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1월 임시주총 의결권 제한 위법"…박기덕 대표 1억원 배상 판결
  • 윤정원 기자
  • 입력: 2026.07.13 15:27 / 수정: 2026.07.13 16:13
서울중앙지법, 영풍 손해배상 청구 인용
SMC 활용 상호주 형성·의결권 제한 위법 판단
법원은 지난 10일 고려아연의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를 위법한 불법행위로 판단했다. /더팩트 DB
법원은 지난 10일 고려아연의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를 위법한 불법행위로 판단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법원이 고려아연이 해외 계열사인 SMC를 활용해 최대주주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임시주주총회 의장이었던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에게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13일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7민사부는 지난 10일 영풍이 고려아연 박기덕 대표이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영풍의 청구를 인용했다. 법원은 박 대표에게 손해배상금 1억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고려아연이 지난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데 따른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해외 계열사인 SMC를 활용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한 뒤, 이를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호주 회사인 SMC가 주식 양도 제한, 주주 수 제한, 상장 제한 등 폐쇄적인 구조를 가진 회사로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같거나 가장 유사한 회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SMC는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자회사'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를 전제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판결이 의결권 제한 행위의 위법성을 넘어 불법행위와 손해배상 책임까지 인정한 첫 본안 민사판결이라고 밝혔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법원은 고려아연이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방편으로 SMC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봤다. 박 대표 역시 의결권 제한이 경영권 방어의 일환이었다고 진술한 사실이 판결문에 적시됐다.

법원은 박 대표가 고려아연 대표이사이자 SMC 이사로서 의결권 제한 과정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또 법률적 쟁점과 결과를 검토할 시간과 기회가 있었음에도 의결권 제한을 강행했고, 주주권 침해 가능성을 인식하거나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용인했다는 점에서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봤다.

또 법원은 영풍의 의결권이 인정됐다면 이사 수 상한 설정 안건과 고려아연 측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영풍이 총회 연기와 법률 검토를 요청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의결권 제한의 적법성을 검토하고 대응할 기회도 충분히 부여되지 않았다고 봤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판결은 단순히 손해배상금 1억원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이유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는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법원이 확인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주평등 원칙과 주주의 의결권이 회사법상 핵심적인 권리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물론, 경영권 방어라는 명분 아래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기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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