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국내 출시된 'V50 씽큐'가 흥행하면서 권봉석 MC·HE 사업본부장 사장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팩트 DB |
'기지개 켠' LG전자 MC 사업부, 상승세 이어갈까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폴더블폰은 아직 시기상조라 판단했다. 듀얼 디스플레이(듀얼 스크린)로 초기 5G 시장을 대응할 계획이다."
권봉석 LG전자 MC(스마트폰)·HE(TV) 사업본부장 사장의 전략이 통했다. LG전자가 내놓은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가 흥행하면서 부진했던 MC 사업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국내 출시된 V50 씽큐는 출시 8일 만에 판매량 10만 대를 돌파했다. 전작 'V40 씽큐'가 출시 열흘 동안 2만 대가량 팔린 것과 비교하면 5배 빠른 속도다.
폴더블폰 초기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듀얼스크린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권 사장의 전략이 묘수가 됐다.
앞서 권 사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과 롤러블을 선택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 얼마나 원하는가를 봤을 때 아직 시기상조라 생각해 초기 출시에서 뺀 것"이라며 "시장 초기에는 듀얼 디스플레이폰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CES에서 롤러블 TV를 전시했는데, 이는 폴더블폰보다 한 단계 앞선 기술"이라면서 "폴더블과 롤러블, 듀얼 디스플레이 등을 모두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V50 씽큐는 출시 8일 만에 판매량 10만 대를 돌파, 전작에 비해 5배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김세정 기자 |
실제 듀얼스크린은 V50 씽큐 흥행을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듀얼스크린은 V50 씽큐 전용 액세서리로 스마트폰 커버처럼 착용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V50 씽큐를 단독으로 사용하다가 원할 때 커버처럼 끼우면 두 개의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사실 듀얼스크린은 시장에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폴더블폰에 비해 혁신에 뒤처졌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시장에 나온 뒤 실용성이 높고, 합리적인 가격을 갖췄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의 경우 결함 논란에 휩싸이며 출시가 한 달 넘게 지연되고 있다. LG전자가 경쟁작의 부재로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설 수 있는 기회가 형성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권 사장의 전략이 맞아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폴더블폰이 완성도를 갖추고 나오기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출시된다 할지라도 높은 가격이 소비자에게 진입장벽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V50 씽큐가 예상외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시장 성과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졌다"며 "스마트폰 사업부의 적자 축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