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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사옥 꼭대기에 차려진 장 대표의 사무실. 이 곳은 소속사 직원이라도 극히 일부만 출입이 가능할 정도로 철통 보안을 유지해왔다고 한다./이효균 기자 |
[심재걸 기자] "후…."
깊은 한 숨뿐이었다.
멤버 두 명이 연습생 성폭행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한 아이돌 그룹의 사정은 쑥대밭이었다. 당사자를 비롯해 팀 동료들 역시 신음에 빠졌다.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지 않았지만 상실감은 더 컸다. 팀 해체는 물론 가수 생명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공포감에서 비롯됐다.
18일 <더팩트>과 어렵게 전화통화가 성사된 이 팀의 멤버는 목소리에서 힘겨운 상황이 묻어났다. 잠겨있는 목소리로 "여보세요"라고 전화를 받았던 멤버는 내내 침통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다섯 멤버 중 두 명이 형사 입건되자 팀 동료로서 그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는 심리를 대변했다.
현재 심경과 팀 분위기가 어떠한가라는 말에는 긴 침묵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리고 울먹거리며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사건에 대해 묻자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남기고 대화를 더이상 이어가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는 "멤버들의 현재 상태는 초상집 분위기다. 성폭행에 연루되지 않은 무고한 멤버들은 무슨 죄인가. 앞으로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수 생명뿐 아니라 인생의 미래에 대해 걱정이 가득하다. 너무 힘들다면서 자주 눈물을 보인다"고 묘사했다.
이 그룹의 멤버 둘은 연습생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대표 장 모(51)씨와 함께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미성년자 때부터 장 씨의 지시에 따라 성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연습생 피해자는 당초 6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장 씨는 그룹 멤버들에게 지하 연습실에서 성폭행을 지시한 뒤 CCTV를 통해 5층 대표 사무실과 스마트폰으로 그 장면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의 구속에 따라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의 모든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X-5(엑스파이브)와 대국남아 등의 국내외 활동을 '올스톱'했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장 씨 외에도 30대 성인가수 A씨를 공범으로 지목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 씨의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활동했던 그룹 멤버 둘에 대해선 불구속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강남경찰서 형사과장은 "그룹 멤버 둘은 혐의 내용을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또 범죄 가담 정도와 대표와 계약 관계에 놓인 점을 고려해 불구속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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