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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공방 '수장' 난타전…홍원식 '감성'에 한상원 '이성'으로 맞섰다
입력: 2022.06.22 00:00 / 수정: 2022.06.23 09:06

21일 7차 변론기일…홍원식·한상원 증인 출석

남양유업 매각을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왼쪽)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주식양도 청구 소송 7차 변론기일에서 증인 심문을 마친 뒤 각각 법원을 나서고 있다. /임영무 기자
남양유업 매각을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왼쪽)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주식양도 청구 소송 7차 변론기일에서 증인 심문을 마친 뒤 각각 법원을 나서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입장 차를 다시금 확인했다. 증인석에 선 두 기업의 수장은 '감성' 대 '이성'으로 맞서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홍원식 회장은 부친인 고(故) 홍두영 창업주로부터 물려받은 회사의 소중함과 아내에 대한 애틋함, 자식에 대한 미안함을 어필한 반면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는 그간 무수히 진행해 온 M&A 사례 등을 언급하며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행동을 취했다.

2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정찬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주식매매계약(SPA) 이행에 관한 재판에서는 홍원식 회장과 한상원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홍 회장은 오후 2시 증인으로 출석, 4시 15분경까지 심문에 임했다. 원고 측, 피고 측 각 1시간씩 총 2시간이 예정돼 있었으나 시간이 다소 지연된 탓에 한 대표이사는 오후 4시 27분경 법정에 들어섰다. 매각 파트너에서 적으로 돌아선 두 사람이 법정에서 마주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날 재판은 오후 6시 57분경에 막을 내렸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는 앞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본인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사위임을 강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는 앞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본인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사위임을 강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 홍원식 "조선일보 방상훈 사위라고…" 한상원 "먼저 말 꺼낸 적 없다"

홍 회장은 이날 재판에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을 매개로 이뤄졌던 한 대표이사와의 지난해 5월 11일 만남을 반추했다. 홍 회장은 한 대표이사가 본인이 조선일보의 방상훈 사장의 사위라며 친근감을 과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대표가 '저희 장인 어른과 골프도 같이 치시고 친한 사이시라고, 회장님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가 신분을 강조하며 M&A 체결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그 과정에서 마음을 더욱 열었다는 견해다.

홍 회장은 한 대표를 만나기 이전에 함 사장으로부터 한 대표의 칭찬을 들었던 것도 이야기했다. 홍 회장은 "함 사장이 (매수 후보로) 한앤컴퍼니도 있고, MBK파트너스도 있다고 했다. 다만 본인이 봤을 때 MBK파트너스는 좀 사납고, 홈플러스 등에서도 직원 해고와 같은 일이 있었던 반면 한앤컴퍼니는 신사고, 젠틀하고 시장 평판이 좋다고 했다. 한 대표와는 확실하게 된다는 함 사장의 전제조건이 있었다"면서 만남이 성사된 경위를 밝혔다.

반면 이와 관련해 증인석에 섰을 당시 한 대표는 본인이 해당 사실을 먼저 언급한 적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홍 회장 측 소송 법률대리를 맡은 LKB앤파트너스가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냐'고 묻자 한 대표는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할 게 없다. 홍 회장이 '상훈이 형에게 이런 사위가 있는지 몰랐다'라고 먼저 말을 꺼냈다. 제가 먼저 친분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제가 (방 사장의) 사위인 것과 남양 계약이 연결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 '백미당' 서면 계약 없는데…홍 회장 "서류가 왜 필요한가"

재판에서 홍 회장은 배우자로서, 아버지로서의 역할론을 재차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홍 회장은 "나이 일흔이 넘고 안 되겠다 싶어서 (남양유업) 매각을 결심했다. 하지만 부인에 대해서는 애틋한 마음, 자식에 대해서는 경영권을 물려주지 못 하는 데 대한 미안함이 들었다. 자식과 마누라에 대한 죄책감이 상당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백미당의 경우에는 아내인 이운경 고문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기에 본인의 관할이 아니라는 설명도 보탰다.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는 이런 (백미당과 같은) 사업을 못 한다고 했고, 사모님(이운경 고문)이 계속 운영하셔야죠'라고 말했었다"면서 "한 대표가 처음 제시한 주식매각대금 주당 70만 원이 상당히 낮다고 생각했지만 한앤컴퍼니의 추진력이 마음에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5월 11일 만남 이후에도 백미당을 가져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백미당을 포기하겠다고 말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백미당인데 왜 주식매매계약서 등에는 언급되지 않았느냐'는 한앤컴퍼니 측 소송 대리인 법무법인 화우의 질의에 홍 회장은 "서류가 뭐가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본인 명의로 계약이 이뤄질 때 서면 작성이 안 된 것이 있었는가. 서면 합의도 안 했는데 이를 문제로 찾아오면 어떤 입장이겠느냐'는 화우의 잇딴 질문에는 "신뢰 문제"라며 말끝을 흐렸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재판에서 백미당을 일궈온 아내 이운경 고문에 대한 미안함을 표출했다. /임영무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재판에서 백미당을 일궈온 아내 이운경 고문에 대한 미안함을 표출했다. /임영무 기자

◆ 쌍방 '대리'냐, '자문'이냐…김앤장 논란 지속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쌍방 대리' 문제도 거론됐다. 홍 회장 측은 김앤장법률사무소가 계약 과정에서 홍 회장 가족과 거래 상대방인 한앤컴퍼니의 대리도 중복으로 도맡았기에 계약이 무효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LKB앤파트너스 측이 한 대표를 향해 '계약 체결 전에 피고인 홍 회장 측도 대리인으로, 자문사로 김앤장을 선임한 것을 알고 있었나'라고 묻자 "시기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문제가 되리라 생각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한 대표는 "자문과 소송은 다른 문제 아니냐"며 의아함을 내비쳤다.

현재 한앤컴퍼니 측은 쌍방 '대리'와 쌍방 '자문'을 혼용하는 홍 회장 측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대표는 "법률 자문은 딜 과정에서 이슈 및 리스크와 관련해 자문해주는 역할만 한다. 당사자 대신 법률 자문이 대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없다. 대신 계약 체결이 있다면 권한을 부여하는 게 당연할 테지만 그런 일조차도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김앤장과 같이 일 한 적이 있지만, 그쪽과 잘 알고 지낸다고 하기 어렵다. 프로페셔널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첨언했다.

현재 홍 회장 측은 쌍방 대리(자문)를 문제삼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 쌍방 자문은 흔한 일이다. 최근 5년간 이뤄진 대규모 M&A만 봐도 쌍방 자문 사례가 다수 눈에 띈다. 김앤장의 경우만 해도 앞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대성산업가스 △두산공작기계 △비에이치씨 등 다수의 쌍방 자문을 맡은 바 있다. 홍 회장 측의 주장대로 쌍방 자문이 문제가 됐다면 모두 무효가 돼야 옳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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