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데팡스,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 참전
세계 4대 PEF 아폴로, 한국 진출 공식화
MBK파트너스는 최근 골프존카운티 자회사 지씨사천을 통해 이글몬트CC를 보유한 히든팰리스 주식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글몬트CC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경기도 안성에 있는 이글몬트컨트리클럽(이글몬트CC)를 인수했다. 리파이낸싱을 단행한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골프존카운티를 통해 인수하는 만큼 향후 기업가치 제고에도 힘을 얻을 전망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골프존카운티 자회사 지씨사천을 통해 이글몬트CC를 보유한 히든팰리스 주식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규모는 2400억원이나 부채가 1900억원에 달해 거래 대금은 500억원 수준이다.
이글몬트CC는 약 161만9834㎡ 규모의 27홀 대중제 골프장이다. 이에 홀당 인수규모는 90억7000만원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이글몬트CC를 비교적 비싸게 사들이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골프장 매각 시세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홀당 100억원까지 치솟았으나 엔데믹 후 다시 수요가 늘면서 70~80억원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MBK파트너스의 이번 인수가에는 수도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는 이글몬트CC 인수를 통해 골프존카운티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골프존카운티의 최대주주는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골프인프라투자로,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골프존카운티 보통주 54.83%, 전환우선주 3.54%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41.63%는 골프존뉴딘홀딩스가 소유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는 2018년 골프존카운티를 설립할 때 1000억원 가량을 투자했고 이후 4번이나 유상증자에 참여해 거금을 투입해 왔다. 올해도 약 3000억원가량 리파이낸싱을 진행했다. 골프존카운티가 향후 기업공개(IPO)도 앞둔 만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추가 골프장 인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왼쪽부터)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형제가 지난 4월 28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박헌우 기자 |
◆ 라데팡스, 한미사이언스 지분 3.7% 취득…경영 참여 예고
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라데팡스)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3.7%를 취득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가현문화재단은 지난 18일 킬링턴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고 송 회장이 들고 있던 한미사이언스 주식 79만8000주(1.17%)를, 임 부회장의 37만1080주(0.54%), 가현문화재단의 132만1831주(1.94%)를 킬링턴에 장외 매도했다. 킬링턴은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가 85%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유한회사다.
매각 예정 가격은 모두 같은 주당 3만5000원으로 22일 종가인 3만2550원보다 7.52% 높다. 이에 총매각 규모는 870억원에 달한다. 거래 목적은 상속세 연부연납 세액 납부 목적의 대출 상환이다.
라데팡스는 이번 한미사이언스 지분 인수를 통해 경영 참여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주주들의 상속세와 개인투자로 인한 과도한 부채 이슈가 한계점에 와있고, 지배구조에서 파생되는 여러 문제로 인해 기업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가 뒷전이 됐다는 목소리도 함께 냈다.
라데팡스 측은 "특정 대주주 중심의 천편일률적 지배구조 개선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알기에, 한미약품그룹이 속한 국내 제약산업 및 레거시에 맞는 전략적 접근을 바탕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도모하고자 한다"며" 한미약품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뜻을 모은 대주주 3인과 함께 다시 한번 나아가고자 한다. 통합과 실용의 정신으로 빠른 시일 내 경영권 갈등을 해결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든든한 우군 역할을 자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송 회장 등 3자 연합과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임종휸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은 라데팡스의 이번 지분 취득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동시에 김남규 대표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배임 및 횡령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아폴로가 서울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6번째 지부로 선택하고 한국 자본시장 공략에 나선다. /더팩트 DB |
◆ 한국에 뿌리내린 아폴로…삼성증권 출신 이재현 대표 선임
세계 4대 PEF사로 꼽히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아폴로)가 서울 지점을 개설한다. 초대 수장 자리는 삼성증권 부사장 출신의 이재현 대표가 맡는다.
아폴로는 지난 18일 서울 지점을 공식 개설하고 이재현 전 삼성증권 부사장을 파트너 겸 한국 대표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시장 공략에 나선 아폴로는 일본 도쿄, 호주 시드니, 홍콩, 인도 뭄바이, 싱가포르 등에 지점을 개설해 왔고 마침내 한국에도 뿌리를 내리게 됐다.
초대 수장에 오른 이재현 대표는 KPMG, 제이피모건증권, 골드만삭스증권 UBS 등에서 25년 넘게 경력을 쌓은 IB 전문가로 지난 2022년 삼성증권 부사장으로 합류해 올해 7월까지 삼성증권 IB1 부문을 이끌어 왔다.
아폴로 역시 새롭게 출범할 서울 시장과 이재현 대표에 기대를 드러냈다. 스콧 클라인만 아폴로 자산운용부문 공동 대표는 "한국은 주요 금융 허브 중 하나다"며 "아폴로의 위험·보상 스펙트럼에 걸친 다양한 자산 운용 설루션을 공급하고,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자본 설루션을 제공할 기회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존재감을 강화하는 데에 이재현 대표를 영입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아폴로는 1990년 미국에서 설립된 회사로 지난 2021년 말 기준 운용자산만 648조원에 달해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등과 함께 글로벌 4대 PEF 운용사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