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WBC 8강 진입을 위한 플랜A는 물 건너갔다. 플랜B도 틀어졌다. 문동주 원태인 등 선발 원투펀치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수비의 핵인 유격수 김하성은 일찌감치 이탈했다. 여기에 강력한 마무리 후보 라일리 오브라이언의 부상 소식이 전해졌다. 15일(한국시간) 훈련 도중 오른쪽 종아리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3일째 피칭을 중단했다. 대표팀 합류 여부가 불투명하다. 처음 구상했던 전력에서 공-수 상당 부분이 약화됐다.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악몽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무력감에 빠진 팀 분위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지금부턴 류지현 감독의 시간이다. 류 감독은 처음 대표팀 훈련을 소집하면서 "플랜A부터 플랜D까지 치밀하게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두 명 빠진다고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브라이언 부상 소식을 전하면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이젠 진짜 비상 상황이다. 류 감독은 오브라이언을 일본이나 대만전 7~9회 결정적인 순간 투입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가장 확실하게 믿는 투수였다. 현재 오브라이언의 상태로 볼 때 대표팀에 합류한다 해도 1라운드에서 정상적인 등판은 어려워 보인다.

해법은 완벽한 전략으로 승리를 짜내는 수밖에 없다. 다행인 점은 타선에선 큰 손실이 없다는 것이다. 이정후를 비롯해 김혜성, 김도영, 안현민, 저마이 존스, 셰이 휘트컴 등 중심타선이 건재하다. 문제는 헐거워진 투수진이다. 총 15명으로 구성된 투수들을 1라운드 4경기에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관건이다. 15명을 5명씩 A,B,C조로 나눈다. A조는 5일 체코와의 첫 경기와 9일 호주와의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3일 휴식 후 등판하기 위해선 50개 이상을 던지는 투수가 있어선 안된다. WBC 규정에 50구 이상 던지면 4일을 쉬어야 한다.
B조와 C조를 어떻게 나누냐가 핵심이다. B조는 일본전, C조는 대만전에 나간다. 일본전은 7일 오후 7시, 대만전은 8일 낮 12시에 열린다. 일본전에 등판한 투수가 대만전에 또 나가긴 부담이 매우 크다. 일본, 대만전 중 한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승리 확률은 대만전이 높다. 가뜩이나 부상 투수가 속출한 가운데 류 감독의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현재 대표팀 마운드에서 곽빈의 구위가 가장 뛰어나다. 곽빈을 일본과 대만전 가운데 어디에 투입할지 관심이다. 곽빈을 이을 두 번째 투수도 중요하다. 류현진 또는 소형준이 물망에 오른다. 아니면 류현진 소형준이 차례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그 뒤 불펜진 운용에서도 일본전과 대만전에 나갈 투수를 분리해야 한다. 한국야구는 위기에 봉착했다. 류지현 감독의 지략이 더없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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