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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육지책도 한계"…항공업계, 백신 지연에 깊어진 한숨
입력: 2021.04.10 00:00 / 수정: 2021.04.10 00:00
코로나 백신 접종이 지연되면서 항공사들이 자금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더팩트 DB
코로나 백신 접종이 지연되면서 항공사들이 자금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더팩트 DB

회사채·증자 등 자금수혈…하계 시즌은 국제선 1/3토막

[더팩트|한예주 기자] 항공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면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회사채 발생을 비롯한 고육지책으로 '버티기'에 나섰지만, 해를 넘기도록 백신의 생산·보급 및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더는 버틸 힘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한항공은 오는 15일 650억 원, 1600억 원, 1250억 원 규모로 3개의 무보증사채(회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회사채는 각각 1년 6개월, 2년, 3년 만기다.

대한항공은 애초 600억 원, 800억 원, 600억 원 총 2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금액을 늘렸다.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6000억 원이 넘는 매수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달 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안정성 향상으로 신용도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4월 중 기존 차입금 상환을 위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을 추진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은 회사채 발행자금 3500억 원을 항공기 임차료 등 채무상환 자금과 운영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자금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앞서 지난 1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800억 원을 확보했다. 티웨이항공은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조업비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진에어는 지난 달 26일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등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58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각각 300억 원을 지원받았다. 플라이강원은 2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여객기 3대 중 2대를 올초 반납하며 보릿고개를 넘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순환휴직과 무급휴직 등으로 인건비를 절약하는 동시에 임차·리스 항공기를 조기 반납하거나 연장계약하지 않는 등 고정비 절감에 힘을 쓰고 있다"면서도 "언제까지 버텨야 할지 매일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현재는 수요 회복까지 자금 수혈을 하면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지원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더팩트 DB
업계에서는 현재는 수요 회복까지 자금 수혈을 하면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지원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더팩트 DB

생존 마케팅도 진행형이다. 운휴 여객기 감소 전략의 일환으로 탄생한 무착륙 관광 비행상품은 LCC를 넘어 대형항공사들까지 뛰어들고 있다. 이외에도 '배달 기내식', '오프라인 기내식 카페'까지 등장했다.

제주항공은 3개월간 서울 마포구 AK&홍대 1층에 제주항공 승무원이 직접 운영하는 기내식 카페를 열고 인기 기내식 메뉴를 선보인다. 이곳에서는 커피를 포함한 각종 음료도 판매된다.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기내식 콘셉트의 냉장 가정간편식(HMR) 상품인 '지니키친 더리얼'을 선보였다. 지난 3월 신메뉴를 선보인 데 이어,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도 운영한 바 있다.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에서는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1·17·25일 운항하는 A380 무착륙 관광 비행상품을 '다시 만나는 스페인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구성했다. 인천국제공항 탑승 게이트에서 스페인 전통 무용인 플라멩코 공연을 선보이고 스페인 관광청이 선착순으로 로고 백, 수첩 등 기념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5월 호주, 6월 대만 등 이색 무착륙 관광 비행상품을 계속 선보일 방침이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로 중단된 수학여행 및 현장체험학습의 대안으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착륙 교육비행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처럼 항공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불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태다. 국제선 하늘길이 극도로 위축된 반면, 국내선에선 출혈경쟁으로 적자를 피할 수 없어서다.

각 항공사 하계 스케줄을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기존 110개 국제선 노선 중 3분의 1가량만 유지하고 있다. 인천~타슈켄트 노선 신규 취항에 나섰지만 후쿠오카 노선 운휴에 돌입해 동계때와 같은 35개 노선을 유지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기존 72개 국제선 중 26개 노선만 운항 중이다. 몽골 울란바토르 1회 부정기편과 미국 뉴욕 JFK 노선 2회 증편을 제외하면 동계 스케줄과 동일한 수준이다.

LCC의 경우 일본과 중국 3~6개 노선을 극히 제한적으로 운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차질을 빚으면서 업계 불황이 더욱 길어질 것 같다"며 "수요 회복이 언제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밝힌 2000억 원 이상의 추가 지원이 절실하고, 특히 저금리 대출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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