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모펀드] 한앤컴퍼니, 8년 만에 SK이터닉스 투자 '졸업'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6.03.14 00:00 / 수정: 2026.03.14 00:00
태그얼롱 행사로 1000억원 추가 회수
연합자산관리, PEF 브랜드평판 '왕좌'
시동 거는 사모펀드 자율규제
14일 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한앤코)는 SK이터닉스 보유 지분 전량에 대한 태그얼롱을 행사하며 엑시트에 성공했다. /더팩트 DB
14일 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한앤코)는 SK이터닉스 보유 지분 전량에 대한 태그얼롱을 행사하며 엑시트에 성공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SK이터닉스 투자 8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최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태그얼롱(동반매도참여권)을 행사하며 잔여 지분 전량을 처리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부동산과 에너지를 분리한 사업적 구조 변화가 완전 회수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KKR에 매각 완료…'사업 분할' 묘수 통한 8년 투자 마침표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최근 SK이터닉스 주식 384만5714주(지분율 12.52%)를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에 전량 매각 결정했다. 매각 단가는 주당 2만3700원으로 거래 규모는 약 1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엑시트(투자금 회수)의 일등 공신은 태그얼롱 권리였다. SK이터닉스 최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가 KKR에 경영권 지분을 넘길 때 2대 주주인 한앤코도 권리를 행사해 동일한 조건으로 한 배에 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내 매도로는 기대하기 힘들었던 높은 단가에 잔여 지분까지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평가다.

앞서 한앤코는 지난 2018년 SK이터닉스(당시 SK디앤디, 에너지 사업부 포함)의 지분을 인수하며 SK디스커버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과 신재생에너지가 뒤섞인 구조 탓에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며 엑시트에 난항을 겪었고, 한앤코는 SK디스크버리에 SK이터닉스의 인적분할을 권유했다.

이후 SK이터닉스는 부동산과 에너지를 별도 법인으로 쪼개 SK디앤디와 SK이터닉스로 각각 상장시켰고, 가려져 있던 에너지 사업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수익성 확대로 이어졌다. 한앤코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수차례의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투자금을 꾸준히 회수했으며, 이번 KKR과 딜을 통해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됐다.

한편 한앤코는 또 다른 인적분할 존속법인인 SK디앤디에도 추가 투자에 나서면서 지분율을 47.4%까지 늘린 상태다. 지난해 10월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한 SK디앤디 지분 31%를 742억원에 인수하고, 상장폐지를 위한 두 차례 공개매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월 사모펀드 브랜드평판 1위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차지했다. /더팩트 DB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월 사모펀드 브랜드평판 1위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차지했다. /더팩트 DB

◆ 유암코, 사모펀드 브랜드평판 1위…한앤코·스틱인베·MBK·IMM인베 순

사모펀드 운용사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중 브랜드평판 순위 1위에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단순한 자산 운용 규모를 넘어 사회적 영향력과 소통 지수가 하우스의 신뢰도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13일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한 달간 국내 사모펀드 브랜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6년 3월 사모펀드 브랜드평판 1위는 유암코가 차지했다. 이어 한앤코, 스틱인베스트먼트, MBK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가 차례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위를 기록한 유암코는 기업 구조조정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디어 지수와 커뮤니티 지수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2위인 한앤코는 최근 SK이터닉스 투자 마침표 등 굵직한 엑시트 성과가 시장의 주목을 받아 참여 지수가 크게 상승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MBK파트너스 역시 대규모 펀드 조성과 글로벌 투자 행보를 통해 견고한 브랜드 파워를 과시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과거 수익률 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나 임직원의 도덕성, 사회적 책임 이행 등 '사회적 가치' 항목이 평판 지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맥쿼리자산운용, IMM프라이빗에쿼티, KDB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이 '톱10'을 형성했다.

구창환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소장은 "사모펀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용사의 투명성과 소통 능력이 브랜드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며 "상위권 하우스들을 중심으로 시장 신뢰를 얻기 위한 브랜드 관리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과 PEF운용사협의회는 9일 금감원에서 PEF 운용사 대상 워크숍을 개최하고 기관 전용 사모펀드 업무집행사원(GP)에 대한 표준내부통제 기준 등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과 PEF운용사협의회는 9일 금감원에서 PEF 운용사 대상 워크숍을 개최하고 기관 전용 사모펀드 업무집행사원(GP)에 대한 표준내부통제 기준 등을 발표했다.

◆ 금감원, 사모펀드 자율규제 고삐…"걸맞은 내부통제 역량 요구"

사모펀드 업계가 올해도 연이은 투자 회수 성과를 내면서 자본시장 주류로 안착하고 있으나, 비대해진 몸집에 걸맞은 운용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율규제를 통한 내부통제를 강조하면서 사모펀드 업계에 대한 기강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준법감시인 등을 대상으로 '사모펀드 내부통제 및 자율규제 강화 워크숍'을 열고 업무집행사원(GP) 표준 내부통제 기준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재완 금융투자 부원장보를 비롯해 금감원과 PEF협의회 관계자, 준법감시 담당자 등 약 350명이 참석했다.

서재완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최근 일부 PEF 운용사의 위법·부당 행위로 시장 신뢰가 훼손됐다"며 "자율규제가 원활히 작동하도록 지원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자리에서 주요 사고 사례를 공유하고 사모펀드 운용사가 갖춰야 할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내부통제 조직 구축, 업무 수행 시 준수사항, 자율 점검 체계 등 세 가지 축이 핵심이다.

아울러 대표이사와 준법감시 담당자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내부통제 운영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준법감시 담당자는 투자대상 기업 선정이나 의결권 행사 등 운용 관련 핵심 업무에서 배제해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또 펀드 자금 집행 과정의 투명성 확보와 직무 관련 정보 이용 금지 등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자율규제 필요성도 강조됐다.

워크숍에 참석한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들은 기관투자자(LP)들의 눈높이가 높이진 만큼 수익률 못지않은 운용 프로세스 공정성에 대한 중요도에 공감했다는 후문이다. 금감원과 소통을 통해 업계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당국은 앞으로 PEF 운용사의 내부통제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모범 사례를 확산하는 한편, 업계와 소통을 통해 사모펀드가 혁신기업 자금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자본시장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자본시장의 핵심 주체로 성장한 만큼 그에 걸맞은 내부통제 역량이 요구된다"며 "앞으로도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자율적인 내부통제 문화가 안착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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