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자본 K-ICS -5.4%…새 주주는 자본확충 부담까지

[더팩트|윤정원 기자] JKL파트너스의 롯데손해보험 엑시트가 다시 미뤄졌다. 공개매각 공고는 9월 말에서 10월 중순으로 연기됐다. JKL은 1조원 이상의 몸값을 기대하지만 새 주주는 구주 인수대금에 더해 자본확충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JKL과 매각주관사 삼정KPMG는 10월 중순을 목표로 롯데손보 공개매각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당초 9월 말 공고를 낼 계획이었지만 원매자 풀을 넓힌 뒤 경쟁입찰에 들어가는 쪽으로 일정을 늦춘 것으로 전해진다. 공개매각 전 적절한 원매자가 나타날 경우 다시 단독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
◆ 2조→1조 낮춘 몸값…7년간 쌓인 투자비용
JKL의 롯데손보 투자는 2019년 시작됐다. JKL이 세운 특수목적회사(SPC) 빅튜라는 롯데그룹이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53.49%를 3734억3784만원에 인수했다. 이후 롯데손보가 실시한 375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서 빅튜라가 3562억5000만원을 추가 출자했다. 지분율은 77.04%로 높아졌다. 구주 인수와 증자에 들어간 금액을 합치면 약 7297억원이다.
인수에는 JKL이 운용하는 펀드와 프로젝트펀드, 인수금융이 함께 활용됐고 IMM인베스트먼트도 공동투자자로 참여했다. 차입 규모는 이후 더 커졌다. JKL은 2024년 기존 2800억원 규모였던 롯데손보 인수금융을 4650억원 규모로 리파이낸싱했다.
리파이낸싱은 선순위 텀론 3100억원과 한도대출(RCF) 650억원, 중순위 9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당시 선순위 금리는 연 7%였다. 인수한 지 5년이 지난 시점에 차입 규모가 처음보다 1800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JKL은 매각가격 눈높이를 이미 상당폭 낮췄다. 2024년 매각을 추진할 당시에는 약 2조원의 몸값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각이 장기화되면서 현재 기대가격은 1조원대로 내려왔다.
지분 100% 가치를 1조원으로 잡으면 빅튜라가 보유한 77.04%의 가치는 약 7704억원이다. 2019년 구주 인수와 증자에 들어간 7297억원보다 약 400억원 많은 수준이다. 금융비용과 공동투자자별 회수조건까지 감안하면 JKL 입장에서도 1조원이 넉넉한 매각가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업계에서는 롯데손보의 자본확충 부담 등을 감안한 인수가로 7000억~8000억원 수준을 거론해왔다. 신한금융 역시 JKL과 이 같은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단독 협상을 중단했고, 인수 검토를 위해 구성했던 태스크포스(TF)도 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구주값이 끝 아니다…기본자본 -5.4%가 남긴 부담
원매자들이 JKL의 가격 눈높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배경에는 롯데손보의 자본 부담도 있다. 자본지표 자체는 올해 들어 빠르게 개선됐다. 2분기 말 총 지급여력(K-ICS) 비율은 161.9%로 금융당국 권고치 130%를 웃돌았다. 기본자본 K-ICS 비율도 1분기 말 -21.4%에서 -5.4%로 올라왔고 기본자본 적자 규모는 같은 기간 3509억원에서 910억원으로 줄었다.
개선 속도는 빨랐지만 아직 새 주주의 자본투입 부담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롯데손보는 2분기 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상반기 누적으로는 18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475억원의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기본자본 K-ICS 역시 개선폭은 컸지만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7년부터 보험사의 기본자본 K-ICS 기준비율을 50%로 정하고 9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맞추도록 했다. 롯데손보가 인수 직후 50%를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5.4%에서 출발하는 만큼 새 주주 입장에서는 향후 기본자본 확충에 들어갈 비용까지 인수가격과 함께 따져볼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9년의 경과조치를 활용할 경우 초기 약 3000억원을 증자한 뒤 이익을 기본자본으로 쌓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확정된 증자 규모는 아니지만 원매자에게는 구주대금과 별도로 계산해야 할 비용이다.
빅튜라가 갖지 않은 나머지 지분도 변수다. 빅튜라 지분율은 77.04%로 일반주주 등이 약 22.96%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지주가 롯데손보 인수 후 완전자회사 편입을 택한다면 잔여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해 구주 인수와 증자 외에 또 다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원매자들도 매각 검토 과정에서 잔여지분 처리 방안을 함께 살펴온 것으로 전해진다.
JKL이 공개매각을 통해 원하는 가격을 받으려면 결국 복수 후보가 실제 입찰에 들어와야 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KDB생명 인수에 집중하면서 롯데손보 인수전에서 빠졌고, 다른 금융그룹들도 아직 참여 의사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2024년 2조원대에서 현재 1조원 안팎까지 매도자의 눈높이가 내려왔지만 원매자와의 가격 차가 남아 있는 이유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는 단순히 구주 가격만 보고 살 수 있는 회사가 아니다. 기본자본 확충 부담까지 포함하면 원매자가 체감하는 총투입액은 훨씬 커질 수 있다"며 "JKL이 1조원 이상을 고수하려면 복수 원매자가 붙어 경쟁하는 구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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