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국내 1세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곽동걸 부회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며 책임경영 체제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미국계 펀드로 최대주주가 바뀌고 창업주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용퇴하는 등 지배구조 변화가 일어나면서 리더십도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빠르게 교체되는 모습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새 리더십 체제에서 기업가치 제고 등 쇄신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소유-경영 분리 원칙 확인…곽동걸 부회장은 누구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날부로 곽동걸 부회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이미 맡고 있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겸직하는 구조다. 이번 인사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 추진되는 경영 체제 개편의 일환으로, 창업자 중심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곽동걸 신임 CEO는 도용환 전 회장의 스틱인베스트먼트 창업 때부터 함께해 온 '개국공신'이다. 스틱의 주요 투자를 이끌어온 투자 전문가로, 회사의 성장을 견인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금번 리더십 교체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 이어진 흐름이다. 앞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미리캐피탈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지배구조 변화를 맞이했다. 지난 1월 20일 미리캐피탈은 도용환 회장이 보유한 보통주 476만9600주(지분 11.44%)를 양도받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미리캐피탈이 기존 지분 13.52%에서 총 25% 안팎의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다.
도용환 회장은 지난 1월 20일 경영권 지분 11.44%를 미리캐피탈에 600억원을 받고 매각, 경영 일선에서 용퇴하기로 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도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고 신임 사외이사 3명이 선임되면서 스틱 이사회도 전문경영 중심으로 재편됐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미리캐피탈과 합의를 통해 미리캐피탈은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소유와 경영의 분리 원칙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리더십 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곽동걸 CEO는 사모투자(PE) 시장에서 축적된 딜 소싱 역량과 포트폴리오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투자 확대 △투자 포트폴리오 고도화 △기관투자가 네트워크 강화 △글로벌 출자기관(LP) 발굴과 펀딩 역량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 행동주의펀드 요구 기업가치 제고 계획 '주목'
리더십과 지배구조가 동시에 재편된 가운데, 곽 CEO의 첫 과제로는 그간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해온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실행 여부가 꼽힌다. 앞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스틱인베스트먼트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승계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며 지난 1월 19일을 시한으로 제시해 왔다.
이에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시한 직전 2028년 AUM 15조원, ROE 10% 이상, 주주환원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놨다. 이튿날에는 최대주주 변경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시장에서는 이를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으로 해석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스틱인베의 밸류업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보상체계·이사회 개선 등에서 구체적 실행 계획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추가 보완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얼라인파트너스는 현재까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도용환 회장의 용퇴와 리더십 교체는 이미 예전에 발표된 사항이라 현재 별도로 밝혀 드릴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상황과 별개로 곽 CEO는 주주환원 정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곽 CEO는 정기 주총에서 "신규 펀드 결성에 따른 일정 수준의 출자 재원 확보 필요성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다만 발행 주식 총수의 7%에 해당하는 290만여 주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소각 후 남는 자사주는 핵심 운용역들에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으로 부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