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경고등①] 다주택자 규제 강화…서울 전셋값 더 오르나
  • 이중삼 기자
  • 입력: 2026.05.13 10:12 / 수정: 2026.05.13 10:12
시장 심리는 얼어붙었는데 전셋값은 뛰었다
전세 매물 급감…서울 곳곳서 상승세 조짐
이재명 정부가 서울 집값 안정을 목표로 다주택자 규제를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서울 집값 안정을 목표로 다주택자 규제를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다주택자 규제를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다. 대출 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등이 잇따르면서 시장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에 더 큰 파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본지는 규제 강화 이후 전·월세 시장에서 벌어지는 변화와 향후 흐름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이중삼 기자] 서울 전세시장이 다시 들끓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대출·거래 규제 강화로 다주택자 압박 수위를 높이자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은 뛰고 있다. 집값 안정을 겨냥한 규제가 되레 서울 전세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다주택자 규제 강화 정책에 따른 전세시장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전셋값 상승폭도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다주택자가 임대차 시장에서 일정 부분 전·월세 매물을 공급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 강화로 매물 공급이 위축될 경우 임대차 시장 내 수급 불균형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금융·거래를 축으로 다주택자 규제 강도를 끌어올려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27 대책은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 매입길을 사실상 차단했다. 기존 1주택자 역시 종전 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채 새 집을 사들이는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0%로 묶었다. 대출을 통한 추가 매입 자체를 어렵게 만든 셈이다.

이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실거주 목적이 아닌 아파트 매입이 어려워졌다. 지난 2월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까지 발표됐고 이달 10일부터 시행 중이다. 최근에는 보유세 개편 논의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심리는 빠르게 얼어붙었다. 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2월 121, 지난 1월 124까지 올랐지만 2월 105, 3월 96으로 급락했다. 국토연구원 주택시장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하락세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다주택자 규제 강화 이후 시장 전반의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고하희 건정연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은 금융·거래·세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주택가격 안정 기조를 일관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서울 아파트 전셋값·보증금 상승…전·월세 시장 변동성 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3% 상승했다. 사진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이틀 앞둔 지난 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에 다주택자 양도세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예원 기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3% 상승했다. 사진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이틀 앞둔 지난 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에 다주택자 양도세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예원 기자

매매시장 심리는 얼어붙었지만 전세시장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3% 상승했다. 2019년 12월 넷째 주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셋값은 지난해 말부터 오름세를 이어왔지만 다주택자 규제가 본격화된 이후 상승폭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특히 올해 2월 12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발표 이후 전셋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고 봤다. 2월 16일 이후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주간 평균 0.14% 상승했다. 올해 1월 말 대비 4월 27일까지 누적 상승률은 1.81%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인 0.43%와 비교하면 상승 폭 격차가 컸다. 전세 매물 감소도 이어졌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약 30% 가까이 줄었다.

전세 보증금 상승세도 서울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전용면적 84㎡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분석한 결과,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 중 24개 자치구에서 전세 보증금이 올랐다. 전세 보증금 상승률이 10% 이상 오른 지역은 송파구(15.3%)·광진구(14.9%)·성북구(13.2%)·서초구(12.3%)·동대문구(11.5%)·은평구(11.4%)·동작구(11.1%)·영등포구(10.7%) 등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2024년~2025년 입주한 신축 단지의 임대차 70.6%가 월세로 거래되는 등 전세 공급의 탄력성도 떨어진 상태"라며 "특히 갱신권을 소진한 임차인이 시장가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축 단지의 첫 갱신 주기가 돌아오는 2026년~2027년부터 시장가 충격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하희 건정연 부연구위원은 "현재 정부 정책은 공급 확대보다 수요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정부 정책 이후 전셋값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전셋값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본격적으로 강화되면 정주환경이 양호한 학군지·직주근접 지역의 경우 실거주 목적 재진입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임대 매물은 감소하고 신규 임차수요는 증가할 수 있어 현재 전·월세 시장 가격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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