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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구속, 노조 리스크에 생산공장 화재까지…한국타이어 삼중고
입력: 2023.03.13 11:00 / 수정: 2023.03.13 11:00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수백억 피해 추산
조현범 회장 구속 이어 악재 겹쳐
노조 리스크도 여전…올해 경영 쉽지 않을 듯


13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내부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박헌우 기자
13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내부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둘러싼 여러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조현범 회장의 구속으로 노조 리스크에 오너 리스크까지 겹쳐 신사업 성장을 추진하는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제품 생산 핵심기지인 대전공장에 화재까지 발생, 올해 사업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소방 당국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전날(12일) 오후 10시 10분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작업자 10명과 소방대원 1명 등 총 1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행히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79년 준공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금산공장과 함께 아시아 최대 규모의 타이어 생산기지로 불리며 하루 4만5000여 개의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한국타이어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불은 타이어 모양을 만드는 가류공정이 있는 12동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타이어 완제품 약 40만 개를 보관한 물류동으로 번져 재산 피해가 크게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 금액만 400억 원에 육박한다는 추산이다. 불길이 초기 대비 다소 잦아들었으나 조립식 패널 구조와 타이어 등 다수 가연성 물질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향후 타이어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명 피해가 크지 않지만, 화재 진압 후 시설 복구 과정을 고려하면 생산을 정상화하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방 당국과 함께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화재 원인과 자세한 피해 규모는 화재 진압 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화재 원인에 따라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은 과거 4년마다 한 번꼴로 큰불이 반복돼 화재 예방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36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2002년 금산공장 화재 때는 불길 확산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직원이 구속되기도 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현재 한국타이어의 내부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최근 한국타이어를 이끄는 조현범 회장이 구속됐기 때문이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이번 화재에 대한 수습, 책임론 등에 대응하려면 경영 부담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현범 회장은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회사 박지훈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 자금 130억 원가량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를 받는다. 특히 비슷한 시기 회삿돈을 집수리,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개인 비리 혐의(횡령)도 있다. 또 조현범 회장은 2014~2017년 한국타이어가 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공정거래법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현범 회장 등 오너 일가에 흘러 들어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조현범 회장의 횡령·배임액은 200억 원대다. 법원은 지난 8일 조현범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용 타이어 등 글로벌 신사업 확장과 투자에 탄력을 붙이고 있는 시점에 현실화된 조현범 회장의 부재가 사업 추진에 치명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타이어 역시 조현범 회장 구속 직후 입장 자료를 통해 향후 경영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룹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지연 등 신성장 동력 개발의 위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타이어는 '노조 리스크'에도 시달리고 있다.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해 경영상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이번 화재가 발생하기 전부터 노조의 게릴라 파업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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