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는 반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024년 11월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이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 주주가 제안한 집중투표제를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15일 한국ESG기준원은 전날 오후 기관투자자들에게 발송한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집중투표제에 반대 의견을 낸 의결권 자문사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에 이어 두 번째다.
또한 한국ESG기준원은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 이사 후보 중 7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개선될 필요가 있는 역량과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으며,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추천한 이사들을 고려아연 이사로 선임하는 게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제고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ESG기준원은 보고서를 통해 "장기간 정관 내 집중투표제를 배제해 온 회사가 경영권 분쟁의 상황에서 해당 제도를 도입한다는 점은 상당히 이례적이고, 이는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그 본래 목적인 소수주주권 보호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국ESG기준원 측은 이어 "최대 주주와 이에 버금가는 2대 주주에 소유 구조가 집중된 경우 오히려 소수주주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며 "집중투표제의 도입 취지 및 목적과 더불어 고려아연 지분 구조에 따른 집중투표제의 실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해당 조항 변경의 필요성 및 타당성이 현시점에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 7명에 대해서는 전원 반대했다. 한국ESG기준원 측은 "일반공모 유상증자 사태로 인해 고려아연 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와 형사 고소가 진행되는 등 상당한 법적 리스크가 발생했다"며 "기존 경영진으로부터 이사회 독립성 확보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배경을 밝혔다.
MBK파트너스와 영풍도 한국ESG기준원의 평가에 반응했다. MBK파트너스·영풍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가장 공신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의결권 자문사 2곳에서 집중투표제에 대해 반대 권고를 한 점은 물론 최윤범 회장 체제의 현 고려아연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고, 이사회 개혁을 통해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점에 공감해 준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