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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끝나지 않는 '팬데믹 몸살'…몸집 줄여 위기 대비
입력: 2024.11.19 10:45 / 수정: 2024.11.19 10:48

9월 외국인 관광객 수, 코로나19 이전 회복…免 업계는 아직
3분기 주요 면세점 영업익 적자, 희망퇴직 시행 등 비용 축소


국내 면세점 업계가 올해 3분기 전원 영업이익 적자가 발생한 가운데 희망퇴직, 비상경영체제 등에 돌입하며 위기를 대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한 면세점 매장에 방문한 관광객 모습 /우지수 기자
국내 면세점 업계가 올해 3분기 전원 영업이익 적자가 발생한 가운데 희망퇴직, 비상경영체제 등에 돌입하며 위기를 대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한 면세점 매장에 방문한 관광객 모습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면세점 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길어지는 불황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면세점 업체들(롯데·신라·현대·신세계)은 모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면세점 주요 고객층을 이뤘던 중국인들이 자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소비를 줄인 것이 큰 이유다. 면세점 업계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외형을 축소하며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근속 5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이 회사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지난 2015년 창사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더해 신세계디에프는 유신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7∼8명의 급여 20% 반납까지 결정했다. 지난 8월에는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가 지난 2022년 12월 이후 두 번째로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팬데믹에 이어 중국 경제 둔화와 고환율,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영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희망퇴직 결정이 신라, 현대면세점까지 확산될지도 주목된다. 이들 면세점 업체는 모두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냈다.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3분기 162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적자전환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은 영업손실이 4.5배 이상 불어난 460억원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3분기 373억원, 현대면세점은 80억원 영업손실을 내면서 두 회사 모두 지난해 3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다만 이와 관련,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고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희망퇴직 관련 검토한 적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매판매액지수에서 전월 대비 감소 폭이 가장 큰 업태는 면세점(10.7%)이다.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처음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9월(145만9664명)을 넘어선 146만4300명을 기록했음에도 면세점 업황의 회복은 더딘 상태다.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 방문이 줄고 국내 소비 위축 등 분위기가 겹쳐 사업 어려움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오후 한산한 모습의 서울 시내 한 면세점 모습 /뉴시스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 방문이 줄고 국내 소비 위축 등 분위기가 겹쳐 사업 어려움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오후 한산한 모습의 서울 시내 한 면세점 모습 /뉴시스

업계의 이같은 어려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된 경제 상황에 기인한다. 기존 매출액을 책임졌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대규모 쇼핑이 줄었고 국내 시장 소비 역시 위축됐다. 해외 여행과 국내 관광객이 늘면서 공항을 찾는 소비자는 늘어났지만 여행 방식이 바뀌어 면세점을 찾지 않는 관광객이 늘어난 점도 영향도 미쳤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여행을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단체 여행이 아닌 이상 면세점을 잘 방문하지 않는다. 그중 효자 노릇을 했던 중국인 단체여행객도 최근 비율이 줄었다"며 "관광객들은 서울 성수동이나 명동, 홍대 등을 찾으면서 쇼핑보다는 여행 체험을 더 선호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면세점 업계는 희망퇴직, 비상경영체제 등 자구책 마련에 힘쓰는 한편 여행객 수요에 맞춘 체질 개선도 꾀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9월 인천국제공항에 신(新)명품 등 신진 브랜드와 체험 요소 등을 내세운 '신세계존'을 선보였다. 2030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 위주로 입점시켜 관광객의 발길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은 매출액이 늘어난 해외 사업에 집중해 일본 도쿄긴자점을 전면 새 단장하고 관광객 공략을 시작했다.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은 현지 유동인구가 많은 도큐플라자 긴자 8~9층에 입점해 있다.

신라면세점은 글로벌 공항 최초로 LVMH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겔랑'의 상위 매장을 인천국제공항에 열었다. 입점 브랜드를 다양화해 면세점 본연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다. 현대면세점은 기존 '현대백화점면세점'에서 사명을 변경한 뒤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적용해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또 다른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의 임대료 기준이 바뀌면서 업계 부담이 커졌고 정부가 팬데믹 기간 제공했던 특허수수료 감경 혜택도 내년부터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수백억원 비용이 더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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