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MBK파트너스(MBK)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대상으로 주주대표소송에 나선다.
5일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이하 한화) 지분을 한화에너지에 헐값에 처분한 것과 관련해 박기덕 대표와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인 최 회장에 책임을 묻는 주주대표소송 제기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영풍·MBK에 따르면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보유 중인 한화 지분 7.25%를 시간외대량매매로 한화에너지에 주당 2만7950원에 처분했다. 이는 2년 전 고려아연이 자사주 교환 방식으로 한화 지분을 매수했을 때보다 3% 낮은 가격으로, 주주들이 약 49억원의 손실을 입게됐다는 해석이다.
영풍·MBK 관계자는 "거래가 있기 불과 4개월여 전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을 주당 3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에 나섰다"며 "만약 고려아연이 이 공개매수에 응해 한화 지분을 처분했다면 매입가 대비 49억원 손실이 아니라 약 110억원의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화에너지로선 그룹 승계를 위해 중요한 주식을 기대보다 훨씬 헐값에 확보했으나, 고려아연 입장에선 비싸게 받을 수 있는 것을 오히려 손해 보고 처분한 꼴"이라며 "고려아연 경영권이 영풍·MBK로 넘어갈 경우 한화 지분 매입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할 정황도 충분했다. 한화에너지로선 프리미엄 지불이 아깝지 않을 주식이었던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4일 4만4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이 한화에너지에 지분을 넘긴 4개월 전 대비 약 60% 오른 가격이다.
영풍·MBK 관계자는 "만약 고려아연이 현재 가격에 한화 지분을 처분했다면 무려 93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라며 "이 기회는 한화와 맺은 3년이란 의무보유약정만 지켰더라도 가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 측은 한화 지분 처분 배경에 대해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대규모 금융 차입으로 재무 부담이 가중됨에 따른 현금 확보 차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