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자문사들,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 모두 반대"
고려아연 "서스틴베스트, 집중투표제 등 정관변경안 찬성"
13일 MBK파트너스는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들 전원에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MBK파트너스(MBK)가 ISS와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의 의결권 자문사들이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들 모두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서스틴베스트가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설정'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이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 모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13일 MBK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총을 앞두고 ISS와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한목소리로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들 모두에 대해 ‘반대(AGAINST)’를 권고하고 있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와 영풍이 강조한 바와 같이, 현 고려아연 이사회는 관리·감독 기능을 상실했고 최윤범 회장의 전횡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어느 방식이든 더 이상 최 회장 측 이사진이 추가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미이며, 고려아연 이사회 개혁의 필요성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공감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MBK에 따르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는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들에 대해 모두 반대한 반면, MBK·영풍 측 후보 7명에게만 찬성을 권고했다.
MBK는 이에 대해 "서스틴베스트 가이드라인 상 이사수의 지나친 축소나 확대에 반대하기에 고려아연 이사수를 19인으로 제한하는 것을 전제로, 현 이사회 12명을 제외한 나머지 신규 7인 자리에 모두MBK·영풍 측 후보가 들어가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MBK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지난 9일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에 대해서 전원 반대할 것을 권고하며, 신규 자리에는 이사회 개혁을 위해 MBK·영풍 측 후보가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를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MBK에 따르면 서스틴베스트는 고려아연에 대해 “신사업추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시장과 산업지수를 하회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신사업 투자의 진척정도, 구체적인 달성목표 및 성과에 대한 투자자 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기투자자산(고려아연 본연의 사업과 무관한 투자자산)의 증가세를 고려할 때, 회사의 자본효율성과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이 개선될 필요가 있고, 이그니오 및 원아시아파트너스 등 의문이 제기된 투자 집행에 대한 회사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주주소통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애둘러 비판했다.
다만 MBK는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집중투표제의 도입에 대해선 국내와 글로벌 자문사 간 견해가 갈렸다"고 말했다.
MBK에 따르면 서스틴베스트는 “소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며 집중투표제 제도자체를 원론적으로 평가해 찬성을 권고한 반면, ISS는 "일반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에게 혜택이 가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번 경우에는 MBK·영풍 측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개혁들을 희석시키는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최 회장 측 자리보전용으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려는 의도를 꼬집으면서 반대했다.
고려아연 측은 서스틴베스트가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설정'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이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 모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는 데 집중했다.
특히 고려아연 실적과 경영성과, 주주환원 등 대부분의 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현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이 주주가치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려아연은 서스틴베스트가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투자자본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된다며 재무적 효율성을 강조하는 MBK의 기존 투자전략과 운영방식에 비추어 MBK 측이 기존 경영진을 대체할 정도의 경영능력을 갖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서스틴베스트는 MBK·영풍 측이 반대하는 집중투표제에 대해 "소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돼 찬성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이사 선임 시 각 주주가 1주당 1표가 아닌 선임할 이사 수만틈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집중투표제가 소수주주 권익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려아연에 따르면 서스틴베스트는 이사 수를 19인 이하로 제한하는 안건도 찬성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사 수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이사 개개인의 책임과 권한이 약화될 수 있다"며 "의견 조율이 어려워지면 이사회 운영의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고려아연은 서스틴베스트가 이번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현재 12명인 이사회 인원이 최대 33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서스틴베스트가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이 제안한 다른 정관 변경안들에 대해서도 소수주주의 권한 보호,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 주주가치 제고, 배당 예측 가능성이 예상된다며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모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려아연은 서스틴베스트가 MBK·영풍 측이 제안한 이사 후보 절반만을 찬성하며, 특히 적대적 M&A를 주도한 김광일 MBK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의 이사회 진입을 반대했다고 밝혔다.고려아연에 따르면 서스틴베스트는 “현 경영진을 유지하되, 이사회 독립성과 관리감독, 자문 기능을 강화하면서 현재 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신사업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게 장기 주주가치에 더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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