는 건지 진심인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반응이 좋아서 감사하죠.
-에피소드가 100% 리얼인가? 가장 굴욕적인 에피소드는?
'네가지들' 속 이야기는 진짜 리얼이에요. 아까 사진 촬영 할 때에도 누가 지나가면서 '더팩트 면접보러 온 거냐'고 묻더라고요(웃음). 가장 굴욕적이었던 일요? 2년 전 목동 야구장에 갔는데 어떤 분이 사진을 찍어 달라면서 카메라를 제게 건네더라고요. 옆에 있던 황현희는 10분을 웃던데요. 아직도 그 상황이 눈에 선해요. 개그맨들이랑 있어서 저를 못알아 보진 않았을 텐데 말이에요.
-인기가 많아 달라진 변화가 있다면?
사람들한테 많은 사랑을 받으니 감사할 따름이죠. 낮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예전에는 사인요청을 다 거절했어요. 저는 정민철 투수를 좋아해서 사인을 받으면 벽에 붙여놓는 정도거든요. 그런데 이 사람이 내 사인을 받고 그렇게까지 좋아해 줄까 싶은 생각에 늘 거절했죠. 하지만 요즘에는 마냥 고맙고 좋아서 사인 다 해드리죠. 확실히 '네가지들'이 잘되서 좋아요.
②편에서 계속

개그맨 김기열.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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