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모펀드] '1兆' 넘는 프리미엄 딜…EQT, 왜 더존비즈온에 꽂혔나
  • 이라진 기자
  • 입력: 2025.11.08 00:00 / 수정: 2025.11.08 00:00
EQT,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 매각 진행
맥쿼리PE, LG CNS 지분 7% 블록딜 매각으로 수익 '톡톡'
8일 IB 업계에 따르면 EQT파트너스는 국내 ERP 기업 더존비즈온 경영권을 1조3000억원에 사들인다. /더팩트 DB
8일 IB 업계에 따르면 EQT파트너스는 국내 ERP 기업 더존비즈온 경영권을 1조3000억원에 사들인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 EQT파트너스가 국내 ERP 1위 기업 더존비즈온을 1조원대에 인수한다. 단순한 지분 거래가 아닌 한국 IT산업의 '다음 먹거리'를 향한 EQT의 행보로 풀이된다.

◆ EQT, 더존비즈온 지분 34.8% 확보 전망…28.5% 프리미엄 적용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EQT는 지난 6일 더존비즈온 최대주주 김용우 회장이 보유한 지분 23.2% 전량과 신한 금융그룹 계열사들이 갖고 있던 지분 14.4%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EQT는 더존비즈온 지분 총 37.6%(자기주식 제외 지분율)을 보유하게 된다. 자사주를 포함한 발행 주식 수 기준 지분율은 34.8%다.

인수가는 주당 12만원으로, 지난 6일 종가(9만3400원) 대비 약 28.5%의 프리미엄을 적용했다. 인수 대금은 총 1조3158억원이다. EQT와 더존비즈온은 가격을 두고 이견 차이로 협상에 어려움을 겪다가 지분을 주당 12만원에 거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과 산업자원부의 인허가 등 관련 규제 승인을 절차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거래 관련 모든 승인이 완료된 후 거래가 종결될 예정이다.

EQT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의 유럽 최대 PEF 운용사다. EQT는 올해 6월 말 기준 사모주식과 실물자산 부문에서 총 2660억달러의 운용자산(AUM)을 보유 중이다. 지난 8월 한국에서 명함공유앱 '리멤버'를 운용하는 리멤버앤컴퍼니를 5000억원대 초반에 인수하기도 했다. SK쉴더스, KJ환경 등에도 투자했다.

더존비즈온은 1991년에 설립된 국내 유일 토종 ERP 기업이다. 국내 ERP 시장에서는 독일 SAP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기업 고객에게 핵심 ERP를 비롯해 세무, 회계, 컴플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대상 국세청 법인세 전자신고 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반 신규 기업용 솔루션인 '옴니이솔' 등을 선보이며 디지털 전환 수요에 맞춰 공격적인 확장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적 개선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023억원, 영업이익 881억원을 냈다. 이는 직전해 대비 13.45%, 21.69%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2045억원, 영업이익 468억원을 기록했다.

◆ EQT 내놓은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 누구 품에 안길까

EQT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매각 작업에도 돌입한 상태다. EQT는 2019년 에큐온그룹을 인수, 6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나선 셈이다. IB업계에 의하면 EQT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매각을 위해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애큐온캐피탈 지분 96%와 애큐온캐피탈을 통해 갖고 있는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다. 매각가는 1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매각 주관사는 UBS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IB 업계에 따르면 EQT파트너스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매각에 나섰다. /애큐온캐피탈 홈페이지
IB 업계에 따르면 EQT파트너스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매각에 나섰다. /애큐온캐피탈 홈페이지

애큐온캐피탈은 국내 17위 캐피털사이며, 애큐온저축은행은 국내 5위다. 부실 금융회사가 아닌 만큼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M&A 시장 최대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큐온캐피탈의 전신은 KT캐피탈, 애큐온저축은행은 HK저축은행이다. 지난 2019년 영국계 PEF 운용사 베어링PEA가 두 회사를 JC플라워로부터 약 7000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2022년 EQT가 베어링PEA를 사들였다.

애큐온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누적 순이익 243억원을 냈다. 별도 총자산은 4조162억원을 기록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총자산은 5조3698억원이며, 순이익은 98억원을 냈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가 두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조 단위 자금을 들일 여력이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사모펀드 운용사가 주인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 나온다.

◆ 맥쿼리PE, LG CNS 지분 7% 블록딜…4460억원 거둬

국내 PEF 운용사 맥쿼리PE가 LG CNS 보유 지분 일부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했다. LG CNS 상장 이후 두 차례에 걸친 블록딜로 약 8000억원의 수익을 확보했다.

IB 업계에 따르면 LG CNS 2대 주주인 크리스탈코리아는 수요예측을 거쳐 보유 지분 15.93% 중 약 7.0%를 지난 4일 블록딜로 매각했다. 총 매각가는 약 3억1000만달러(4460억원)이다. 주당 매각가는 거래일 종가인 주당 6만6200원에 할인율 9.0%를 적용한 주당 6만242원이다. 크리스탈코리아는 맥쿼리PE가 LG CNS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맥쿼리PE는 2020년 4월 (주)LG로부터 약 1조19억원에 LG CNS 지분 약 35%를 사들였다. 맥쿼리PE는 LG CNS 상장 당시 968만8595주를 구주 매출해 약 600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또한 배당과 리파이낸싱을 통해 투자금을 추가 회수했다. 지난 8월에는 지분 5.6%를 블록딜로 매각해 3478억원을 거뒀으며, 이번 블록딜까지 합산하면 총 7938억원의 원금 이상 수익을 냈다.

이번 거래는 맥쿼리PE가 매각한 지분을 해외 투자자 여러 곳이 공동으로 인수하는 '클럽딜' 방식으로 이뤄졌다. 매각 주관은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4곳이 맡았다. 맥쿼리PE는 남은 지분 약 6.93%에 대해 90일간 보유 의무가 있어 추가 블록딜은 해당 기간 이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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