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카·오픈서베이 조사, '전기차 구매 시점' 5년 이후 응답자 50% 육박
지난달 초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됐다"는 소비자들이 10명 중 7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8일 인천 서구의 한 자동차 공업소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가 옮겨지고 있는 모습. /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지난달 초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가운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설문조사 결과가 5일 나왔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K Car(케이카)가 오픈서베이를 통해 전국 20~59세 운전면허를 보유한 남녀 500명에게 '화재 사건을 접한 후 전기차 구매에 대한 인식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72.6%가 "전기차 구매가 망설여진다"고 답했다. "전기차 구매 인식에 변함이 없다"는 응답은 22.4%에 그쳤다.
또한 '화재 사건 이후 전기차 구매 의향 변화'를 묻는 조사에는 "지금 당장은 전기차 구매 의향이 사라졌다"는 응답이 46.0%로 가장 많았고, "여전히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19.3%였다.
'전기차 대신 구매 의향이 있는 자동차 연료 유형'을 묻는 조사에는 "하이브리드"라고 답한 이들이 4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솔린"이 35.4%로 2위, "디젤"이 14.0%로 3위를 차지해 내연 기관차에 대한 선호도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전기차를 구매한다면 가장 우려되는 점'에 대한 질문엔 "화재 위험성"이라고 답한 이들이 67.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충전 인프라 부족"(17.0%), "배터리 수명"(7.2%), "주행 거리"(3.8%), "차량 가격"(3.6%) 순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에도 대다수 응답자는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시기의 문제일 뿐 대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적절한 전기차 구매 시점'을 묻는 말에 "5년 이후"라는 응답이 49.8%, "3~5년 이내"라는 응답이 20.8%였다. "전기차는 구매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21.4%였다.
한편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있지만, 해당 조치만으로는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로 신뢰도가 변화했는지 묻는 말에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52.2%로 과반을 차지했다. "낮아졌다"는 답은 25.6%였다.
정인국 케이카 대표는 "화재 사건으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도래할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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