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기관투자자(LP)에 보낸 서한을 통해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불가피한 결정이면서도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2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24일 LP들에게 '2025년 연례서한'을 보내면서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고려아연 인수전 등 MBK파트너스가 함께 한 굵직한 사안들에 대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했다.
먼저 홈플러스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모든 포트폴리오가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여러 주주들 중 일부는 회생 과정에서 에쿼티 투자자들에 비해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언론에서 다소 잡음을 일으켰다. 홈플러스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사재 출연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회장의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손을 잡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맞불 공개매수,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수 변경과 이사회 진입, 가처분을 통한 법적 분쟁 등을 이어왔다.
김 회장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아니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거버넌스 개혁에 관한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일부 재벌가의 부실한 기업지배구조 탓에 역사적으로 'K-디스카운트'를 받으며 거래돼 왔다. 고려아연은 거버넌스 중심 거래 활동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MBK파트너스가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20년 전 동북아에 집중하는 토종 사모펀드가 필요하다는 신념에서 출발한 뒤 바이아웃과 스페셜시추에이션이라는 두 가지 전략으로 31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로 성장했다"며 "지금까지 20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LP들에게 돌려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