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행을 확정한 롯데렌탈이 매각을 앞두고 투자적격등급을 재확인했다.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유지되고 시장 지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 긍정적 결과로 해석된다.
◆ 어피니티, 오는 11일 롯데렌탈 1.6조 본계약 체결
롯데렌탈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인 'Baa3'을 재확인받고 '안정적' 전망을 획득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Baa3'은 미국 테슬라와 한국 SK이노베이션 등 기업과 동일한 등급으로, 최고 'Aaa'부터 'C'까지 포진된 21개 등급 중 8번째로 높은 순위에 해당한다. 통상적으로 'Baa3'까지는 투자 적격, 'Ba1'부터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분류된다.
무디스의 등급 재확인은 롯데렌탈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어피니티에 롯데렌탈 지분을 매각하기에 앞서 진행된 평가로 의미를 더한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오는 11일 어피니티와 롯데렌탈 지분 56.2%를 약 1조6000억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롯데렌탈은 무디스의 평가 이유로 국내 최대 영업망과 뛰어난 경영실적, 우수한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및 이자비용 커버리지, 대규모 자산 기반 유동성 확보 능력 등이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롯데렌탈도 매각 과정에서 투자자 우려를 줄이고 회사의 성장세가 더욱 기대된다는 자평이다.
또한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인수 후 추진할 계획인 해외 자금 조달도 이번 무디스 신용등급을 통해 날개를 달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롯데렌탈의 조달 금리가 무디스 신용등급 재인증으로 전반적인 인하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인수 본 계약 체결과 동시에 2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제3자 배정자는 어피니티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 카리나트랜스포테인션그룹이다. 조달 목적은 시설자금 1219억원, 채무상환자금 900억원 등이며 주당 2만9180원에 보통주 726만1877주를 신주로 발행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 반올림 이어 오구피자 품은 오케스트라PE, '피자앤컴퍼니' 출범
피자 프렌차이즈업체 반올림피자에 이어 오구피자를 품에 안은 사모펀드 운용사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오케스트라PE)가 반올림피자를 중심으로 피자 사업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새 법인 '피자앤컴퍼니'를 출범한다. 오케스트라PE는 피자앤컴퍼니를 한국을 대표하는 피자 프렌차이즈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반올림피자는 지난 4일 오구피자와 반올림피자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공개하면서 법인명을 피자앤컴퍼니(Pizza & Company)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시장 관심은 피자앤컴퍼니의 대주주인 오케스트라PE로 쏠린다. 지난 2022년 반올림피자를 인수한 오케스트라PE는 피자의 주재료인 도우나 소스 등을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전환해 수익성 개선을 꾀했고, 유사한 유형의 회사를 추가로 인수해 사업적 시너지를 노리는 '볼트온(Bolt-on)' 전략으로 지난해 11월 오구피자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인수 당시 평가는 엇갈렸다. 오구피자 인수 당시 쓰였던 약 100억원가량의 인수 대금이 반올림피자가 보유한 사내 유보금을 활용하면서 일부 우려를 자아냈기 때문이다. 또 오구피자가 사명에서도 드러나듯 가장 저렴한 피자가 한 판에 5900원인 저가브랜드인 만큼 원하는 수익 제고를 이뤄낼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쏠렸다.
그러나 반올림피자 인수 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을 60%에 육박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서 시장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여기에 전국에 약 370곳의 매장을 둔 오구피자까지 더해 새 법인까지 출범하면서 매장 수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올림피자와 오구피자 매장은 지난 4일 기준 전국에 각각 360곳, 370곳씩 운영되고 있다.
반올림피자 관계자는 "오구피자 인수 후 브랜딩 리뉴얼 작업을 통해 새로운 BI와 캐릭터를 선보이게 됐다"며 "두 브랜드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피자 브랜드로써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큐리어스파트너스, 3호 블라인드 펀드 결성…4300억 규모
사모펀드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큐리어스)가 약 4300억원 규모의 세 번째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자금 모집에 나선 지 약 5개월 만의 성과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리어스는 최근 3호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중·후순위를 제공하는 약 2600억원 규모 펀드와 국민연금 등이 참여한 약 1700억원 규모 펀드가 병행된 형태다.
또한 큐리어스의 3호 블라인드 펀드 결성은 당초 계획보다 초과 달성한 성과로 주목도를 높인다. 지난해 8월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앵커 출자자로 확보하고 MG새마을금고중앙회나 각종 공제회 등 출자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왔고, 특히 지난해 말 국민연금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면서 시장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과학기술인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출자기관의 선택을 연이어 받으면서 성공적인 펀드 결성을 마무리했다.
큐리어스는 이번에 결성한 펀드 금액으로 건설, 철강, 화학업종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5월 장기간 미인도로 골칫거리로 꼽히던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4척을 약 1조원에 인수했다가 성공적으로 회수한 경험 등을 살리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큐리어스 관계자는 "3호 블라인드 펀드의 주요 전략은 재무·사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크레딧 투자"라며 "건설·철강·화학 등 산업 분야에서 우량 실물자산 또는 우량 자회사 등을 갖췄지만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