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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0.0099%'…삼성자산운용, ETF 수수료 파격 인하 속내는
입력: 2024.04.24 00:00 / 수정: 2024.04.24 00:00

업계 반응 '싸늘'…제 살 깎는 '치킨게임' 논란도
삼성자산운용 "우려하는 바 알지만…"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자사가 운용하는 ETF 4종의 운용보수를 기존 0.05%에서 0.0099%로 낮춘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자사가 운용하는 ETF 4종의 운용보수를 기존 0.05%에서 0.0099%로 낮춘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해외주식을 추종하는 핵심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인하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KODEX 미국 S&P500TR', 'KODEX 미국나스닥100TR'와 환 헤지형 상품인 'KODEX 미국S&P500(H)', 'KODEX 미국나스닥100(H)' 등 총 ETF 4종의 운용보수(수수료)를 기존 연 0.05%에서 0.0099%로 인하했다. 1억원을 투자했을 때 50만원가량의 수수료를 받다가 1만원도 되지 않은 부담으로 낮춘 결과다.

이들 상품은 모두 뉴욕증시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해외주식 상품으로 꼽힌다. 시가총액(시총) 역시 전날 종가 기준 각각 1조원, 7300억원, 2100억원, 1500억원에 달해 연금저축펀드 등 장기 투자 비중이 높은 ETF 시장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업계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삼성자산운용은 투자 문화 확대를 위해 운용보수를 낮췄다고 밝혔으나, 이번에 낮춘 운용보수가 같은 종목군으로 분류되는 경쟁사의 ETF 운용보수보다 현저히 낮으므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치킨게임' 논란도 나온다.

여기에 삼성자산운용이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번 ETF 수수료 인하가 불가피했다는 시각도 감지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 말까지만 해도 ETF 시장 점유율 50%(이하 한국예탁결제원 기준)를 웃돌았으나 올해 들어 40% 초반대까지 밀렸기 때문이다. 이에 ETF 시장 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36.80%)과 차이는 4%포인트 내로 좁혀졌다. 3위와 4위는 각각 KB자산운용(7.33%), 한국투자신탁운용(6.01%)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이번 운용보수 인하를 두고 업계에서는 냉랭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삼성자산운용의 이번 운용보수 인하를 두고 업계에서는 냉랭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또한 국내 증시가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도 더딘 상승세를 이어가며 해외주식을 추종하는 ETF 라인업을 강화하고자 수수료를 손봤다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주식을 추종하는 ETF 중 규모 면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이 시총 3조원대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시리즈보다 강세를 띠고 있다. 수수료 역시 TIGER 미국S&P500는 0.070%로 낮고, KB자산운용의 'KBSTAR 미국S&P500'(이하 시총 3300억원)과 한국투자자산운용의 'ACE 미국S&P500'(9270억원)의 수수료도 각각 0.021% 0.070%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보수를 기존보다 크게 낮추는 전략은 대형사보다는 초기 단계 시장 진입 목적이 큰 중소형사가 해오던 것"이라며 "업계 1위가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전면에 내세워 상품 경쟁에 나선다면 다른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일시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응으로밖에 비지 않는다. ETF는 좋은 상품을 만들고 운용을 잘해서 높은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안겨드리는 게 목적인데 가격이 싸다고 해서 좋은 상품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이번 해외주식 추종 ETF 4종 외에 국내 ETF 규모 1위인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8조원, 0.020%) 등 다른 점유율이 높은 ETF들마저 운용보수 인하 정책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삼성자산운용뿐만 아니라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이번 논란에 따라 향후 기존 ETF 운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보수 인하로 투자자가 유입되면 전체 시장의 규모가 커질 수 있고, 향후 자산을 리밸런싱 하는 과정에서 다른 ETF로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또 보수를 인하하는 상품 총 4개 중 지수를 추종하는 'TR' 상품의 경우 삼성자산운용만 출시하고 있다. 환 헤지형 ETF는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중소형 운용사들은 지수보다는 특징적인 상품이나 테마를 기초로 하는 ETF를 많이 내놓기 때문에 지수를 추종하는 해당 ETF의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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