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100' 공동제작사, "아센디오 참여 아니다"
아센디오 IR자료에 문제 제기...IR 전후 주가 거래량 폭등 '영향'
서바이벌 게임 예능 '피지:100' 제작 참여를 발표한 엔터테인먼트사 아센디오(012170)의 IR 내용이 논란을 빚고 있다./넷플릭스 |
[더팩트ㅣ이승우 기자] "제작에 참여한 업체도 아닌데 아센디오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피지컬:100' 제작사)
"우리도 기획 개발 단계에 참여 했다."(아센디오)
넷플릭스 서바이벌 게임 예능 '피지컬:100'이 글로벌 TV쇼 시청 부문 7위에 오르는 등 세계적 화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연예기획사 아센디오가 제작에 참여했다는 IR(기업설명활동) 자료를 내면서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제작사 측은 이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2일 <더팩트>의 단독 취재 결과 '피지컬100'의 공동제작사인 MBC와 루이웍스미디어는 코스피 상장사인 아센디오(012170)가 최근 '피지컬:100'과 관련한 IR자료를 증권사 종목뉴스에 제멋대로 띄워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MBC와 루이웍스미디어는 "아센디오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서바이벌 게임 예능 '피지컬100'의 제작에 참여했다"는 지난달 27일의 IR 배포 자료는 전혀 사실이 아닌 데도 사실인 것처럼 내용을 왜곡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MBC와 루이웍스미디어 측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아센디오의 거짓 보도자료가 배포돼 혼란을 야기하고 있어 플랫폼사인 넷플릭스도 굉장히 난감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아센디오의 주가 변동 일봉 차트. '피지컬100' 제작 참여 자료를 낸 지난달 27일 주가와 거래량(붉은 네모)이 평소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네이버 증권 |
특히 루이웍스미디어 관계자는 "아센디오가 '피지컬:100'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 아니고, 단지 초기단계에서 아이템 기획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한 게 전부다. 그리고 이미 (투자도) 철회된 상태라 아센디오는 '피지컬:100'과 전혀 상관 없는 곳"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센디오는) 제작에 참여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우리를 난처하게 만든 상태다. 이에 MBC도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아센디오에) 공문을 보냈고, 소송까지도 갈 수 있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센디오의 '피지컬:100' 제작 참여 IR자료는 주가와 거래량에 큰 폭의 영향을 미쳤다. IR자료를 낸 지난달 27일 아센디오의 주식 거래량은 최근 한 달 평균 거래량 9만 주의 120배가 넘는 1100만주 이상이 거래됐다. 당일 주가는 장중 986원까지 치솟아 전일 종가 789원에 비해 25% 폭등하다가 결국 15% 상승한 9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센디오의 IR자료는 장 마감 후인 오후 4시 배포됐으나 이미 시장에서는 장중에 큰 영향을 미쳐 시세조종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태다.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횡보세를 이어가던 아센디오 주가는 '피지컬:100' 제작 참여 관련 IR자료 배포 전후인 27, 28일 이틀 새 18%가 올랐다. 700원대였던 주가도 지난달 31일까지 900원대에서 거래됐다
27일 장 마감 후 각 증권사 종목뉴스에는 "아센디오가 '피지컬100' 제작에 참여했다"는 기사가 도배돼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2일 현재 관련기사에선 해당 문구가 모두 삭제된 상태다. IR자료를 믿고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로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피지컬:100' 제작 참여 문구가 기사에서 삭제된 이유에 대해 아센디오 관계자는 "우리가 삭제한 것은 아니다. 알 수 없다"고 대답했다.
27일 장 마감 후 각 증권사 종목뉴스에는 "아센디오가 '피지컬100' 제작에 참여했다"는 기사가 게재돼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1일 현재 관련기사에선 해당 문구가 모두 삭제된 상태다. /관련 기사 사진 캡처 |
루이웍스미디어에 따르면 아센디오가 '피지컬:100'의 아이템 기획 개발 투자계약을 철회한 시점은 작년 5월이다. 루이웍스미디어 관계자는 "투자 철회를 위해 아센디오와 내용증명이 오고갔고, 이미 작년 5월 (계약을) 철회한 상태다. 하지만 아센디오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아센디오는 '당시 투자 철회를 소통하던 임원이 퇴사를 하면서 현재의 임원들이 인수인계를 받지 못했다'는 논리로 여전히 ('피지컬100')제작에 참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당혹감을 표현했다.
이와 관련 아센디오 관계자는 1일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작년 12월쯤 계약 철회에 대한 내용을 인지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루이웍스미디어에게 투자 철회가 됐다는 답변을 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지컬:100' 제작 참여 IR자료를 배포한 배경에 대해선 "우리는 여전히 (투자)철회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계약서에 의거해 아센디오도 공동기획 지휘를 갖는 것으로 인지를 하고 있고, 공동기획사로의 크레딧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투자 철회는 양사가 서면으로 계약 해지를 동의해야 성립되는 것 아니냐"고 루이웍스미디어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같은 반박에 대해 루이웍스미디어측은 "아센디오가 제작에 참여한 사실이 없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법적자문을 통해 (우리의 입장이)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루이웍스미디어 측 한 관계자는 또 <더팩트>에 "지난 27일 아센디오 주가 급등 관련해 불공정거래위원회와 증권거래위원회에서 시세조종이 있었는지 확인 중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서바이벌 게임 예능 '피지컬:100'이 글로벌 TV 시청 부문 7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관계자는 2일 <더팩트>에 "거래소가 IR 담당자를 불러서 대면 조사할 권리는 없다. 다만 시장감시부에서는 모든 종목을 분석 대상으로 두고 있다. IR, 언론 등을 통해서 발표된 내용이 있고, 부정거래까지 이뤄진다고 하면 감시부 내에서 심리 의뢰를 하게 된다. 심리 결과를 더욱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결론 나면 제반 절차에서 나선다. 다만 그 과정을 외부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센디오는 지난 2012년부터 작년까지 11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월 말 분기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작년 연결기준 매출 215억원, 영업손실 3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전환사채(CB) 100억 원을 발행해 홍진영에 건내 과연 무엇에 목적을 둔 투자인지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아센디오는 '하이브' 제작사로도 최근 이슈를 모았지만 배우 마동석의 출연료 미지급 사실이 지난달 21일 <더팩트>의 단독 보도([단독] 마동석의 '하이브' 제작 중단 위기...출연 배우도 '흔들')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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