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서울프라이빗에쿼티(서울PE)가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KT그룹 산하 보안업체 이니텍에 이어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 등으로 유명한 가전제품 제조업체 위니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 서울PE, 870억원에 위니아 사나…공개 입찰 26일까지 진행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니아는 지난 18일 인수합병(M&A) 공고를 통해 에스피이신성장바이아웃 펀드 1호와 공고전 인수예정자 선정 및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에스피이신성장바이아웃펀드는 서울PE가 조성한 펀드다.
서울PE와 위니아의 투자계약 체결방식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es) 방식이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대상 기업이 특정 인수자와 기본적인 인수 조건으로 사전 계약을 체결한 후 공개 입찰을 진행해 다른 입찰자가 없다면 스토킹 호스 입찰자가 최종 인수하는 방식으로, 공개 입찰 후 인수자가 없다면 서울PE가 위니아를 최종 인수할 전망이다. 위니아 공개 입찰은 삼일PwC가 주관을 맡았으며, 오는 26일까지 진행된다.
시장에서는 서울PE가 위니아 인수를 위해 제시한 금액이 약 870억원이며 이 중 5%의 계약금을 이미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광원과 함께 위니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위니아가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인수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견해도 지배적이다. 위니아는 2022년부터 영업손실 735억원으로 적자 전환해 2023년 12월 기업회생계획 인가 전 매각을 추진해 왔다. 또 박영우 대유위니아 회장이 2020년 10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위니아전자(옛 동부대우전자)와 위니아 근로자 800여명 임금과 퇴직금 약 470억원을 체불한 혐의로 지난해 3월 구속기소 되면서 오너리스크도 겪고 있다.
한편 서울PE는 기업 인수합병 목적의 바이아웃펀드와 메자닌, 채권, 대체투자 등을 목적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사모펀드사로 지난 2024년 출범했다. 최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회사가 계약 직전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겨 매물로 나온 KT의 이니텍을 850억원가량에 품는다고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센트로이드, 中 그린소스 투자금 회수…투자 후 8년만
글로벌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의 운용사로 알려져 있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센트로이드)가 중국 기업 그린소스인터내셔널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센트로이드는 지난 1월 그린소스인터내셔널 자회사인 복건글리바이오테크의 배당금 약 74억원을 수령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017년 센트로이드제1호차이나사모투자합자회사를 설립해 75억원규모의 그린소스인터내셔널 전환사채(CB)에 투자한지 8년 만이다.
앞서 센트로이드는 그린소스인터내셔널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어 왔다. 그린소스인터내셔널을 인수한 해 그린소스인터내셔널 경영자가 구속되고 추진하던 코스닥 기업공개(IPO)도 실패하면서 펀드 출자자(LP)에게 분배할 펀드 청산에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또 그린소스인터내셔널 전환사채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청구했으나 그린소스인터내셔널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기도 했다.
다만 2020년 홍콩국제중재센터에 복건글리바이오테크를 상대로 중재를 신청해 2021년부터 주요 재산에 대한 가압류에 나섰고, 중재에서 승소해 공장과 퇴사용권 등을 경매에 부칠 수 있었다. 이에 이번 배당금 수령을 통한 투자금 회수도 주요 자산 경매를 통해 이뤄졌다.
센트로이드는 이번 그린소스인터내셔널 투자금 회수를 통해 펀드 출자자 분배를 진행할 1호 펀드 청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원금 대비 회수율은 약 85~87%다.
◆ 건근공, 2년 만에 사모펀드 출자 사업…400억 규모
건설근로자공제회(건근공)가 2년 만에 국내 사모펀드사를 대상으로 출자 사업을 진행한다.
건근공은 사모펀드 위탁운용사 2곳을 선정하는 공고를 내고 각각 200억원씩 총 400억원을 출자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출자 사업 대상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로 한정된다.
선발된 운용사는 총 1000억원 이상 3000억원 이하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야 하고 펀드결성증액의 1%가량을 의무적으로 출자해야 하는 형태다. 투자 기간은 설립 후 5년, 펀드 만기는 10년 이내다.
건근공의 사모펀드 대상 출자 사업은 지난 2023년 IMM인베스트먼트와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를 선정해 각각 300억원씩 총 600억원을 출자한 후 약 2년 만이다. 또 이번 출자사업에서는 벤처펀드 위탁운용사 2곳도 선정해 각 50억원씩 총 100억원을 출자하는 것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사모펀드와 벤처캐피널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접수는 오는 3월 5일까지 진행되며, 4월 중순께 최종 운용사가 확정될 예정이다. 선정 과정에서는 제안서 평가(100점, 정량 및 정성 평가)와 구술 심사(100점, 정성 평가) 등이 반영된다.
한편 건근공은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으로 지난 1997년 건설근로자의 복지 증진과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설립됐다. 운용자산(AUM)은 지난 2023년 말 평가액 기준 5조1348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