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소액주주들, 사측 압박 지속···"집중투표제·보수심의제 도입"
  • 이라진 기자
  • 입력: 2025.02.17 10:58 / 수정: 2025.02.17 10:58
"밸류업 공시 환영···일부 미진"
이마트 주가, 최근 5년간 60%↓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소액주주들이 사측에 2차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마트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소액주주들이 사측에 2차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마트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이마트 소액주주들이 재차 이마트 압박에 나섰다. 올해 초 1차 주주서한을 발송한 데 이어 사측의 밸류업 계획 공시를 환영하면서도 미진한 점을 지적하며 2차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와 보수심의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 등을 안건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소액주주들은 지난 13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올 초 발송한 주주서한 내용 중 경영개선 계획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확대, 보유 자사주 절반 단계적 소각 등 요구사항 일부가 반영됐다고 보고 긍정적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미진한 점을 반영해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마트 소액주주들이 액트를 통해 재차 사측 압박에 나선 것이다. 액트와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주주제안서를 통해 다섯 가지를 주주제안했다. 밸류업 계획 공개, 자사주 전량 소각, 정관상 집중투표 배제 조항 삭제, 정관상 주주총회 보수심의제 도입, 정관상 ESG 사항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 등이다.

액트와 경제개혁연대는 주주제안서에서 이마트의 주가는 최근 5년간 60% 가까이 하락하고 지난해 3분기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6에 불과해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권익 측면에서 구조적인 저평가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이마트가 최근 발표한 밸류업 계획을 보완해 올해 상반기까지 재공시하고, 그 이행 현황을 매분기 공시할 것을 이사회에 권고하는 의안을 제안했다.

이마트의 자사주 소각 계획에 대해서는 전량 소각을 요구했으며, 나머지 자사주가 2021년 네이버와 상호주를 형성한 것처럼 우호 지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측 후보의 이사 선임 가능성을 높여 기업 거버넌스 개선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로 주주제안했으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이사의 보수를 심의하는 보수심의제는 정재은 명예회장과 이명희·정용진 회장의 보수가 과다하다는 점에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보수심의제가 도입된다면 경영진 보수의 합리성과 그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가 과반 이상 주주의 지지를 얻는 보수정책을 마련하려면 당연히 경영진 보수가 실적과 기업가치를 반영하도록 설계해야 하며 주주들은 보수정책을 검토하고 승인하는 과정에서 동 정책에 대한 신뢰를 어느 정도 부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액트는 올해 초 경제개혁연대와 함께 이마트 밸류업을 위한 1차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이 서한에는 자사주 전량 소각과 집중투표제 도입, 주주총회에서의 임원 보수 정책 보고·승인, 권고적 주주제안 허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후 지난 11일 이마트는 최소 배당금을 상향하고 자사주를 소각하는 내용의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이마트는 최저배당을 기존 주당 2000원에서 2500원으로 25% 상향한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3년간 이마트 주주는 최저 2500원의 배당을 보장받는다. 배당 증액을 위해 이마트는 매년 134억원의 재원을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2025년부터 2026년까지 2년 이내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의 50% 이상을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현재 전체 주식의 3.9%인 108만7466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년에 28만주씩 총 56만주를 소각한다는 계획이며, 56만주는 전체 주식의 2% 해당한다.

이마트 측은 "본업 경쟁력 강화통한 성장성과 수익성 향상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한편 배당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주주가치 증대와 기업가치 향상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윤태준 액트 소장은 "이마트의 발표는 분명 고무적인 상황으로 다만 여전히 미소각 자사주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예정"이라며 "정용진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보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많은 소액주주의 우려가 가시지 않은 만큼 중지를 모아 향후 전략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7일 오전 10시 35분 기준 액트 내 이마트 소액주주들은 1082명이 결집된 상태다. 이들의 주식수는 53만4388주이며, 지분율은 1.92%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48분 기준 이마트 주가는 전 거래일(7만1500원) 대비 0.42%(300원) 오른 7만1800원에 거래 중이다. 2022년 3월 25일 14만4500원을 터치했던 주가는 약 3년 사이 50.31%나 빠지며 반토막이 났다.

raji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