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다주택자 규제를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다. 대출 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등이 잇따르면서 시장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에 더 큰 파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본지는 규제 강화 이후 전·월세 시장에서 벌어지는 변화와 향후 흐름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이중삼 기자] 전세가격 상승이 1년 이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2020년 이후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고 전세보증금 인상으로 연결되면서 가격 상승 고리가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최근 주택임대차시장 구조변화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가격 변동이 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연구원이 198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전세·매매 간 상호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2010년 이후 빠르게 확대됐다.
연도별로 보면 2005~2009년 전세가격이 1% 상승할 때 24개월 누적 기준으로 매매가격은 0.62% 오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1.15%(2010~2014년)·1.24%(2015~2019년) 오르는 등 영향이 커졌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 기준으로는 0.98%였지만 1990년대 마이너스로 집계됐던 것과 비교하면 1% 내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전세가격 상승 충격이 3~9개월 시차를 두고 매매가격에 반영되는 경향이 더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이 2023년 발표한 또 다른 보고서인 '주택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의 시간가변적인 관계에 관한 연구'에서도 전세가격 상승 충격이 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2010년 이후 강화됐고 2020년 전후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 임대차 시장 안정…"전세자금대출 보증 축소해야"

보고서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맞물려 상승하는 구조가 고착된 배경으로 급증한 전세자금대출을 지목했다.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가 시행된 이후 은행권이 전세대출을 크게 늘려 전세시장 유동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박진백 국토연 부연구위원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2010년 이전에는 전세가격이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지만 이후부터는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특히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상호작용은 전세자금대출 제도 도입과 금융기관의 전세자금대출 우선변제권 승계 정책 시기와 맞물린다. 2020년 이후 갭투자가 늘어나는 시기에 이러한 현상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세가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한 제도로 활용되는 동시에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자금으로 활용되는 경향도 강해졌다"며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결국 매매가격 상승 기대를 기반으로 한 매입 행위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전세가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일정 수준 통제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전세에 대한 유동성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짚었다.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축소해 임차인의 과도한 차입 의존 구조를 완화하고 전세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 규모도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부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는 1주택자 대상 전세자금대출 DSR 규제를 무주택자까지 확대하고 이후에는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임대인의 DSR에도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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