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WBC 1라운드에선 투구 수가 제한돼 있다. 65개 이상을 던질 수 없다. 투구 수 65개는 3이닝에서 길어야 4이닝이다. 한 경기에 선발 투수 2명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도 이 점을 승부의 키포인트로 주목하고 있다. 류 감독은 "선발도 중요하지만 두 번째 투수가 승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 투수는 선발과 불펜을 연결하는 허리 역할이다.
특히 2라운드 진출의 고비가 될 일본전(3월7일)과 대만전(8일)의 투수진 운용은 승부의 백미가 될 전망이다. 일본전엔 한국계 메이저리거 데인 더닝, 대만전엔 곽빈이 선발로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호주와 체코전은 원태인, 고영표가 예상된다. 일본전과 대만전 중 한 경기만 이기면 8강 진출을 낙관할 수 있다.
류 감독은 당초 문동주를 중요한 순간 두 번째 투수로 기용할 생각이었다. 한국 투수 중 가장 빠른 볼을 던지고 국제대회 경험도 충분히 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동주가 갑작스런 어깨 부상으로 빠졌다. 비상이다. 소형준 손주영 송승기가 롱 릴리프를 할 수 있는 자원이다. 문제는 이들이 압도적인 구위를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박영현 조병현 고우석 그리고 라일리 오브라이언은 전형적인 불펜 요원이다. 2이닝 이상 던지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정우주에게 시선이 쏠린다. 정우주는 만 19세의 이제 프로 2년 차 애송이다. 성인 국가대표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1월 체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눈부신 투구였다.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2차전에서 깜짝 선발로 등판했다. 일본 대표팀은 NPB 최정예 멤버로 구성됐다. 정우주는 이 경기에서 3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투구 내용 못지 않게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돋보였다.

정우주는 150km 이상의 포심 패스트볼을 20구 이상 연속으로 던질 수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공의 무브먼트가 좋아 쉽게 공략당하지 않는다. 정우주는 지난 시즌 막판 선발 수업을 받았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선 선발로 등판해 3⅓이닝을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던지기도 했다. 2026시즌엔 풀타임 선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일본이든 대만이든 승리가 보이면 총력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그 중심엔 정우주가 있다. 정우주가 안정적인 피칭으로 바통을 불펜에게 넘긴다면 한국의 8강행도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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