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황원영 기자] 신영부동산신탁이 부산 해운대구 대우마리나 1·2차 재건축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총사업비만 4조원에 이르는 대형 정비사업으로, 대규모 신탁방식 정비사업 수주 행보를 본격화하는 행보다.
29일 IB업계에 따르면 신영부동산신탁은 지난 27일 대우마리나 1·2차 신탁방식 재건축 정비위원회에 토지신탁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정식 신탁 공모가 진행되면 입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대우마리나 1·2차는 해운대구 우동 일대 1164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마린시티 생활권에 속한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1700~2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다만 재건축 방식이 조합과 신탁으로 양분돼 있다는 점이 이번 사업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대우마리나 1·2차는 아파트 2개 단지(21개동)와 상가 2개 동으로 구성돼 있어 평형 구성과 상가 배치, 조합원 분양 배분 등을 두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실제로 추진위원회 교체가 한 차례 이뤄졌고, 현재 조합설립 측 추진위와 신탁 추진위가 병존하고 있다. 조합설립 측 추진위 내에서도 원주민들과 투자자 사이에 알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갈등 구조가 신탁 방식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신탁방식은 신탁사가 법적 절차에 따라 사업을 주도하기 때문에 조합 방식보다 사업 지연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갈등이 벌어질 경우 사업이 지연되거나 멈춰 서는 조합 방식과 달리, 신탁방식은 신탁사가 사업을 주도하기 때문에 사업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다만, 초기 단계부터 사업성이 검증돼야 하고, 대형 신탁사의 자금력과 추진 경험이 관건이 된다.
신영부동산신탁은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로 꼽히지만, 최근 들어 부산 지역에서 복수의 정비사업을 수행 중이다. 동래구 ‘삼창 소규모재개발정비사업’ 등 사업대행 경험을 축적한 만큼, 이번 대형 사업에서도 입찰 참여 자격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신영부동산신탁은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 21.7%, 영업용순자본비율 1331%를 유지하고 있다. 신탁사들이 책임준공형 사업 부실화로 자금난을 겪으며 위축된 것과 비교해 대형 현장 수주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대우마리나 1·2차 신탁정비위원회는 오는 9월 신탁추진설명회를 개최한 뒤, 신탁사 공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후 지정시행자 동의서 확보 절차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