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매매증권 취득 866억·대여금 신규 집행 363억
경영진 대여잔액 160억 달해

[더팩트|윤정원 기자] 외부 투자 없이 자체 수익으로 성장해왔다고 강조해온 더파운더즈의 자금조달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보다 투자활동으로 빠져나간 돈이 많아졌고 대규모 은행 차입도 등장했다. 부채비율은 1년 새 37%에서 84%로 뛰었다.
◆ 800억 빌린 해 단기매매증권 866억 취득…대여금 신규 집행도 363억
18일 더파운더즈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755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전년 688억원보다 본업에서 만들어낸 현금은 늘었지만 투자활동에서는 895억원이 순유출됐다.
같은 해 더파운더즈는 한국산업은행에서 운전자금 명목으로 단기차입금 800억원을 조달했다. 2023년 말과 2024년 말 차입금 잔액이 모두 0원이었던 회사가 지난해 대규모 은행 차입에 나선 것이다.
투자활동으로 나간 돈을 뜯어보면 회사의 자금 운용 범위가 이전보다 크게 넓어진 모습이다. 지난해 투자활동 총 현금유출액은 1469억원이었다. 가장 큰 항목은 단기매매증권 취득으로 866억원이 투입됐다. 단기·장기 대여금 신규 집행액도 총 363억원에 달했고 매도가능증권 취득에는 91억원가량이 들어갔다.
특히 단기매매증권은 2024년 말 40억원에서 지난해 말 750억원으로 늘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상 단기매매증권은 주로 단기간 내 매매차익을 목적으로 취득한 유가증권이다. 사업 확대를 위해 외부 운전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한 시기에 금융자산 운용 규모 역시 크게 증가한 셈이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의 방향도 엇갈렸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7177억원으로 전년 4278억원보다 67.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57억원에서 1295억원으로 11.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34.1%에서 18.0%로 내려갔고 당기순이익도 1165억원에서 866억원으로 25.7% 줄었다.
매출 증가보다 비용 확대 속도가 빨랐다. 판매비와관리비는 2024년 1620억원에서 지난해 3847억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광고선전비는 452억원에서 1180억원으로, 수출제비용은 483억원에서 850억원으로 증가했다. 해외 사업 확대에 맞춰 마케팅과 유통 등에 투입하는 비용도 함께 불어난 것이다. 다만 2025년부터 미국법인 Anua, Inc.가 연결 범위에 포함된 만큼 전년 실적과 단순 비교할 때는 연결 범위 차이는 있다.
차입이 더해지면서 재무구조 변화도 뚜렷해졌다. 연결 부채총계는 2024년 말 586억원에서 지난해 말 2054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자본총계도 같은 기간 1575억원에서 2432억원으로 늘었지만 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이에 부채비율은 37.2%에서 84.5%로 47.3%포인트 상승했다.
더파운더즈는 이 같은 차입을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금 조달로 설명하고 있다. 회사 측은 <더팩트>에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의 차입은 회사의 사업 확대에 따른 운전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이루어진 정상적인 금융거래"라고 밝혔다.

◆ 110억 승계 뒤 경영진에 50억 추가…연말 대여금 160억
회사 전체 자금 운용과 별개로 주요 경영진과의 자금 거래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더파운더즈의 단기대여금은 98억3000만원, 장기대여금은 171억7000만원으로 총 269억96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주요 경영진에 대한 대여금이 159억7000만원으로 전체의 59.2%를 차지했다.
경영진과의 대여 거래는 지난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23년 말에는 임직원 대여금 26억3000만원이 남아 있었고, 해당 금액은 이듬해 전액 회수됐다. 대신 2024년 더파운더즈는 종속회사 티에프리테일에 110억원을 대여했다.
지난해 티에프리테일을 흡수합병하면서 자금 관계도 다시 바뀌었다. 티에프리테일이 주요 경영진을 상대로 보유하던 대여채권 약 109억7000만원을 더파운더즈가 승계했고, 여기에 경영진을 상대로 50억원을 추가 대여했다. 이로써 지난해 말 주요 경영진 대여금 잔액은 159억7000만원이 됐다.
160억원 전부가 지난해 새로 집행된 자금은 아니지만, 기존 대여채권을 승계한 이후에도 50억원의 추가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더파운더즈가 지난해 경영진 대여금에서 인식한 이자수익은 약 7억1000만원이다.
자금 투입 범위는 올해 사업 확장과 함께 더 넓어졌다. 더파운더즈는 필러·스킨부스터 업체 셀락바이오에 130억원을 투자했고, 셀락바이오와 300억원 규모 합작법인(JV) 티에프인베스트먼트도 설립했다. 화장품에 집중됐던 사업 영역을 더마코스메틱과 뷰티 디바이스 등 미용의료 분야로 확대하기 위한 투자다.
사업 확대에 따른 투자와 외부 조달이 동시에 커지고 있지만 더파운더즈는 산업은행 차입과 경영진 대여금은 서로 별개의 거래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대여금은 각각의 거래 목적과 필요성에 따라 집행된 것으로, 관련 법령과 내부 절차에 따라 필요한 의사결정 및 검토 절차를 거쳐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차입과 감사보고서상 경영진 등에 대한 대여금은 각각 별개의 목적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거래로, 양자 간 자금 연관성은 전혀 없다"고 부연했다.
다만 더파운더즈 측은 경영진 대여금 자체에 관한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더파운더즈는 이번 취재에서 개별 대여의 구체적인 목적과 거래 상대방, 계약조건을 확인해주지 않았다. 지난해 말 159억7000만원이던 경영진 대여금의 현재 잔액과 향후 상환계획도 비공개 경영정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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