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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 방송' 1회에서 살신성인 웃음으로 상황을 이끈 전진. /JTBC '신화 방송' 방송 캡처 |
[박소영 기자] '장수돌' 신화가 죽지 않은 예능감을 안고 컴백했다. JTBC 리얼 예능 '신화 방송'으로 '원조 예능돌'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멤버 전진(32)은 과거 MBC '무한도전' 출연 당시의 무기력한 모습을 말끔히 지운 채 신들린 예능 센스를 자랑했다.
17일 첫 뚜껑이 열린 '신화 방송'은 오로지 여섯 멤버들을 위한, 여섯 멤버들에 의해서 꾸며지는 콘셉트였다. 그중 가장 돋보인 인물은 전진이었다. 그는 '대통령의 딸이 납치됐다. 그를 구출하라'는 뜬금 없는 미션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했다.
첫 번째 게임은 방석을 쟁취하는 사람이 원하는 히어로 의상을 입고 변신하는 방식. 전진은 시작과 동시에 열정적으로 몸싸움을 했고 이내 비오듯 땀을 흘렸다. 꼴찌를 했지만 웃음을 위해 투명인간 의상을 선택했다. 노출을 꺼리는 신혜성을 위해 기꺼이 타잔복을 양보했고 맨살의 굴욕까지 자처했다.
대통령의 딸이 납치된 장소를 알아내는 게임에서도 전진의 활약은 빛났다. 게임 도우미 네 명이 동시에 외친 단어를 듣고 기가막히게 정답을 유추해냈다. 펀치 점수 800점을 넘어 단서를 얻을 기회를 계속 얻어내기도 했다. 파워와 센스, 두 가지를 자랑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전진 덕분에 방송 분량은 넉넉하게 확보됐다. 그는 차량으로 이동하는 순간에 끊임 없이 토크를 유도했고 다같이 이상형을 외치기로 한 상황에도 혼자 "제시카 알바"라고 외치며 웃음 거리를 생산했다.
'투충'이라는 캐릭터도 손수 완성했다. 이는 '투명인간 충재(전진의 본명)'라는 뜻. 전진은 "원충도 아닌 투충!" "삼충 전에 투충!"이라고 외치는 등 스스로 캐릭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그는 시민들과 게임을 하고 헤어지는 순간에 방송 홍보를 잊지 않았고, 몰래 닭꼬치를 먹고 온 멤버들을 귀신 같이 잡아냈다. 그리고는 같은 팀 신혜성을 배신하고 '리더' 앤디에게 붙는 '이기주의적 예능감'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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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기자간담회 당시 '무한도전' 보다 리얼함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전진. /JTBC 제공 |
전진은 지난 2008년 '무한도전-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특집에서 리얼 예능의 경험을 쌓았다. 당시 하하의 군복무로 생긴 빈자리를 꿰찬 그는 힘과 스피드, 열정과 센스를 겸비해 호평을 끌어냈고 '잔스틴'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후 '제 7의 멤버'로 고정 출연했지만 그의 활약은 미비했다. 댄스에어로빅에 참가하며 은메달을 거머쥐었지만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 봅슬레이 특집에는 부상을 이유로 불참했다. 스케일이 작은 여러 미션에도 스케줄 문제, 건강상의 이유로 한 발짝 물러서 있었고 촬영에 수시로 빠지며 '무도팬'들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결국 전진은 2009년 10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면서 자연스럽게 '무한도전'에서 하차했다. 2년 뒤 소집해제됐지만 그의 '무한도전' 복귀를 바라는 팬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확 달라졌다. 아니 어쩌면 원래 전진의 모습이 돌아온 것 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신화 방송' 첫방송 속 전진은 매순간 최선을 다했고 상황을 능동적으로 이끌어가며 적재적소의 애드리브로 폭소를 자아냈다.
이는 14년을 동고동락한 신화 멤버들이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여섯 멤버들이기에 다소 부끄러운 의상을 입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었고 편안하고 부담감 없는 웃음을 선사할 수 있었다.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진은 '무한도전'을 언급하며 "저희 신화 여섯 명은 14년 동안 늘 같이 생활해 진짜 형제 사이나 다름없다. 우리가 항상 하던 식의 '진짜 리얼한 내용을'을 '무한도전'보다 더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를 위해선 누구보다 전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가 자신의 페이스를 완급조절하면서 유쾌한 상황을 이끌고, 프로그램의 리얼한 웃음을 만들어내야 시청자들의 오랜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더욱 '전진'하는 '투충' 전진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comet568@tf.co.kr
더팩트 연예팀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