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조의 여담] '신뢰도 바닥' 정치, "차라리 AI 국회의원 도입?"
  • 손수조 리더스 대표
  • 입력: 2025.02.06 00:00 / 수정: 2025.02.06 00:00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표결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표결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더팩트 | 손수조 칼럼니스트] "요즘 AI(인공 지능) 전성시대잖아. 최근엔 딥시크(DeepSeek)라는 중국산 AI가 화제라던데?"

"응 봤어. AI가 이제 사람보다 더 정교하게 사고하고, 심지어 감성적인 대화까지 할 수 있다며? 이러다 AI 국회의원까지 나오는거 아닌가 몰라?"

"컴퓨터, AI가 세상 모든 걸 대체해도 절대 할 수 없는 유일한 영역이 ‘정치’라고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국민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 ‘정치’라면 차라리 AI가 더 낫겠다는 소리 나오겠는걸?"

"국회의원의 정책 입법 역할이야 데이터 기반의 AI가 훨씬 기능적으로는 잘 할테고, 소외된 이들을 보살피고 공감해주는 역할도 지금의 국회의원보다는 AI가 훨씬 잘하는 경우도 있지. 실제로 고령 1인가구,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AI가 그들을 케어하는 경우가 있잖아. 일단 AI 국회의원은 감정적으로 삐치거나, 이해관계 때문에 법안을 반대하거나, 막말하고 감정싸움 벌이지는 않겠지."

"그렇지. 예를 들어, 국회에서 AI 국회의원이 ‘의원님, 해당 법안의 통계적 오류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러는데 소리를 지르거나 막말을 한들 소용이 없겠지. 오로지 통계와 논리와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국회가 움직인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사회적 낭비가 없겠네."

ChatGPT를 이용하여 만든 딥시크(deepseek) 이미지.
ChatGPT를 이용하여 만든 딥시크(deepseek) 이미지.

"그런데 말이야, AI가 정치하면 진짜 좋은 것만 있을까? 감정 없는 AI가 정책을 결정하면, ‘국민의 삶’보다는 ‘최적의 결과’만 좇는 문제도 생길 수도 있잖아."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그런 부분도 지금의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AI에게 학습시킬 수 있을걸? ‘이런 소외계층을 고려하라’든지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예상되는 갈등, 예상되는 피해 등을 고려하여 대안책을 미리 마련하라’ 든지 프로그래밍만 정교하게 짜여진다면 그 부분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봐.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과 선동으로 점철되어 정책논의는 뒷전이 된 지금의 정치 현실보다는 훨씬 낫다는 거야."

"그런데 또 이렇게 생각해봐. AI가 정치 배워서 인간 정치인들처럼 변하면 어떡해?"

"헉, 그럼 AI도 정치병 걸리는 거야? ‘국민 감정 분석 결과, 지금 선동하면 유리합니다’ 이런 식으로 학습하고. 말 바꾸고 여론 조작하고. ‘제가 1년 전엔 그렇게 말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이러면서."

"어우, 그러면 진짜 대참사지. AI 국회의원이 인간 정치를 배워서 권모술수까지 익히면 정말 무서울 것 같다."

"그래도 최소한 AI는 뒷돈 받거나, 가족 특혜 주거나, 선거 때문에 인기 영합 정책 남발하진 않겠지."

"어쩌다 차라리 AI 국회의원이 더 낫다는 지경에 이르렀을까. 지금 윤석열 대통령 탄핵 관련해서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편향 문제도 도마에 올랐잖아. 국회도 문제지만 사법 시스템도 국민적 신뢰를 잃었어. 헌법재판관의 과거 정치적 이력은 물론이고 그들이 내놓은 판결도 이미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있으니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헌재가 정치적 편향 논란의 중심에 서버렸어. 판결도 AI가 해야하는 거 아니야?"

"그러게. 아무리 독립적인 사법기관이라고 해도, 결국 헌재 재판관들은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구조잖아. 그러다 보니 정치적 성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거고. 구조적 문제가 있어. 여당은 여당대로 못 믿겠다. 야당은 또 야당대로 못 믿겠다 하지. 그러니 보는 국민은 도대체 어떻게 이 사법 시스템을 믿을 수 있겠어?"

"하지만 AI가 법을 해석하는 방식이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일지는 또 생각해봐야겠지. 법 해석이라는 게 단순한 논리가 아니라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도 있잖아. 예를 들어, 과거에는 합법이었지만 지금은 사회적 가치 변화로 인해 위헌 판결이 나는 경우도 있는데, AI가 이런 흐름을 반영할 수 있을까?"

"그렇지. AI는 기본적으로 과거 데이터를 학습해서 결정을 내리는데, 사회 변화에 대한 판단이 가능할지가 문제지. 하지만 인간 재판관 역시 법적 판단을 할 때 정치적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AI가 더 객관적일 수도 있어."

"그렇다면 AI 헌재의 가장 큰 장점은 일관성과 공정성이겠네. 인간 재판관은 같은 사안을 두고도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AI는 동일한 기준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맞아. 그리고 AI가 판결을 내린다면, 판결 과정도 투명해질 가능성이 높아. AI가 어떤 법 조항을 기반으로 어떤 판례를 참고해서 결론을 도출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거든. 지금처럼 판결문이 모호하게 쓰이거나, 재판관의 개인적인 의견이 지나치게 반영되는 문제를 줄일 수도 있어."

"정치도 그렇고 법적인 판단도 그렇고 단순히 통계나 조항과 판례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인간적인 요소와 사회적 가치 판단 등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 부분 때문에 완전히 AI가 대체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그 요소로 인해 지금 사회가 너무 갈등이 만연하고 국민 분열이 극대화 되다보니 이런 여담을 하게 되는 것 아닐까. 정말 답이 없어 보인단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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