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 PTC 투자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 그동안 금융, 소비재, 유통 분야에 국한됐던 투자 저변을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반도체 분야로 넓혀 장기적 비전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가능성 무궁무진…SPA 협상 돌입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PTC 기존 주주들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PTC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부품설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주요 고객사는 반도체 공정 장비업체들이다.
PTC는 외형 확대와 수익 개선을 통해 실적 개선 흐름을 입증해왔다. 지난 2023년 152억7200만원, 영업손실 13억8200만원을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매출 470억원, 영업이익 43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1년 만에 외형이 3배 이상 확대되고 수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는 국내 반도체 업황이 초호황기에 진입하면서 주요 고객사의 증설 수요가 반영돼 실적도 반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PTC의 실적 반등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맞이한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호황이 유가 상승을 비롯한 각종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상쇄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VIG파트너스가 인수를 결정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VIG 파트너스 입장에서는 그동안 유통과 소비재 분야에 집중됐던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의미가 크다. 앞서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 피부미용 의료기기업체 비올의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85%를 확보했다. 같은 해 8월에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에스테틱 사업부를 인수했다. 이번 PTC 투자를 통해 제조업 내 안정적 현금흐름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실적 회복 속도가 빠른 반도체 장비 특성상 고객사 고정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이번 투자는 5호 블라인드펀드에서 집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VIG파트너스는 산업은행과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 등을 주요 출자자(LP)로 확보하며 약 6000억원 규모의 5호 펀드를 조성했다. 최근 바이오퓨얼홀딩스, LG화학 에스테틱 사업부, 울트라브이 등 에스테틱 자산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혀왔다.

◆ 정부 중복상장 '철퇴' 방침에…JKL파트너스 투자 LS MnM 상장 '관심'
정부가 중복상장 금지 방침을 밝히면서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 ㈜LS 자회사 LS MnM 상장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앞서 LS MnM은 상장을 전제로 재무적 투자자(FI) JKL파트너스의 투자금 약 4700억원을 유치했다.
JKL파트너스는 2022년 LS가 일본 JKJS 컨소시엄에서 LS MnM(당시 LS니꼬동제련)의 지분 49.9%를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4700억원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며 백기사 역할을 했다. 2024년 말에는 보유하던 EB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해 LS(75.1%)에 이은 2대 주주(24.9%)로 올라섰다.
LS는 2027년까지 LS MnM 상장에 실패할 경우 FI인 JKL파트너스의 지분을 이자를 붙여 되사주기로 하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정부의 중복상장 금지 방침이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상장을 주주가치 훼손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금융당국은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 세부기준을 2분기에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향후 중복상장을 금지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시장의 관심은 JKL파트너스와의 계약조건인 자회사 LS MnM 상장에 집중됐다. 명노현 LS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LS MnM은 투자 계약 조건에 따라 JKL파트너스와 원활하게 소통하며 협의해 나가겠다"며 "JKL 측도 단기적인 투자금 회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경영권 방어…MBK 지형 확대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가 최윤범 회장 측의 과반 유지로 마무리됐지만 MBK파트너스(MBK)·영풍과의 이사회 내 의석수 격차가 축소되면서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이 요구한 '이사 5인 선임안'은 출석 의결권 수 대비 62.98%, 총수 대비 57.41%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요구한 '이사 6인 선임안'은 찬성 52.21%, 반대 47.52%로 부결됐다.
다만 이사회 구도에 변화가 생기면서 MBK 측 지형이 확대됐다. 집중투표 결과 신규 선임 이사 5명 가운데 고려아연 측 3명, MBK·영풍 측 2명이 이사회에 진입했다. 기존 이사회가 최 회장 측 우위 구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총은 과반 유지와 별개로 이사회 내 견제 구도를 확대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MBK·영풍 측은 이번 재편을 최윤범 회장 측 8석, 영풍·MBK 컨소시엄 5석, 미국 측 1석 구조로 보고 "1·2대 주주 간 격차가 3석까지 좁혀졌다"고 밝혔다. 과거 4대 11 구도에서 5대 8 수준으로 간격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MBK·영풍 측은 주총 직후 낸 입장문에서 "표면적으로는 최윤범 회장 측이 과반을 유지했지만 이사회는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라며 "이번 주총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보다 균형 잡힌 구조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주가치 제고와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 확립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