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추진 중인 JKL파트너스가 금융당국과의 갈등으로 난처한 국면에 빠졌다. 금융위원회가 롯데손보에 경영개선권고를 내리자, 롯데손보는 지난 1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권고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제기를 결정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 규제에 막힌 롯데손보 매각…JKL파트너스 출구전략 '빨간불'
경영개선권고가 확정되면 두 달 안에 자산 매각·비용 절감·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는 롯데손보의 매각을 추진하는 JKL파트너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추가로 자금을 넣어야 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높은 매각가를 기대하는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양측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회계 기준(원칙모형) 적용을 거부하고 예외모형을 고수하며 갈등을 빚었고, 올해 5월에는 후순위채 900억원 콜옵션을 금감원이 반대했음에도 조기 상환을 강행하려다 철회한 바 있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과 맞물린 건전성 규제 강화로 지급여력비율(K-ICS)이 떨어지자 자본 확충 압력이 커졌고, 이는 롯데손보의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며 매각 작업에 지속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약 5700억원 수준으로, 2019년 JKL파트너스가 7300억원에 인수한 뒤 한때 1조원을 넘겼던 시절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났다. JKL파트너스는 과거 우리금융지주가 인수를 검토했을 때 약 2조원의 몸값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재무 부담이 누적된 가운데 금융당국의 조치까지 겹치면, JKL파트너스가 기대하는 수준의 매각가를 실현하기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태광산업·TPG, 케이조선 공동 인수전 참여…美 MASGA 사업 기대감
태광산업이 미국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손잡고 케이조선(구 STX조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케이조선 예비인수의향서(LOI)를 공동 제출했으며, 태광그룹은 이번 참여에 대해 "단순 지분투자 차원"이라고 밝혔다.
현재 매물로 나온 것은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KHI 컨소시엄이 보유한 케이조선 지분 99.58%와 회사채 등으로, 거래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한다. 본입찰은 오는 2026년 1월로 예정돼 있다. 케이조선은 미국 조선 협력 프로젝트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와 미 해군 함정 정비(MRO) 사업의 참여 후보로 거론되며 인수 매력도가 높아진 상태다.
태광그룹은 최근 화학 부문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애경산업을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고,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의 인수 후보로도 거론된다. 이번 케이조선 참여 역시 신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해석되면서, 태광이 조선업까지 영향력을 넓힐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아코마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와 PXG 인수 순항
국내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아코마파트너스가 글로벌 골프 브랜드 PXG 인수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KB인베스트먼트와 공동 투자(Co-invest)를 검토하는 가운데, 인수 목적의 특수목적법인(SPC)까지 설립하며 거래 성사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IB 업계에 따르면 아코마파트너스는 이달 초 PXG 인수를 위한 SPC '아코마파트너스코리아'를 설립했다. SPC 설립은 보통 초기 검토 단계를 넘어서 자금 조달 구도가 거의 잡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요 투자자 확보가 일정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PXG는 미국 사업가 밥 파슨스가 2014년 설립한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이다. 아코마와 KB인베는 PXG 지분 100%를 보유한 파슨스 측과 매각 논의를 진행 중이다. 비상장사인 만큼 정확한 재무 정보는 공개돼 있지 않지만, 시장조사업체들은 PXG의 연 매출을 약 1억달러대 중반(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아코마파트너스는 올해 7월 설립된 신생 운용사로, 고승국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인수가 성사되면 PXG는 타이틀리스트·테일러메이드에 이어 한국계 자본이 인수하는 세 번째 글로벌 골프 브랜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