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출 비중 35%·현지 소형 SUV 시장 점유율 40% 육박
수출 국가 다변화·내수 활성화 필요성 대두
GM 한국사업장의 소형 SUV 수출 정책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경남 창원시 마산가포신항에서 선적 대기 중인 트랙스 크로스오버 차량의 모습. /더팩트 DB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으로 한국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GM이 북미 현지에서 대형차 위주로 판매하고 한국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판매하는 전략을 이어오는 가운데,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을 잃고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미 지역 외 수출 국가를 늘리고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GM 한국사업장의 수출 차량 중 북미 지역 비중은 35%로 지난 2002년부터 누적 250만대 수출했다.
GM은 북미 현지에서 생산한 픽업트럭, 중·대형 SUV를 판매하고, 한국사업장에서 생산한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소형 SUV는 수입해 판매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량 중 50%를 전기차, 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소형 SUV 역시 친환경차로 분류돼 소형 SUV 차량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위해, GM 한국사업장은 지난 2022년 인천 부평과 경남 창원 두 곳 공장에 1조1000억 원을 투자해 소형 크로스오버차(CUV) 생산 라인으로 개편했다.
GM 한국사업장은 매년 약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다 소형 SUV 생산 전환으로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지난 2022년 GM 한국사업장의 매출은 3조4995억원, 영업손실 3758억원이었지만 지난해는 매출 13조7340억원 영업이익 1조3506억원을 달성했다.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관세가 부과될수 있다는데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집권 시 수입 자동차에 대해 10~25%에 이르는 고율의 관세 부과를 공언한 바 있다. 특히, 지난 10월 15일 시카고경제클럽에서의 발언에서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 한국사업장이 생산하는 소형 SUV는 특히 가격에 민감한데, 관세가 부과되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을 잃게 돼 북미지역에서의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면서 "최근 GM 한국사업장이 수출 물량으로 실적을 견인해 온만큼, 북미지역에서의 자동차 관세 부과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쉐보레 픽업트럭 '올 뉴 콜로라도(All New Colorado)'의 모습. 2세대 모델 대비 약 2500만원 가격이 상승했다. /서예원 기자 |
GM 한국사업장의 '본진'인 한국에서의 판매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월 기준 GM 한국사업장은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8.7% 증가했지만 내수 시장에서는 판매가 오히려 55.8% 감소했다.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과 더불어 기아 셀토스 등 경쟁 차종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이 원인이다.
GM의 중형과 대형차종은 한국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데 높은 환율이 판매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022년 약 1291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324원으로 상승했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추세다.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입하는 중형과 대형차의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실제 쉐보레 브랜드의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2세대 모델이 4700만원대였지만 3세대 모델은 7700만원으로 이전 모델 대비 약 2500만원 가까이 가격이 상승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북미 지역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 때문에 수출 비중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면 유럽과 중동 등 수출 국가를 다변화하고, 내수 시장에서의 판매를 늘려야 한다"면서 "추가 투자를 통해 소형 CUV 뿐만 아니라 중형이나 대형차에 대한 생산을 추가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 차원에서 관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21년 미국 정부는 국산 타이어와 관련해 최대 27%의 높은 관세율을 적용했지만, 최근 6.3%로 조정된 사례가 있다.
또 다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 한국사업장이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수출이 나가는 거지만, 반대로 미국업체 입장으로는 필요한 미국의 수요 충당하는 개념"이라며 "미국의 제조기업 중 한국에 가장 큰 투자를 한 기업인만큼 한국 정부 차원에서 관세율 협상 등을 통해 부담을 완화하는 쪽으로 지원이 팔요하다"고 지적했다.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아직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책 방향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