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L, 롯데손보 엑시트 재시동…'몸값'보다 '자본·당국'이 변수
  • 윤정원 기자
  • 입력: 2026.04.10 00:00 / 수정: 2026.04.10 00:00
삼정KPMG 선정에도 당국 승인 과제 산적
자본확충 부담·몸값 눈높이 조율 '이중 압박'
최근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 /롯데손해보험
최근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 /롯데손해보험

[더팩트|윤정원 기자]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 매각 재추진에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요구와 자본 부담이 거래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개선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매각 작업 역시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관련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기존 주관사였던 JP모건과의 자문 계약이 종료된 뒤 새 판을 짜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매각 가능성을 다시 타진하겠다는 의지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롯데손해보험 매각은 가격 협상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거래다. 통상 보험사 인수전은 자본적정성과 감독당국 판단, 향후 자본 투입 부담이 맞물리며 기업가치가 형성된다. 원매자에게는 인수 가격보다 거래 이후 추가 자금 규모가 주요 변수인데, 롯데손해보험은 이 부분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28일 롯데손해보험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대해 구체성·실현가능성·근거가 부족하다며 불승인했고, 3월 4일에는 한 단계 높은 경영개선요구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롯데손보는 자산 처분, 비용 감축, 조직운영 개선, 자본금 증액, 매각계획 수립 등을 담은 새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 문턱도 넘지 못한 상태에서 매각 카드부터 다시 꺼내든 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손보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강민균 JKL파트너스 대표를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대주주가 전면에 나서면서 자본관리와 경영 정상화 책임이 사실상 JKL파트너스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책임경영 강화로도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자본 부담과 매각 난항의 리스크를 직접 떠안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풀이 나온다.

표면적인 숫자만 보면 롯데손보의 체력은 일부 회복된 듯 보인다. 회사는 2025년 순이익 513억원을 기록해 전년 242억원 대비 111.9% 늘었고, 잠정 지급여력비율(K-ICS)도 159%대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손익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개선 흐름이 분명하고, 회사가 이를 근거로 영업 펀더멘털 회복을 강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핵심은 겉으로 보이는 개선과 실제 자본여력 간 괴리다. 지난해 말 기준 킥스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시 159.48%지만, 예외모형 기준 경과조치 전 126.06%, 원칙모형 기준으로는 104.57%까지 낮아진다. 기준에 따라 자본여력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결국 인수 이후 추가 자금 투입 규모를 가늠해야 하는 만큼 가치 산정이 보수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신용평가사들도 경고음을 키우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월 롯데손보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급을 각각 A-에서 BBB+, BBB+에서 BBB로 내렸고, 한국기업평가도 3월 보험금지급능력(IFSR)을 A에서 A-로 낮췄다. 한신평은 2025년 9월 말 기준 기본자본지급여력비율이 -16.8%에 그치고, 제8회 후순위채 900억원의 조기상환 연기와 신종자본증권 이자지급 정지까지 겹치며 자본시장 접근성이 더 떨어졌다고 봤다. 외부 조달 여건이 나빠진 상황에선 자본관리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JKL파트너스의 롯데손보 매각은 앞서도 속도를 내지 못했다. 2023년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해 2024년 매각을 추진했지만 희망가와 원매자 간 눈높이 차를 좁히지 못했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 리스크와 자본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협상 여건은 오히려 더 까다로워졌다. 새 주관사 선정에도 거래 성사 가능성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선 순서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감독당국이 문제 삼는 핵심은 결국 자본건전성인데, 이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법이 먼저 제시되지 않으면 매각 작업 자체도 힘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시간을 끌며 세일즈에 나서기보다 당국이 납득할 만한 규모의 자본확충안을 내놓는 게 먼저"라며 "매각은 어디까지나 후순위 옵션일 뿐 선행 과제는 대주주 책임 아래 자본적정성 불안을 해소하는 일"이라고 짚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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