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글로벌 순익 1860억원…전년比 38.2%↓
"동남아시아 3대 법인 집중 육성할 것"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해외에서 전년 동기 대비 38.2% 감소한 18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우리은행 |
금융권이 수익다변화를 위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진출이 주춤했지만, 엔데믹을 맞이하면서 다시 각 지주사별로 해외 사업에 대해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최근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별 글로벌 성적표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오지 않는 모양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해외에서 186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2% 급감한 규모다.
동남아에서의 전반적인 부진이 일제히 실적에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 시장 고금리가 지속되자 조달비용이 상승하면서 이자수익이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1월 5.75%던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올해 4월 6.25%까지 올랐다. 여기에 경기 침체 등 대외 여건 악화에 대비해 충당금을 적립한 것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핵심거점으로 여겨지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으며, 베트남우리은행 순이익도 6.3% 줄어들었다. 우리소다라은행과 베트남우리은행이 우리은행 전체 해외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순익 감소가 뼈아팠다. 캄보디아우리은행도 1분기에 이어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핀셋 인사 단행으로 실적 부진 흐름을 바꾸려던 우리금융의 전열 재정비 카드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모양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3월 그룹장을 교체하는 핀셋 인사를 단행했다. 정기 인사 한 분기 만에 부행장급 그룹장을 교체했으며, 우리소다라은행 법인장도 재선임한 바 있다.
부행장급 임원을 연중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 일인 만큼 당시 인사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해외 부문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은 인사 단행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핵심거점으로 여겨지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순익이 크게 감소하며 그룹 글로벌 실적에 타격을 줬다. 사진은 우리은행 베트남 하노이 호안 키엠 지점. /더팩트 DB |
다만 우리금융은 2030년까지 전체 은행 당기순이익의 25%를 해외에서 내겠다는 포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중장기적으로 고(高) 성장국가인 인니,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3대 법인을 집중 육성하는 '2nd Home' 전략 아래 리테일·기업금융의 균형 잡힌 성장을 추진하고, 고객과 조직의 현지화, 현지 맞춤형 상품개발 등 리테일영업 경쟁력 강화로 우량자산의 증대를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홍콩, 런던, 두바이, 바레인 등 CIB지점은 우량 IB딜 주선 및 참여를 확대하고, 미주·유럽은 지역 간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지상사와 현지기업 대상 영업을 지속 추진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인니, 베트남, 캄보디아, 미국, 중국 등 5대 법인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동남아 3대 법인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유럽법인 소속 폴란드지점을 신설, 하반기 중에는 인도에 2개 지점을 신설할 계획"이라며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부문에서도 우리은행 인니법인과의 협업을 통해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