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라진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인쇄 회로 기판(PCB) 제조사인 일본 FICT를 인수한다.
◆ MBK, 美 SI 폼팩터와 손잡아···인수가 약 9500억원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미국 반도체 검사 장비 기업인 폼팩터(FormFactor)와 손잡고 FICT를 인수한다. 현재 FICT 지분을 100% 보유한 투자 펀드 '어드밴티지 파트너스'에서 MBK가 80%, 폼팩터가 20%를 인수하기로 했다. 폼팩터는 전략적투자자(SI)로 인수에 참여했다. 인수금액은 1000억엔(약 95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MBK파트너스 측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FICT는 고밀도 및 고속 데이터 전송 기술을 갖춘 기판 제조에 강점을 갖고 있다. 슈퍼컴퓨터 '후가쿠(富岳)'와 '케이(京)'의 기판을 제작하기도 했다.
MBK는 이번 투자에 현재 조성 중인 6호 펀드를 활용한다. 'MBK 6호 펀드'는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공개매수 등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인수했다. 이번 FICT 인수 건은 6호 펀드의 두 번째 투자다.
한편, FICT는 후지쓰 자회사였다가 2020년 어드밴티지 파트너스로 매각됐다. 2024년 3월 회계연도 매출은 300억엔, 직원 수는 980명이다.
폼팩터는 반도체 검사 장비 주요 부품으로 FICT 기판을 활용하고 있다. 이번 제휴를 통해 글로벌 고객 확대를 목표로 한다.
◆ KCGI·미래에셋운용, 권선 업체 에식스솔루션즈에 2억달러 규모 투자 마무리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CGI와 미래에셋자산운용 PE부문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글로벌 1위 권선 업체인 에식스솔루션즈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KCGI·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 5일 에식스솔루션즈에 2억달러(약 2900억원)의 신주 대금을 완납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이번 투자로 LS그룹 해외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의 지분 21.1%를 인수하게 됐다. 이를 통해 평가된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가치는 9억5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컨소시엄은 이번 투자를 위해 3000억원 규모의 'KCGI-미래에셋 글로벌 에너지 ESG 사모투자 합자회사(이하 PEF)'를 설립했다. KCGI의 강성부 대표, 정준택 부대표, 임현철 부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배중규 본부장, 공영현 팀장 등 총 5인으로 PEF의 핵심운용인력이 구성됐다.
PEF LP 투자자로는 교직원공제회, MG새마을금고, 한국증권금융 등이 주축을 이뤘다. 이들은 투자 결정에 앞서 에이식스솔루션즈의 애틀란타 본사와 주요 공장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CGI는 2024년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에이식스솔루션즈는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에 거점을 보유한 글로벌 1위 권선 제조업체다. 권선은 전기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상호 변환 역할을 하는 소재로 전기차 구동 모터와 초고압 변압기에 사용된다.
에이식스는 연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코스피 상장과 함께 해외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에이식스솔루션즈는 이번 프리 IPO 자금 2억달러를 올해와 내년 성장을 위한 투자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KCGI는 에이식스솔루션즈·LS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LS그룹이 'Vision 2030'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정한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사업에 적극 공감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LS그룹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 센트로이드, '5조 몸값'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매각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인수 3년 만에 세계 3대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매각에 나선다. 국내 사모펀드 역사상 최대 규모 크로스보더 딜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B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는 상반기 중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매각가는 35억달러(약 5조600억원)가 거론된다. 이는 2021년 인수 금액(17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2조1500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센트로이드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이후 테일러메이드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태일러메이드의 매출은 2020년 9억4300만달러에서 2023년 14억4400만달러로 증가했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같은 기간 1억700만달러에서 2억2150만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이 가운데 매각의 최대 변수로 F&F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가 꼽힌다. F&F는 테일러메이드 인수 당시 우선매수권과 주요 경영사항 동의권을 확보했으며, 제3자 매각 제안이 들어올 경우 14일 내 같은 조건으로 우선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F&F는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확보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업계에서는 5조원대 자금 조달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독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 국부펀드와 글로벌 최상위 PEF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매각가는 경쟁사 아퀴쉬네트의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입이익(EV/EBIDTA) 15배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한 금액으로 산정됐다. 업계에서는 매각이 성사되면 국내 PEF가 주도한 최대 규모 크로스보더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환산수익률(IRR)은 4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 신협중앙회 등 테일러메이드 펀드에 참여한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