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설은 왜 반복되는가...‘오보 반복’이 말해 주는 것 [이우탁의 인사이트]

  • 외부필자 기자
  • 입력: 2026.10.25 00:00 / 수정: 2026.10.25 00:00
북한 체제의 특수성 반영...‘최고지도자’ 정보 부족에서 비롯
신중한 확인 필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전격 방문, 사망설을 일축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하는 장면./베이징=신화/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전격 방문, '사망설'을 일축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하는 장면./베이징=신화/뉴시스

[더팩트 | 이우탁 칼럼니스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뇌출혈로 숨졌다는 소문이 또 돌았다. 발단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등이 최근 소셜미디어에 사망 주장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곧바로 해외 온라인에서 베이징 병원 긴급 이송설까지 돌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북한 매체의 대응은 빨랐다. 지난 20일 김정은 위원장이 경공업 전시회에 참관했다는 소식을 전한데 이어 24일에는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22일부터 이틀간 열린 조선인민군 제3차 중대장회의를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중대의 사상적 정예화를 만반으로 다지고 강철같은 군기 속에 중대 관리와 군인 생활을 부단히 개선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또 24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전격 방문해 건재를 확실히 과시했다. 앞서 국가정보원도 2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정은 사망설은 허위’라고 보고했다. 결국 소문은 며칠 만에 힘을 잃게 됐다. 낯익은 장면이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2012년 권좌에 오른 이후부터 최근까지 신변이상설이 반복됐고, 그때마다 공개활동 장면이 북한매체에 등장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나곤 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4년에 김 위원장이 약 40일간 공개활동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건강이상설 뿐 아니라 사망설이 돌았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지팡이를 짚고 시찰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2020년 봄에는 특히 소문이 무성했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15일 공식 참배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건강이상설이 시작됐고, 일부 서방 언론에서는 심혈관 수술설에 이어 ‘김정은 중태설’을 보도하고 후계 구도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5월 초 북한 방송이 순천안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의 모습을 공개했다.

2021년에는 김 위원장의 체중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 매체에 보도되자 건강이상설이 다시 돌았다.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김정은의 공개활동이 중단되거나 신체 외형에 변화가 생길 때마다 건강이상설에 심지어 사망설로 확대되곤 했다.

그렇다면 왜 같은 이야기가 되풀이될까. 무엇보다도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북한 수령’의 건강은 최고 기밀이고, 일정 또한 베일에 가려져있다. 따라서 공개 활동 여부가 사실상 유일한 신호다. 자연스럽게 며칠만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그 빈칸은 추측으로 채워진다.

또 북한 최고지도자에 쏠린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믄 3대 세습 체제에서 그의 부재는 곧 북한 체제의 위기이다. 이는 곧 한반도 정세의 전환점이고, 국제정세를 흔들 변수가 된다. 게다가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억측과 전망이 혼재되고, 알고리즘을 타고 소문은 순식간에 퍼진다.

문제를 어렵게 하는 건 소문이 가끔은 맞는다는 점이다. 정보와 혼재되기도 한다. 필자는 2008년 여름 미국의 고위당국자로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혈관 질환’으로 수술을 받았으며, 수년내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첩보’를 들은 적이 있다. 정확히 2011년 12월에 김정일은 사망했다. 또 앞서도 거론했지만 2014년 40일 넘게 김정은이 공식 석상에 나오지 않다가 추후 등장했을 때는 지팡이를 짚고 나왔다. 추후 국정원은 발목 낭종 제거 수술 사실을 확인했다.

눈여겨볼 것은 북한의 반응이다. 사실 북한 매체가 중대장 대회를 보도한 것은 1991년, 199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그래서 이번 보도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설 내용도 별로 중요한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외부에서 ‘뇌출혈 사망성’이 돌자 의전 행사같은 보도를 내보낸 것을 볼 때 북한 체제에서 ‘지도자의 신상’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구조에서는 앞으로도 김정은 위원장과 관련된 불확실한 소문은 지속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오보가 쌓일수록 "또 그 얘기냐"는 피로가 생기고, 정말 중대한 징후가 나왔을 때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구분하고, 정보당국의 판단을 기다리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필요한 건 빠른 반응이 아니라 정확한 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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