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현장] '딸바보' 추신수, 초대박 계약보다 더 대단한 '가족 군단'
  • 이현용 기자
  • 입력: 2013.12.30 12:37 / 수정: 2013.12.30 13:52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천만 달러에 계약한 ‘1억 달러의 사나이’ 추신수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딸을 보고 미소를 짓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 문병희 기자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천만 달러에 계약한 ‘1억 달러의 사나이’ 추신수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딸을 보고 미소를 짓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 문병희 기자

[인천국제공항 = 이현용 인턴기자] '가족 바보'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났다.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379억원)에 도장을 찍은 추신수(31·텍사스 레인저스)가 입가에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 귀국했다. '초대박 계약'보다 훈훈한 4명의 가족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가족 군단'을 이끌고 30일 인천국제공항 E 출구로 나온 추신수는 눈 부신 플래시 세례에 손을 흔들며 여유 있게 나타났다. '깜짝' 놀란 추신수의 막내 딸 추소희(2) 양은 아빠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추신수는 막내와 얼굴을 맞댄 뒤 자연스럽게 '손 키스' 동작을 보이며 따라 하도록 유도했고, 추 양은 앙증 맞은 손을 입에 갖다대며 귀여운 '손키스'를 날렸다. 추신수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번졌다. 바라만 봐도 좋은지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추신수의 '가족 사랑'은 유전적인 원인이 큰 눈치다. 짧은 백발에 검은색 점퍼를 걸치고 공항을 찾은 아버지 추소민(62) 씨는 아들이 귀국장으로 나오자 한 걸음에 달려나가 진한 포옹을 나눴다. 다부진 체격이 아들과 판박이였다. 추신수와 짧은 만남을 가진 부친은 손녀를 '번쩍' 안아 들고 사랑스럽게 바라봤다. 손녀와 눈높이를 맞춘 할아버지의 얼굴은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추 양은 오랜만에 만난 탓인지 추 씨를
다소 어색해 했지만, 할아버지의 '따뜻한 품'이 싫지 않아 보였다.

추신수(오른쪽)가 아버지 추소민 씨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 문병희 기자
추신수(오른쪽)가 아버지 추소민 씨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 문병희 기자

약 13개월 만에 부모님과 뜨겁게 인사를 나눈 추신수는 기자회견에서 수차례 가족을 언급했다. "팀이 이기는 것만큼 생각한 게 가족이었다. 내겐 가족과 함깨 하는 시간이 오히려 더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가족에게 최고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고 말한 그는 "팀을 고를 때 가족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며 텍사스행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 대한 각별한 사랑도 나타냈다. "이 시기엔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 나오기 힘들다"면서도 "좋은 계약을 하지 않았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2주 정도 시간을 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추신수다.

추신수의 '가족 사랑'은 유명하다. 2000년 시애틀에 입단해 5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그를 옆에서 묵묵히 지켜준 게 가족이다. 부인 하원미(31) 씨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미국 생활을 이어가도록 추신수를 일으켜 세운 '내조의 여왕'이며, 해맑게 웃는 자식들은 지친 아버지의 선전을 이끌어 낸 '삶의 원동력'이다. 그의 아버지는 최고의 지도자였는데, 철봉 매달리기부터, 납덩이 차고 달리기, 비오는 밤 공동묘지 달리기까지 한 부친의 특별한 교육법은 이제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 2009년 출연한 다큐멘터리에서 "어렸을 때는 힘들어서 나는 우리 애한테 저렇게 안 해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어깨도 강해지고, 운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아버지가 저한테 했듯이 자녀들이 그렇게 가르치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아버지에 비하면 천사"라고 말했다. 그리고 4년 뒤. 가족의 힘으로 힘든 시기를 극복한 추신수는 아시아 최고 계약으로 한결 같은 가족의 사랑에 보답했다. 하지만 계약과 비교할 수 없는 '가족 사랑'이 더 대단해 보였다.

추신수가 가족과 함께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 문병희 기자
추신수가 가족과 함께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 문병희 기자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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