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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도 '저출산' 문제 해결에 진심…주요 기업들, 파격 지원 나선다
입력: 2024.04.23 14:26 / 수정: 2024.04.23 14:27

국내 주요 기업들 출산·육아 추가 지원책 속속 발표
최태원 회장 "기업이 저출산 등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


지난달 27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대공원을 찾은 한 어르신이 나들이 나온 아기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이새롬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대공원을 찾은 한 어르신이 나들이 나온 아기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저출산 극복을 위한 민간 차원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려면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 그룹 총수들이 저출산 문제에 대해 관심을 쏟으면서 새로운 출산·육아 지원책 마련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최근 임직원의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는 제도를 추가 신설해 속속 발표하고 있다. 전날에는 배터리 회사인 SK온이 육아 휴직 기간을 최대 2년으로 연장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법정 휴직 기간인 1년에 1년을 더해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SK온은 임산부가 법정 출산 휴가(90일)와 별개로 최대 3개월까지 쓸 수 있는 '출산 전 휴직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유연 근무제, 난임 휴가, 결혼기념일 휴가, 학자금 지원 등 기존 복지 제도에 추가적으로 출산·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생애주기별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다른 배터리 회사들도 가족 친화적 기업 문화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법정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의 출산·육아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다른 업종의 회사들도 출산·육아 지원 확대 방안을 지속 고민하고 있다. 이미 출산·양육 관련 다양한 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삼성디지털시티 어린이집을 확충했다. 이는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한 조처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보육 정원 총 1200명, 건물 연면적 총 6080평의 전국 최대 규모(단일 사업장 기준)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됐다.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임직원들이 육아 부담을 덜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수원사업장 임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해 어린이집을 확충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수원사업장 임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해 어린이집을 확충했다. /삼성전자

다소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은 기업들도 있다. 앞서 부영그룹은 지난 2월 아이 1명당 1억원의 임직원 출산 장려금 지급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부영그룹은 최근 보육 사업의 일환으로 시상식을 열고 우수 어린이집 7곳을 선정해 최대 3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기도 했다.

부영그룹의 발표 이후 쌍방울그룹도 자녀 1명당 수천만원의 출산 장려금 지급 소식을 알렸다. 농기계 전문 기업 TYM도 1000만원부터 최대 1억원 수준의 출산 장려금 지원을 결정했다. 롯데그룹은 기존 제도에 더해 올해부터 셋째를 출산한 임직원에게 대형 승합차인 카니발을 24개월간 무상 지원한다. 롯데 임직원은 24개월 후 카니발을 판매가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부터 신규 복지 제도 '금호케어'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첫째 500만원, 둘째 1000만원, 셋째 1500만원, 넷째 2000만원의 출산 축하금을 지급한다. '아빠 도움 휴가(5일)'를 추가로 제공하고, 입양·난임 부부를 위한 추가 휴가·지원금도 만들었다. 또 산후 조리비 지원금 상향, 임신 기간 근로 단축 확대 등 기존 제도를 보완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월 7명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젊은 부부를 격려하고자 임직원이 아님에도 1억원의 거액을 후원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출산·양육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은 해당 문제 해결에 대한 그룹 총수 차원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앞서 공개된 부영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의 파격적인 지원책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한상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한상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사업장 방문 시 자주 사내 어린이집을 둘러보는 등 임직원들의 양육 지원책을 각별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워킹맘들의 고충을 직접 듣기 위해 별도로 워킹맘들과의 간담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직원이 애국자"라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설날을 앞두고 출산한 여성 임직원 64명에게 최신형 공기청정기를 깜짝 선물했다.

현재 그룹 총수들은 신기업가정신협의회 활동에 참여하는 등 기업들이 사회적 난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으고 있다. 신기업가정신은 기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기업이 쌓아온 다양한 기술 역량을 통해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사회 발전을 이끌겠다는 기업인들의 다짐으로, 이러한 정신은 그룹 총수들의 적극적인 동참 아래 지난 2022년부터 재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협의회 참여 기업은 1500여개에 달한다.

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은 그동안 지속해서 저출산 문제에 대해 언급해 왔다. 저출산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명쾌한 답을 도출하진 못하더라도 기업들이 방향성을 제시해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태원 회장은 다음 달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닛케이 포럼'에서도 연사로 나서 저출산·고령화 등의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월 대한상의 회장직 연임을 확정한 후 "저출산, 지역 소멸, 기후 변화 등의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가 됐다"며 "차근차근 해법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새로운 제도를 만들며 저출산 해소에 동참하려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대한상의를 비롯한 경제단체들은 회원사들에 실효성 있는 출산·육아 지원 방안 마련을 권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과 손경식 경총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은 지난달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잇달아 만나 저출산 대응을 위한 협력 과제를 논의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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