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루이스, 집중투표제·고려아연 측 추천 이사 후보 4인에 찬성 의견
MBK "사실 확인 없이 이전 보고서 답습 실망스러워"
14일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를 겨냥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이날 오전 기관투자자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와 고려아연 측 추천 이사 4명에 찬성표를 던졌다. /고려아연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측의 집중투표제에 찬성 의견을 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를 비판했다. 현 경영진에 대한 편향성뿐만 아니라 집중투표제에 찬성하는 이유와 이사진 구성에 논리적인 모순까지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MBK파트너스·영풍 측은 "글래스루이스의 보고서는 사법당국의 조사를 앞둔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물론 원아시아파트너스, 이그니오홀딩스 등 의혹이 가득한 투자 건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채 최윤범 회장 측 인사들로만 구성된 현 고려아연 사외이사들에 대해 독립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공신력을 의심케 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지적은 이날 글래스루이스가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린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안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내고,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추천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표를 행사하겠다고 권고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에 MBK파트너스·영풍은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에 최 회장을 비롯한 기존 경영진에 대한 편향성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꼬집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의 지난 몇 년 간 재무·경영 성과는 최 회장의 리더십을 비롯해 동종 업계 대비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했으며, 주주들과 자본시장으로부터 지탄 받은 일반공모유상증자 사태에 대해서도 주주들의 우려에 대한 대응력을 보여줬다는 식의 편향된 의견을 제시했다"며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의 현 이사회의 구성과 독립성에 대한 주주 우려에 대한 중대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며 최윤범 회장 측 인사로만 구성돼 거수기 역할만 했던 고려아연 현 이사회의 7명의 사외이사가 독립적이라고까지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글래스루이스가 사실이 아닌 내용도 보고서에 담았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해당 보고서에서 고려아연은 장기적 성장과 가치 창출을 달성한다는 명시된 목표를 가지고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선전하지만, MBK파트너스·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새로운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를 크게 줄이고 단기 수익을 우선시할 것을 옹호하고 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사실과 다른 내용까지 포함됐다"고 말했다.
집중투표제 찬성 이유와 고려아연 측 추천 후보 4명에 찬성표를 던진 이유가 모순된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균형감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MBK파트너스·영풍 측 추천 후보의 이사회 진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논리적으로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글래스루이스의 보고서가 최 회장에 대한 편향성은 물론, 집중투표제 찬성 근거와 이사회 추천 후보에 대한 이유가 서로 앞뒤가 안 맞는 문제점들을 가졌다는 점에 대해 주주들은 모두 인지하실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주주들이 우려하는 1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분쟁 장기화 국면에 대한 입장이나 분석도 없고, 사실에 대한 확인도 없이 이전 보고서와 자료를 답습하는 기계적인 모습을 보여 실망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