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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적자 기조에도 회사채 1조 흥행…원인은?
입력: 2020.07.26 06:00 / 수정: 2020.07.26 06:00
롯데케미칼이 이달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에서 발행 금액보다 5배가 넘는 뭉칫돈이 몰리면서 배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팩트 DB
롯데케미칼이 이달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에서 발행 금액보다 5배가 넘는 뭉칫돈이 몰리면서 배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팩트 DB

안정적 재무구조로 AA+ 신등 유지 '적중'…2분기 실적은 부진 전망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 8년 만의 적자에도 회사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눈길을 끈다.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무려 1조 원이 넘는 수요 예측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 저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1조 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린 회사채 수요 예측결과를 공시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으로 비교적 회사채 시장 우량물에 속한다.

만기별로는 3년 물 1500억 원 모집에 6600억 원이 들어왔으며, 5년 물 500억 원에도 3500억 원의 수요가 몰리며 5배에 가까운 수요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지난 22일 3000억 원까지 회사채 발행금액을 늘린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이번 회사채 수요 흥행에 대해 의문 부호를 보내고 있다. 오랜만에 등장한 AA+급 회사채 물량에 따른 기대감도 있으나,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유가 하락에 업황이 크게 꺾이면서 8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근 실적 흐름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86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2978억 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대산공장 폭발사고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과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품 평가 손실 등 악재가 겹친게 원인이다.

2분기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2분기에도 여전히 지속되면서 제품에 대한 수요 예측이 난항을 겪으며 석유화학 업종 전반적인 경영 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상황에 맞춘 저가 원재료 도입을 통한 점진적인 수요 회복세는 있으나 판매량이 올라도 매출이 하락하는 역성장 기조가 생길 가능성도 짙게 깔려 있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올해 국내외 대규모 투자 계획도 예고돼 있어 단기에 수익성을 회복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집행하는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시황 전망이 어렵기 때문에 투자 규모를 축소 조정해 현금 확보에 더욱 주력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5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에 예고했던 국내외 대규모 투자 계획은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여수 산화에틸렌유도체(EOA) 증설에 960억 원, 대산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공정인 HPC 프로젝트에 2조7000억 원, GS에너지와 조인트벤처로 8000억 원, 인도네시아 에틸렌 프로젝트에 44억 달러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달 진행된 롯데케미칼의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 결과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업계에서는 이달 진행된 롯데케미칼의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 결과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그러나 회사채 시장 평가는 일부 예상과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이번 회사채 수요 예측 흥행이 수익성 악화에도 여전한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케미칼의 수익성이 좋았던 지난해에 실시됐던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과 올해 수요 예측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월 3000억 원 모집에 1조 원이 넘는 회사채 수요 예측에 흥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흥행 배경에 대해 투자자들이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롯데케미칼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꺾인 업황에도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적절한 투자와 시황 대응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롯데케미칼의 1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4446억 원이며 현금성자산은 3조 원을 상회하고 있다.

또한 롯데케미칼이 현 회사채 시장 상황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A급 대 신용등급으로 하락하거나 기존에 A급이었던 일부 업체들이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시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코로나19 이후 신용등급이 하락한 일부 업체와 달리 AA+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2분기에도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과 대규모 투자 집행, 사고를 겪은 대산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풍부한 현금성자산을 바탕으로 한 재무구조로 높은 신용등급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채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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