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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봄 햇살을 맞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지원./ 배정한 기자 |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 종영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4월의 어느 날, 김지원을 만났다. 박하선이 했던 말을 그대로 전해줬더니 "정말요? 언니 이 근처에 계세요?"라며 그렁그렁한 눈으로 당장이라도 뛰어갈 듯한 표정을 지었다. 스무 살 소녀의 마음엔 7개월 간 가족 같이 지내던 '하이킥3' 식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아직 깊숙이 남아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이야기가 나온 김에 반대로 물어봤다. 박하선은 김지원에게 어떤 언니냐고. 그는 "항상 노력하는 언니"라고 답한 뒤 "촬영장에서 잠깐만 짬이 나도 계속 대본 보고 연습하신다. 일주일 내내 잠을 거의 제대로 못자는 스케줄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열심히 하시더라. 그 와중에 동생들도 잘 챙겨주셨다. 힘들 때 '지원아 힘들지?' 이 한 마디가 정말 큰 위로가 되더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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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킥3'에서 진지하고 성숙한 캐릭터 지원을 연기한 김지원. |
'하이킥3'는 시트콤이었지만 김지원은 웃기지 않고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명확한 인생의 목표도 없이 살아가다 14살의 나이차가 나는 보건소 의사 윤계상을 사랑하게 되는 성숙한 여고생. 실제 김지원은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을까 궁금해졌다.
"극중 지원과 별로 다르지 않았어요. 중3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서 친구들보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편이죠. 어른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또래보다 성숙한 편이었던 것 같아요. 털털하게 툭툭 던지는 말투도 극중 캐릭터와 비슷해요."
그렇다면 극중 지원과 실제 김지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는 "일단 전교 2등이라는 게 저와 많이 달라요"라며 웃었다. 또 싫으면 싫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하이킥' 속 캐릭터와 달리 김지원은 표현에 서투른 편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입학 후 3일 동안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MP3만 끼고 지냈을 정도였다고.
그렇게 조용하고 수줍음 많던 그가 어떻게 배우의 길에 접어들게 됐는지 신기하다고 말하자 "그래서 오히려 더 하고 싶었다. 감정을 잘 표현할 줄 모르지만 노래나 연기를 하면 제 감정이 그대로 나오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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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란씨걸'에서 배우로, 이제는 가수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김지원. |
김지원의 배우생활은 출발부터 순조로웠다. 음료광고 CF모델로 발탁돼 '오란씨걸'로 불리며 이름을 알렸고 장진 감독의 영화 '로맨틱 헤븐'의 여주인공 자리를 꿰차더니 시트콤 거장 김병욱 PD에게 캐스팅돼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김병욱 PD는 그의 어떤 잠재력을 본 것일까.
"직접은 못 들었고 감독님 인터뷰 기사를 봤는데 제가 슬픔을 덤덤하게 표현해내는 부분이 좋았대요. 오디션 볼 때 아버지 사진을 보며 그리워하는 표현을 해달라고 주문하셨는데 그때 감독님이 '눈물 흘리면 식상하잖아요' 하셨어요. 그래서 눈물이 그렁그렁 했는데 꾹 참고 안 흘렸죠. 식상해보이긴 싫어서(웃음)."
TV 연기에 처음 도전한 소감이 어땠냐고 묻자 "학교생활 같았다"는 답변이 바로 나왔다. "학교 다닐 때는 그게 재밌는 줄 모르고 언제 졸업하나 하는데 막상 졸업할 때 되면 너무 아쉽듯이 중간에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 7개월 언제가나 했는데 막상 끝나니 왜 그 순간을 즐기면서 더 열심히 못 했나 후회된다"는 김지원.
실제 학창시절 김지원은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모범생'이었다. '하이킥3' 속 지원처럼 전교에서 놀(?) 정도는 아니었지만 고등학생 시절 반에서 모의고사 6등까지 한 적이 있을 정도로 공부에 소질이 있었다고. 그랬던 딸이 갑자기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하자 부모님의 반대가 극심했다.
"공부를 계속하길 원하셨는데 제가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돌아서셨죠. '하고 싶은 거니까 일단 해보겠습니다'하고 연습생 생활을 무작정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친구들이 공부하다가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었는데 오란씨 광고를 찍고 고2때부터 성적이 뚝뚝 떨어지더라고요. 친구들이 저를 사뿐히 즈려밟고 올라갔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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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어린 시절 별명이 '간디'였다고 고백한 김지원. |
김지원은 '하이킥3'에서 소위 웃기는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몇 번의 '웃기려는 시도'는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장면은 단연 '인도여신'으로 변신했던 신이었다. 이 장면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도 오르며 큰 화제가 됐다.
"사실 인도 분장은 친근했어요. 옷도 왠지 낯익고. 평소에 인도사람 같다는 농담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오죽했으면 학창시절 별명이 간디였겠어요. 하하. 어릴 땐 '나 혼혈이야'라고 장난도 많이 쳤는데 다들 진심으로 믿으시더라고요. 그 장면은 감독님도 굉장히 즐거웠다고 하시고 스태프들도 다 계속 그렇게 나오라고 하셔서 개인적으로 뿌듯한 에피였어요."
'하이킥3'에서 김지원은 이종석, 윤계상과 삼각관계를 이뤘다. 14살 연상의 윤계상을 짝사랑했고, 한 살 연상의 인기남 이종석의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연상남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아직 어려서 띠동갑이라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삼촌팬들이 떼로 몰려오는 소리가 들린다'고 농담했더니 "극중 계상오빠처럼 자상하고 착하고 남자답다면"이란 단서를 붙이며 깔깔 웃었다.
"계상 오빠는 저와 나이차가 있다 보니까 이끌어주셔서 좋았고 종석 오빠는 또래라 장난도 치면서 재밌게 촬영했어요. 극중에선 계상 오빠를 좋아했지만 종석 오빠도 나름대로 인기 많은 캐릭터였죠. 모든 여성들의 로망인 남자 두 명과 7개월 동안 '대리연애'를 한 기분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영광이었죠. 실제라면 누구와 사귀겠느냐고요? 두 분 다 한 번씩 만나보고 싶어요. 진심으로요(웃음)."
김지원에게 '하이킥3'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물어봤다. 그는 "젋음을 잃었다"며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내 "잃은 것에 비해 얻은 게 정말 많다"며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일단 무명에 가까웠던 제가 인지도를 얻었어요. 연기와 대인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죠. 무엇보다 친언니, 친오빠 같은 선배님들과 아버지 같은 김병욱 감독님 등 좋은 분들을 만났어요. 마치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는 느낌이 들어 쫑파티에서 굉장히 많이 울었죠."
'하이킥3'를 마친 김지원은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최대 기획사인 에이벡스와 손을 잡고 가수 데뷔를 하는 것. 타지에서 혼자 생활할 준비는 잘 돼 가느냐고 묻자 "준비랄 게 있나요"라며 나이답지 않은 어른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연습생 시절 연기와 노래를 연습하면서 2년 정도 일본어를 공부했어요. 그래서 의사소통은 힘들 것 같지 않아요. 부모님이 엄청 서운해 하시는데 원래 사회생활 하시는 분들은 다 가족과 마주할 시간이 거의 없잖아요. 또 오래 체류하는 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왔다 갔다 하며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에요. TV나 영화를 통해서 꼭 조만간 다시 찾아뵐 테니 잊지 말고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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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최대 기획사 에이벡스와 손잡고 가수로 데뷔를 앞둔 김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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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연예팀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