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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글로벌세아 품에 안긴지 반년…재무건전성 회복
입력: 2023.06.20 14:36 / 수정: 2023.06.21 11:15

김웅기 회장, 1500억 유상증자·임원진 쇄신
영업손실→흑자전환, 新수주고 차곡차곡
입주 실적·대금 회수 관건…"중남미 주목"


글로벌세아그룹(회장 김웅기, 작은사진)이 인수한 쌍용건설의 재무건전성과 실적이 회복하고 있다. 쌍용건설이 지난 2월 완공한 두바이 아틀란티스 더 로열 전경. /쌍용건설·글로벌세아
글로벌세아그룹(회장 김웅기, 작은사진)이 인수한 쌍용건설의 재무건전성과 실적이 회복하고 있다. 쌍용건설이 지난 2월 완공한 두바이 아틀란티스 더 로열 전경. /쌍용건설·글로벌세아

[더팩트ㅣ권한일 기자] 쌍용건설의 재무건전성과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새 주인인 글로벌세아그룹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차입금을 줄이고 부채 비율을 낮추면서 반년 만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연초 단행된 대대적인 임원진 교체와 원가 관리, 기존 대형 프로젝트 준공 효과로 매출원가율이 개선됐고 순이익도 쌓이는 등 흑자전환했다. 안정된 수주잔고와 국내외 신사업 등 성장 동력도 준비된 만큼 중장기적인 도약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20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분기에 89억 원의 영업이익과 10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법인세이자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96억 원, 영업이익률(EBIT/매출액)은 2.7%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부터 이어진 당기순손실·영업손실률의 고리를 끊어낸 것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 인수를 매듭지은 직후인 지난 1월, 회사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인 아본데일인베스트먼트를 통해 1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했다. 이로써 작년 말 까지 1121억 원에 불과했던 쌍용건설의 자기자본은 3월 말 기준 2724억 원으로 불어났고 이 기간 부채비율은 753%에서 251.8%로 개선됐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쌍용건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총 1294억원이다. 이는 총차입금 586억 원(리스부채·회생채무 포함)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720억 원(중도금대출·정비사업 보증 제외) 합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현금유동성이 확보됐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난 2021년 130%대 까지 치솟았던 해외 시공원가율(총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분기에 94.1%까지 낮췄다. '해외 건설 명가'로 불릴 만큼 강세를 보인 해외 프로젝트에서 원가율이 100%를 넘어선 현장들이 잇달아 발생해 회사 전체 손실이 커졌다. 이에 일각에선 '빛 좋은 개살구'라는 혹평을 듣기도 했지만 올 들어 이를 불식시킨 셈이다.

실제로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 우드랜드 종합병원(도급액 약3700억 원)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신축(약 7200억 원) △말레이시아 옥슬리 타워 복합개발(공사 타절 기준 도급액 약 800억 원) 등에서 대규모 추가원가가 발생해 11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그러나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선수금 2022년 말 169억 원), 적도기니 바타 국제공항(매출채권 2022년 말 375억 원), 부산 거제동 지역주택조합(매출채권 2022년 말 326억 원) 등 국내외 주요 현장에서 매출 채권이 원활하게 회수되면서 현금 흐름 개선에 한몫했다.

여기에 지난해 865억 원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692억 원에 달했던 판관비 지출을 올해 1분기에는 117억 원으로 줄여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했다. 올 초부터 3월까지 기록한 원가율과 판관비 지출은 최근 5년(2018년~2023년 1분기) 중 최저치다.

올해 1월부터 쌍용건설을 이끌고 있는 김기명 대표이사(상단)와 김인수 사장과 서울 신천동 쌍용건설 본사 모습. /쌍용건설·더팩트DB
올해 1월부터 쌍용건설을 이끌고 있는 김기명 대표이사(상단)와 김인수 사장과 서울 신천동 쌍용건설 본사 모습. /쌍용건설·더팩트DB

이 같은 성과는 쌍용건설을 품에 안은 김웅기 글로벌세아 창업 회장의 경영 철학과 그가 인수 직후 내정한 김기명 대표이사(CEO)와 김인수 사장의 역량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웅기 회장은 평소 "경영자는 숫자에서 멀어지면 안되고,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매출과 영업이익·원가·마진율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그가 글로벌세아에서 경영 능력을 증명한 김기명 대표를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쌍용건설의 새 대표이사로 낙점한 것이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즉각적인 비용 절감 작업에 나섰다. 먼저 전국 70여 사업장에서 각각 1억 원씩을 절감해 연간 70억 원의 원가를 절감하고 인력을 재배치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 신천동 쌍용건설 본사 사무공간과 인력을 재배치하는 한편 기존 쌍용건설 임원 29명 중 14명의 자리만 보전하는 등 고정비를 줄이고 모기업의 경영 방침에 맞춰 인력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날선 행보를 보였다.

아울러 김웅기 회장은 김 대표이사의 부족한 건설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김인수 전 현대건설 GBC사업단장(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발탁했다. 김 사장은 현대건설에서 40년 넘게 근무한 '건설통' 이다. 특히 초고층 빌딩 시공과 주택사업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쌍용건설 사업 분야와 시너지를 기대한 김 회장이 직접 발탁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사장 취임 후 국내외에서 잇단 수주 낭보가 이어졌고,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더해졌다. 쌍용건설은 지난 2월 두바이 최대 부동산 개발 회사인 'Wasl LLC'가 발주한 'PLOT6 럭셔리 레지던스 타워' 공사를 약 1513억 원에 수주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수주해 작년 6월 완공한 44층 2개동 규모의 'One 레지던스'(사업비 약 2000억 원)의 후속 프로젝트다.

이어 4월에는 적도기니에서 1270억 원 규모의 상하수도 공사를 수주했다. 또 중남미 국가에선 글로벌세아가 보유한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토목 프로젝트 등 사회간접자본(SOC) 수주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말,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사가 발주한 2000억 원 규모의 한국 신사옥(경기 화성) 공사를 수주하는 등 올해만 총 5000억 원에 육박하는 신규 수주고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쌍용건설의 수익성 지표가 양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침체된 분양 경기는 향후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쌍용건설의 작년 말 기준 주택부문 수주잔고(착공 기준)가 약 5300억 원인 점과 현재 진행 중인 공사들의 예정 원가율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수익성과 영업이익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완공 예정인 주택 현장들의 입주 실적과 원활한 공사대금 회수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쌍용건설 관계자는 <더팩트>에 "해외 주요 현장들의 정상화와 원가율 절감에 힘썼고 최근 수주도 이어지는 등 실적 개선을 통해 흑자전환 했다"면서 "글로벌세아그룹의 사업 기반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남미 등에서 현지 SOC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k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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