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가 hy로 사명을 변경하고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신사업 모델 개발과 마케팅 역량 강화에 나섰다. /한국야쿠르트 제공 |
hy "사업 확장 의미 담아 사명 바꿔"…업계 "차별화 전략 관건"
[더팩트|문수연 기자]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언하며 '간판'을 바꾼 한국야쿠르트가 사업 확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지난달 사명을 hy로 변경했다. 지난 1969년 창립 이후 52년 만에 내린 결단으로 발효유 등 식음료에 한정된 기존 사업포트폴리오를 뛰어 넘어 종합유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결정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hy의 영업이익은 지난 3년 동안 1000억 원대 초반에 머물려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사명 교체라는 과감한 선택에 나선 것 역시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해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체질개선에 나선 hy는 최근 신사업 추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생활기반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몰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디지털 전환을 준비했다. 그 일환으로 온라인몰 '프레딧'을 론칭해 화장품, 여성, 유아, 생활용품부터 유제품, 건강기능식품, 신선식품까지 취급하며 기존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를 '프레딧 푸드'로 통합했다.
지난달에는 젊은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식품업계 최초로 사이버 아이돌 데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5개 인기제품에 각각의 세계관을 가진 '부캐'를 적용해 5인조 'HY-FIVE'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hy의 새로운 도전과 관련, 업계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경쟁사와 비교해 차별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hy는 지난해 11월 디지털 전환을 위해 온라인몰 '프레딧'을 론칭했다. /hy 제공 |
특히, 온라인몰 전환의 경우 CJ제일제당과 동원F&B 등 식품업계에서 이미 여러 기업이 선제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시행,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CJ더마켓'은 올 상반기 주문 건수만 90만 건을 기록했으며 신규 가입자도 지난 2019년 하반기 16만 명에서 지난해 60만 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총 회원 수는 약 3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동원F&B의 '동원몰' 역시 지난해 7월 회원 수 100만 명을 기록했으며, 지난 2007년 온라인 몰 구축 후 해마다 두자릿수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캐릭터 마케팅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빙그레가 지난해 '빙그레우스' 캐릭터 마케팅으로 유튜브 실버버튼을 획득한데 이어 롯데백화점은 지난 2월 '오떼르' 계정이 공개 한 달 만에 팔로워가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유통업계에서 이미 다수 기업이 MZ세대 공략에 나서 성과를 거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전략의 경우 사업 분야를 막론하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한발 앞서 선제 대응에 나선 기업들이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눈에띄는 차별화 전략 없이는 영향력을 넓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y는 올해 자사 핵심역량인 '냉장배송 네트워크'에 '물류' 기능을 더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타사와 전략적 제휴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시대를 선도할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목표다.
hy 관계자는 "프레딧은 지난해 5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긍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00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회사 이미지가 '야쿠르트'라는 제품에 한정돼 있어 확장의 의미를 담아 사명을 변경했다. 냉장배송 시스템인 '코코'는 상품을 다양하고 타사와의 협업을 통해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며, 프로바이오틱스 B2B 사업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