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외환시장, 일단 정상 개장
각종 지표 충격 후 회복세
강도 세나 기간 짧을 것이라는 시각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 선포를 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군인들이 이동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43년 만의 계엄령 선포에 시장 충격이 거세다. 환율은 급등, 가상화폐 시세와 뉴욕 증시에 상장한 한국 기업은 폭락 후 일부 회복한 채 마감했으나 변동 폭과 불확실성은 확대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권 전반에서 진행하려 했던 현안들도 모두 중단되거나 연기되면서 불안함을 머금은 시선들은 다시 국내 증시로 쏠리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수의 금융사가 대책 회의를 예고하며 위기관리 체제로 전환을 예고했다. 주요 은행과 증권사들은 야간 데스크와 해외 법인 등 국내외 시장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시장 상황을 빈틈없이 하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날 예고된 금융권 내 여러 현안이나 행사들도 모두 중단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여의도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잠정 연기했으며, 토스는 연말 송년행사를 취소했다.
이는 지난 3일 밤 10시 30분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금융권을 비롯한 경제계 현안들이 모두 중단되고 계엄령에 대한 대응에 나선 까닭으로 풀이된다. 계엄령 자체는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의안이 가결되면서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됐으나 간밤 서울 시내에 탱크와 헬기가 지나가고 국회에 무장 군인이 몰려들어 출입을 통제하는 등 시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가장 주목도가 높던 증시 휴장 여부는 무산됐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최상목 부총리 주재하에 F4 긴급회의를 열고 9시로 예정된 국내 증시를 정상적으로 개장한다고 밝혔다. 다만 개장 직후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 폭 확대는 일부 예고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43년 만의 계엄령 선포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더팩트 DB |
투자자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더해지고 있다. 실제로 코리아 200 야간선물 지수가 이날 새벽 장중 5% 넘게 폭락했고, 환율은 1440원선까지 급등, 비트코인은 장중 8826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가면서 충격을 더했다.
일각에서는 시장 충격 강도는 세지만 기간은 짧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우선 주식 시장이 정상적으로 개장하는 것은 물론 모든 금융이나 외환시장이 정상 운영되고, 금융 당국도 필요시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시장 우려를 잠재우고 있어서다. 한국은행도 이날 임시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시장 안정화 조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실제로 시장은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앞서 급등락을 보였던 코리아 200 야간선물지수는 1% 하락으로 마감한 것을 비롯해, 오전 8시 기준 환율은 1410원대, 비트코인은 1억3000만원대 가격으로 복귀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간밤 계엄령 선포로 여러 지표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됐으나 다소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당국도 증시나 금융시장을 정상적으로 개장키로 한 배경이기도 하다"며 "투자자들은 개장 직후 주가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하고 있다. 정치적인 이슈가 해소됐다는 평가도 일부 나오면서 오히려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업계는 우선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